인간은 죽음 직전에 공포를 느낄까..뇌과학자의 답변
인간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심리 상태일까. 아마도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실제 많은 종교에서도 죽음의 공포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해마다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독일의 뇌과학자 닐스 비르바우머는 전혀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놨다. 죽음에 임박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 뒤 대답할 때의 뇌 혈류 변화를 근적외선분광분석법으로 측정 및 분석했다.
비르바우머는 저서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에 “인간은 죽음 직전에 대긍정에 이른다”며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썼다.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는 7일 진행할 비대면 강의에서 이와 같은 뇌과학의 성과들이 반영된 책들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해빗’(웬디 우드),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조지프 헨릭),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보 로토) 등을 해설한다. 그는 자연과학 학습모임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박자세)’을 운영하고 있다.
박 박사는 “비르바우머는 창의성을 얻기 위해 책의 제목처럼 뇌를 가끔 텅 비우라고 권한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두꺼비집을 내려 전기를 차단하듯 사고와 감각이 멈춰 서는 무심(無心)의 ‘텅 빈 뇌’ 상태를 경험하라는 말이다. 머리는 굴릴수록 잠재된 플러스알파까지 끄집어낸다는 통념은 여기서 뒤집힌다”고 전했다.
그는 ‘무심’에 이르는 방법으로 습관을 강조했다. 금세 고갈되어 버릴 의지력 대신 습관을 들이면 완전한 무심의 상태와 고요함,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교가 종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은 매일 5번씩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알라신에게 예배하는 의식(ritual)에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습관의 비밀을 우리가 목표를 이루는 데 적용할 수 있다.
박 박사는 “이제 뇌과학이 삶의 습관과 철학의 존재론을 해명하고 종교가 다루는 죽음의 문제에도 깊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