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은근 무시하는 일본 기업의 근황

조회수 2021. 02. 09. 18: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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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 거둔 소니의 환골탈태

스마트폰, 반도체 등에서 삼성전자가 선전을 하면서 한국인들이 무시하게 된 기업이 있다. 워크맨, 바이오 노트북 등의 소니다. 한국인들은 소니를 옛 명성을 잃고 한없이 추락한 기업 정도로 여긴다. 적어도 전자제품에선 이 얘기가 일부 맞는다. 하지만 기업 전체적으론 다르다. 소니가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고 한다. 어떤 사연인지 알아봤다.


◇작년 순이익 12조원 전망

출처: 픽사베이


소니가 1946년 창립 이후 75년 만에 한 해 순(純)이익 1조엔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잠정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86.4% 증가한 1조850억엔(약 12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일본 증권가에서는 소니 순이익이 8000억엔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정도도 엄청난 선전인데, 연말 이익 페이스가 예상을 초과해 버렸다. 불과 4개월여 만에 우리 돈으로 3조원 이상 순이익이 더 늘어난 것이다.


비결은 콘텐츠 사업 호조다. 지난해 11월 나온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가 출시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물량 부족을 겪을 만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고, 소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지난해 역대 일본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등 콘텐츠 사업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순익 1조엔 전망치를 발표한 이날 뉴욕 증시에서 소니 주가는 하루 전보다 12%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제는 콘텐츠 기업이라 불러다오

출처: 픽사베이


소니는 수십년 간 세계 전자 업계를 호령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한국·중국 업체에 밀려나는 위기를 겪었다. 이후 절치부심한 끝에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업계는 그 비결을 뼈를 깎는 구조 조정 덕분으로 분석한다. 과감한 혁신으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면서 예전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전자 사업에 집착하다 주력 사업체들을 줄줄이 해외에 매각하는 굴욕을 겪은 샤프(TV·가전), 도시바(노트북·반도체) 등 다른 일본 전자 업체와 비교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000년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전자 사업 비율이 69%, 음악·영상 16%, 게임 9%였지만, 2020년엔 전자 22%, 음악 19%, 게임 31%로 분야별 위상이 안전히 뒤바뀌었다.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

출처: 픽사베이


소니가 콘텐츠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까지는 긴 성장통이 있었다. TV·노트북 사업이 죽을 쑤던 2000년대 중반 소니는 게임·영상 사업을 키우겠다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문가인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필름 총괄역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스트링어는 적자인 전자 사업들을 정리하며 실적을 개선해 주주들에게 ‘푸른 눈의 사무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단기 성과에 급급한 경영진에게 실망한 기술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사세가 기울고 말았다. 결국 2011년 역대 최악인 46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갈팡질팡하던 소니는 2012년 히라이 가즈오 전 회장 취임 이후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소니가 보유한 기술력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새 전략을 짠 것이다. 콘텐츠마다 가전·스마트폰·게임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 게 핵심이다. 원소스 멀티유즈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사가 판권을 가진 만화 스파이더맨을 영화, 게

임, 애니메이션 소재로 활용한다.


또 자체 제작하던 게임 소프트웨어를 외부 업체와 공동 개발해 다양성을 확보했고, 온라인 게임 구독 서비스도 발 빠르게 내놨다. 플레이스테이션 온라인 유료 회원(4600만명)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1500만명)의 3배가 넘는다.


◇자율주행차도 콘텐츠 중심

출처: 픽사베이


소니의 콘텐츠 중심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지난해 미 CES에서 공개한 자율주행차도 콘텐츠 산업과 연계하고 있다. 자율차에서 즐길 콘텐츠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자율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차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식이다. 요시다 겐이치로 회장은 올해 CES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창조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다른 영역 진출도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 등 금융 사업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 사업도 순항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실적 잔치 이후로 소니가 일시적으로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 넣을 CPU(중앙처리장치) 칩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플레이스테이션은 출시 첫 1년 동안 목표인 760만 대 이상 생산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생산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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