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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음악 애호가가 누릴 수 있는 특권, LP사운드를 즐기기 위해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

조회수 2021. 2. 26.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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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평소에 LP를 즐겨 듣지는 않는다. 솔직한 것이 좋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지만 아무래도 품질 좋은 뮤직서버의 음도 충분히 좋기 때문이고, 편의성면에서는 도저히 LP와 턴테이블을 주력으로 사용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분명, LP의 음이 디지털 소스에 비해서는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다.
 

2~3년여 전부터 LP와 턴테이블이 다시 붐을 일으켰지만, 저렴한 LP 시스템의 음질은 형편없다

2~3년 전부터인 것 같다. 혹은 선견지명이 있는 사업가들은 그보다 더 전부터 준비했을것이다. LP는 음악 시장 및 오디오 시장에서 잊혀지는 듯 하더니 갑자기 붐이 일어났다. 소위 젊은 세대들이 구축이 된 뉴트로 열풍이 그 한몫을 한 듯 하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예쁜 디자인의 턴테이블을 들고 나와서 LP를 틀어준 덕도 있겠다. 분위기를 들끓게 한 것은 젊은층이었겠지만, 그에 따른 소비는 다양한 나이층으로 번져서 LP 뿐만 아니라 턴테이블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줬다. 어쩌면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CDP가 더 주류 제품이었지만, 얼추 분위기만으로는 단품 CDP보다 턴테이블이 더 팔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용 편의성이나 실용성은 떨어지는 LP와 턴테이블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렇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음질을 고려하는 분들에게는 저렴한 턴테이블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말하자면, 정말로 음질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마치 LP와 턴테이블이 선망하는 여행지를 한번도 안 가본 사람들이 느끼는 신비감처럼 아직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오묘하고도 신비스러운 음질을 선사해 줄 것 같지만, 저렴한 턴테이블에서 나오는 음질이 굳이 꼭 CD나 파일재생보다 확실히 더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LP의 음은 음질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LP의 상태일 것이고, 턴테이블의 상태에도 변수가 많다.


CDP의 경우는 레이저를 쏘아서 디스크에 저장된 디지털 신호를 읽어 들이는 것인데, 그 상태에서도 진동에 의해 음질이 변한다고도 하는데, LP에 새겨진 골곡을 따라 바늘이 마찰을 해서 소리를 내는 턴테이블은 오죽할까?

이런 이유 때문에 턴테이블은 바늘 끝에서부터 턴테이블이 바닥과 닿게되는 재질까지 모든 부분에서 영향이 발생하게 되며, 실내에 먼지가 있거나 습기가 많은 경우도 음질에 영향이 발생하게 된다.


좋은 음질을 내는 턴테이블은 턴테이블의 기본 몸체인 베이스가 두꺼워지기도 하며, 그 위의 플래터가 금속 재질이면서 무거워지기도 하고, 바늘 카트리지가 탑재되는 톤암의 경우도 알루미늄 재질을 넘어서 카본으로 제작하는 것이 요즘은 유행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카트리지의 품질에 따라서도 음질 차이가 꽤 나며, 메인 앰프가 좋은 제품이 있더라도 중간의 포노 앰프에 따라서도 제법 큰 음질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LP로 좋은 음을 누린다는 것은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이고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일이다.


결과적으로, 비용도 적지 않게 들지만, 마니악하게 그 행위를 즐기며 신경쓸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CD나 무손실음원을 재생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음질을 즐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 대표적인 뮤직서버 중 하나인 오렌더

물론,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음질을 떠나서 LP와 손이 많이 가는 턴테이블을 가지고 노는 재미를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리고 해상력이나 정교함이나 단정하고 깔끔한 밸런스 같은 절대적 음질은 다소 떨어지고, 진동에 의해 소리가 튄다거나 잡음이 난다는 등의 단점은 있더라도 감성적으로 하모니가 풍부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음질을 듣고 싶다면, LP와 턴테이블을 꼭 도전해 봐야 한다.


그렇지만, 필자는 최소한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LP와 턴테이블을 사용해 보겠다면, 최소한 중가의 뮤직서버보다는 음질이 더 좋아야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단순히 잡음이 있더라도, 단순히 음의 임팩트나 명료함이나 정교함이 약하더라도 감성적으로 느낌 있는 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모두 더 뛰어난 음질을 만들 수 있는 기본 구성을 찾아본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100만원 미만에서는 해결이 쉽지 않았다. 100만원 미만 제품으로 만족을 못한다기 보다는, 정말로 음악 감상이 목적이라면, 같은 비용에 뮤직서버나 스트리밍 등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음악 듣기에 더 좋았다는 의미다. (뮤직서버 시스템도 갖추고 턴테이블도 또 구입하면 좋겠지만, 중복 투자 없이 하나의 조건을 가정한 것이다)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

기왕 턴테이블을 구입한다는 것은 아루래도 CDP나 뮤직서버 같은 제품과는 다르게 워낙 자주 만져야 되는 제품이니만큼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이나 마감 상태도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골라보자. 당연히 바닥 베이스는 원목 마감이면서 색상까지 분위기 좋은 제품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그 위에 회전하는 플래터는 부피는 작더라도 무겁고 견고한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이정도 가격대에서는 알루미늄 금속 플래터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 조건을 더 따지자면, 바늘 카트리지를 고정하면서 직접 움직이게 되는 톤암이 카본으로 되어 있는 제품을 골라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서 턴테이블 명가의 제품으로 토렌스의 TD-402DD 가 낙점되었다.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의 플래터

카본 톤암만 제외하면 시각적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제품들이 있을 수 있지만, 세부적인 마감 상태도 돈값을 하는데 한몫하며, 디테일한 튜닝과 세팅에도 턴테이블 명가인 토렌스의 손길이 더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LP를 감상하면서 좋은 음질을 위해 포노 앰프도 3가지정도 바꿔가면서 테스트 해보고, 카트리지도 2가지 교체해서 사용해 봤다.

 


잘 세팅된 뮤직서버의 음과는 분명 호불호가 있다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LP의 음질은 턴테이블 하나만 구입했다고 해서 좋은 음질이 보장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기본적인 세팅법을 알아야 하며, LP의 관리가 잘 되어야 하며, 개인적으로 너무 집요한 것 같기도 하지만, 카트리지와 포노앰프도 신경쓰지 않을거면, 그냥 CDP나 쓸만한 뮤직서버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본 필자의 생각이다. 당연히 그 이유는 음질이 좋아야 불편함을 감수할텐데, 음질이 그저그런데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 기본 카트리지 상태이며, 앰프 내장 포노 앰프 상태에서는 분명히 중급의 뮤직서버와 비교해서 호볼호가 갈릴 음질이다.


LP와 턴테이블의 음은 확실히 하모니가 더 풍부하다. 쟌항과 하모니, 표현력이 더 풍부하면서 더 길고 잔잔하게 표현된다. 소리의 정교함이나 또렷한 이미징이나 깔끔한 다이나믹이나 임팩트 같은 느낌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에 대해서는 분명히 구분해서 논의되어야 한다.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

물론, 정교함이나 임팩트한 느낌이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러한 느낌이 떨어져서 음질을 크게 후퇴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느낌과는 반대로, 풍부한 하모니의 느낌과 음악을 표현하려는 풍부한 표현력의 느낌은 LP를 토렌스 턴테이블에 재생했을 때가 월등히 더 우수하다.


이 상태만 하더라도 음악을 듣는 뉘앙스나 분위기, 감미로움이나 촉촉하면서 그윽한 느낌 등은 우수하지만, 오디오적으로 좀 더 에너지감을 향상시키고 분명한 표현력과 에너지감도 향상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카트리지를 MC카트리지로 바꾸고, 함께 리뷰하고 있는 프라이메어 포노 앰프를 매칭하여 최종 테스트에 임했다.

Diana Krall - S’wonderful

목소리가 적절한 두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역간의 연결감은 말 그대로 미끄러지는 느낌이다. 하모니라는 말이 다른 말로는 화음을 말하는 것인데, 이 화음의 풍부함이나 맑은 느낌은 CD에 비할바 없이 농밀하면서도 맑음이 가득한 음을 들려준다. 기본 옵션 상태에서는 선명도나 중저음을 이루는 음역대의 에너지감 약간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몇가지 세팅을 바꾸고 나서 음의 바디감이나 밀도감이 향상되면서 음의 순도도 한결 높아졌다.


감미로우면서도 풍부한 하모니.. 그러면서도 답답하지 않도록 맑음의 표현력이 우수하다. 이거야 말로 아날로그적으로 우수한 음질의 수준이 되었다. 힘을 실어주고 에너지를 늘리고 무대감을 넓히는데 부수적인 장비들의 몫이 컸다.

Buddhist Meditation Music

아날로그적인 음을 들어보고 싶어서 종교 관련 명상 음반을 걸어본다. 대금 소리를 들어보니, 그동안 이런 소리를 못 듣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로는 나무 피리 소리가 이정도로 구슬프게 들렸던 적은 분명히 없었다. 비슷한 하모니와 풍부한 배음으로 인한 원음에 가까운 공기감과 섬세한 공명음과 울림을 듣기 위해서는 소스기 가격이 2000만원 내외는 되어야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정도 가격의 DAC와 비교한다면 역시 마찬가지로 또 디지털적인 음의 스피드나 정교함, 입체감 등은 고가의 DAC쪽이 또 약간 더 우세해질 수도 있지만, 일단 이 바람과 같은 명상음악에서는 LP쪽의 음이 가격대비 압도적으로 인상적인 음을 내주는 것은 맞다.

Miles Davis - Kind of Blue

역시 피아노 음의 울림은 디지털쪽과는 많이 다르다. 고급 오디오 제품을 희화하면서 빛이 반짝이는 것 같다거나 수정같다거나 눈이 번쩍 트인다거나 시력이 좋아진 듯한 느낌이라는 등의 표현을 쓰곤 하지만, 이 음은 그정도로 과장을 할 필요는 없다. 그건 현실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LP 음은 그런 극단적인 표현보다도 더 아날로그적으로 공기를 울리는 듯한, 아름다운 하모니와 울림의 피아노 음이다. 음의 투명함은 거의 하이엔드급 소스기에 필적할 정도의 느낌이긴 하다. 그런데 하모니가 디지털 소스에 비해서는 한결 풍부하고, 공간의 울림이나 공명의 느낌이 한결 더 풍부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건 마치 눈이 번쩍 트이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코로나 때문에 꽉 막힌 스트레스를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나 산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기분을 푸는 듯한 상쾌함이 있다. 마치 드라마틱한 여행지의 전경을 바라보며 막힌 가슴의 스트레스를 활짝 털어내는 듯한 해후 같은 느낌을 이 복잡하지 않은 피아노 연주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음이 활짝 트여있는 느낌이나 확연히 더 풍부하고 사실적인 하모니 자체는 역시 디지털 소스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Anne Sophie Mutter -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M

음이 밝고 개방적이다. 밝고 개방적이어서 생동감이 있고 사실적이지만, 디지털 소스와 다른점이라면 얇고 가볍거나 디지털 특유의 까칠함은 전혀 없다. 생동감과 개방적인 음의 개방감과 펼쳐짐이 있지만, 그 느낌이 얇은 선이 치고 나오는 느낌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바람이 부는 느낌으로 느껴진다.


무대가 열려 있으며, 앞뒤 레이어감과 입체감이 살이있다. 심지어 흠집이 많은 LP여서 노이즈는 많지만, 앞서 언급한 음의 생동감과 입체감이나 무대가 열려있는 느낌에는 월등히 뛰어난 음을 들려주는 것이다. 노이즈가 많은 것과 실제 음질이 좋은 것과 구분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바로 LP음의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바이올린 음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워낙 디지털 소스를 이용해서 풀스케일에 달하는 볼륨으로 오디오 테스트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의 사실감이나 생동감은 전혀 뒤쳐지지 않지만, 디지털 소스에서 느껴졌던 그러한 음의 까끌거림이나 피곤함은 전혀 없이 네추럴함과 공감감, 에어리함 등이 너무나 잘 표현되고 있다. 정말 많이 다른 음이다.

 


이것은 함께 즐겨야 한다

▲ Thorens TD-402 DD 턴테이블

경험 많은 미식가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다. 제일 맛있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꼭 즐기고 싶은 음식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누군가와 함께 즐기고 싶은 음식이 있을 수도 있다.


오디오와 음악도 마찬가지다. 요즘 기준으로는 음원 재생이나 스트리밍 음악을 포기하기는 힘들다. 편의성에서도 그렇고 수많은 음악을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서도 그렇다. 음악을 즐기기 위해 좋은 음질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더 찾아서 즐길 수 있느냐? 도 음악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뮤직서버나 스트리밍만으로 음악을 즐기자니, 이 LP의 음이 너무 아름답고 근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편의성과 보편적이고 중립적으로 평균적인 음질을 보장받기 위해 뮤직서버나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하면서 LP도 함께 즐겨야 한다는 강한 관성 같은 것이 발동된다.


잘 세팅된 LP의 음은 그저 음악의 첫음절만 듣더라도 감동이 온다. 그런 음질을 듣기 위해서는 그만큼 신경을 써야 된다는 것도 유념하기 바란다. 그저 제품을 한대 구입하기만 했다고 해서 그런 감동적인 음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이 음은 뮤직서버 이용과 함께 즐겨야 될 것 같다. 이것은 음악 애호가 및 오디오 마니아가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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