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슈퍼맨> 시리즈 리부트, 흑인 슈퍼맨의 등장,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
헨리 카빌의 슈퍼맨 망토는 옷장에서 나오지 못하는 걸까.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저스티스 리그> 이후 <슈퍼맨> 시리즈는 안개 속에 있었다. 슈퍼맨 캐릭터를 연기한 카빌은 2019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옷장에 슈퍼맨 망토가 있다”고 발언하며 여전히 슈퍼맨을 연기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5월에도 다시 한번 슈퍼맨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카빌의 바람은 이뤄지기 힘들 것 같다. 최근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데드라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와 DC필름스가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리부트의 핵심은 새로운 슈퍼맨, 흑인 슈퍼맨의 등장이다. 최초의 흑인 슈퍼맨 영화가 제작될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정리해보자.
시나리오 작가: 타네히시 코츠
타네히시 코츠가 <슈퍼맨> 리부트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코츠는 ‘애틀랜틱’ ‘타임’ 등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정치문화적 이슈를 다룬 기자로 활동했다. 2015년 발간한 수필 <세계와 나 사이>(Between the World and Me)는 내셔널북어워드(National Book Awards,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코츠의 이력에서 주목할 점은 그가 <블랙팬서>의 원작 코믹스 작가라는 것이다. 또 코츠는 현재 제작이 진행 중인 <롱 앤서>(Wrong Answer)라는 영화의 각색에도 참여하고 있다. <롱 앤서>의 감독은 <크리드>와 <블랙팬서>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다. 주연은 쿠글러의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 마이클 B. 조던이 맡았다. 코츠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신화적 히어로의 유산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길 기대한다”며 <슈퍼맨> 리부트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
<슈퍼맨> 리부트에 J. J. 에이브럼스의 제작사 배드 로봇이 참여한다고 알려졌다. 에이브럼스는 <스타트렉> 시리즈 리부트와 <스타워즈> 시퀄 3부작에 관여한 바가 있다. 두 프로젝트의 결과를 감안해볼 때 에이브럼스의 이름은 새로운 흑인 슈퍼맨 이야기에 대한 기대 요소가 될 듯하다. 에이브럼스는 “아직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 강력하며 감동적인 슈퍼맨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코츠와의 작업은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배우: 마이클 B. 조던
3일 ‘스크린랜트’는 “흑인 슈퍼맨을 연기할 배우로 마이클 B. 조던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일이다. 2019년 조던은 이미 흑인 슈퍼맨 프로젝트에 연관된 적이 있다. 당시 워너브러더스는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않았다. 한편, 조던은 <슈퍼맨> 리부트의 각색을 맡은 타네히시 코츠와 조던은 <블랙팬서>와 <롱 앤서>라는 두 영화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스크린랜트’는 “조던이 연기한 여러 캐릭터에 하나의 공통된 실마리가 있다”면서 “강하고 자율권을 가진 흑인 캐릭터”라고 지적했다. 이 지적처럼 조던의 슈퍼맨은 가장 유력하고 괜찮은 그림처럼 보인다. 그밖에 ‘스크린랜트’가 흑인 슈퍼맨의 후보로 지목된 배우는 <친애하는 백인 여러분>의 브래든 P. 벨, <문라이트>의 트래반트 로즈,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의 스테판 제임스, <미드소마>의 윌리엄 잭슨 하퍼 등이 있다.
감독: ???
<슈퍼맨> 리부트의 연출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알려진 것이 없다. 해외 매체에서는 라이언 쿠글러의 이름을 조심스레 언급했다. 라이언 쿠글러, 타네히시 코츠, 마이클 B. 조던의 조합이면 누가 봐도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스크린랜트’는 “배드로봇이 MCU와 같은 전략을 구사할지도 모른다”고 관측했다. 즉,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을 기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원작: 캘빈 엘리스
<슈퍼맨> 리부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공개된 것이 없다. 다만 어떤 원작을 각색하게 될지는 추론이 가능하다. 왜냐면 흑인 슈퍼맨이 등장한 코믹스가 이미 있기 때문이다. 2009년 <파이널 크라이시스>(Final Crisis)에 첫 등장한 캘빈 엘리스라는 캐릭터가 흑인 슈퍼맨의 유력한 후보다. 엘리스는 평행우주 속 슈퍼맨 캐릭터다. 마일스 모랄레스라는 흑인 스파이더맨이 등장한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참고로 엘리스는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모티브라고 전한다. 슈퍼 파워를 숨기고 있는 미국 흑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캘빈 엘리스 이외에 발-조드라는 흑인 캐릭터도 코믹스에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