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side]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실전이다.

조회수 2021. 03. 10.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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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재건’ 기치를 높이 든 호랑이군단이 34일간의 스프링캠프 담금질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한다. 실전 역시 정규시즌 준비를 위한 과정이지만, 어느 해보다 알차고 의욕적으로 겨울을 보낸 만큼 실전을 통해 훈련 성과를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월 1일부터 광주-KIA챔피언스필드와 함평-KIA챌린저스필드를 오가며 체력과 기술훈련에 매진한 KIA는 7일 자체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 적응을 시작한다. 9일과 10일에는 원정, 13, 14일은 홈에서 한화와 네 차례 평가전도 준비돼 있다. 16일 한 차례 자체 연습경기를 더 치르고, 18일 수원 원정(KT전)을 끝으로 시범경기에 돌입하는 일정이다. 시범경기 종료 후인 4월 1일에는 마지막 자체 연습경기로 정규시즌 개막 최종 리허설을 대신한다.



◇호랑이는 현종이 없어도 실패를 먹지 않는다


지난해 시즌 막판 체력 저하 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대투수’ 양현종(34, 텍사스)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잠시 이별을 고한 만큼 올해도 험난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맷 윌리엄스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위기가 기회”라는 명언을 재연하기 위해 똘똘 뭉쳤다. 내부 FA인 최형우를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고, 힘을 키운 프레스턴 터커와 재계약을 체결해 중심타선은 변함없는 화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 눈뜨기 시작한 최원준과 캡틴 중책을 맡은 나지완, ‘수비만 메이저리거’로 불린 김호령이 각성했고, 내야수 류지혁, 외야수 이창진 등이 부상을 털어내고 건강하게 돌아왔다. 야수 쪽은 오히려 자원이 너무 풍성해 엔트리 선정에 고심해야 할 정도다.


마운드 운용 폭도 넓어졌다. 양현종이 떠나 170이닝 14~15승이 날아간 상황이지만,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애런 브룩스가 잔류했고, 그와 필적할 만 한 구위를 지닌 다니엘 멩덴이 가세해 원투펀치의 높이를 더했다. 임기영과 이민우가 맡아야 하는 토종 선발 원투펀치도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쳐있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유신, 올해 루키 열풍을 주도할 이의리(19), 장민기(20) 등이 선발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마무리 전상현이 어깨 통증으로 잠시 이탈했지만, 파이어볼러 이승재(21)가 스프링캠프 중반 이후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불펜 필승조인 홍상삼, 박준표 등을 위협하고 있다. 누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는 올 시즌 KIA에 기댈 수 있는 가장 큰 조건이다.

◇역대급 ‘볼끝’ 멩덴, 호랑이 선발에 날개 되나


특히 멩덴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외국인 원-투 펀치로 기대를 모은다. 입단 전부터 와일드 와인드업과 콧수염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멩덴은 라이브 투구에서 역대급 볼끝과 제구를 뽐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두 차례 라이브 투구에서 포심,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두루 점검한 멩덴은 “KBO리그 공인구가 메이저리그 공보다 실밥이 도드라진 데다 표피가 부드러워 변화구 회전수 증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찌감치 공인구 적응을 마쳤음을 알렸다. 특히 “양현종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에이스가 없지만, 팀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 내 임무”라며 듬직함을 더했다.

◇새 판 짠 내야 짠물 수비에 폭발적 화력은 덤


수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터커의 1루 전향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원준과 김호령, 이창진 등 외야 가용폭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혔다. 터커가 1루에 배치되면 이창진 김호령 최원준으로 외야를 꾸릴 수 있다. 기동력을 앞세운 타선 라인업도 가능하다. 터커는 대학 때까지 1루수로 나선 경험이 있고, 캠프 기간 중에도 꾸준히 1루 훈련을 하며 잠자던 세포를 깨웠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온 류지혁과 입단 후 가장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김선빈이 3루와 2루를 지킨다. 유격수 박찬호도 타격 능력 반등에 사활을 걸고 캠프를 소화했다. 박찬호는 “잡념을 버리고, 정확히 맞히는 것에 집중해 훈련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범경기를 포함한 실전에서 훈련 성과가 드러나면, 호랑이 군단의 내야는 짠물 수비와 타선 폭발력을 동시에 얻게 된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루키들의 대공습, 한 명이라도 생존하면 '대박'


루키들의 공습도 또 다른 볼거리다. 특히 1차 지명으로 호랑이 군단에 합류한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와 2차 2라운드로 빛고을에 입성한 장민기는 강력한 선발 후보로 꼽힌다. 이의리는 140㎞ 후반에 이르는 빠른 공과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일찌감치 선배들의 감탄사를 끌어냈다. 상대적으로 구속은 느리지만 제구와 완급조절이 일품인 장민기도 깜짝 히트상품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둘 다 캠프에서 치른 라이브 피칭에서 선배들에게 위축되지 않는 대범함을 증명했다. 둘 다 “같은 신인이라 경쟁도 되고, 서로에게 1군에 끝까지 살아남을 동력이 된다”며 건강한 경쟁을 다짐했다. 대졸(강릉 영동대) 신인 이승재(2차 3번)도 150㎞를 웃도는 빠른 공으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전을 통해 슬라이더 제구만 가다듬는다면 불펜 필승조 그 이상까지 노려볼만 한 자원이다. 올해만큼은 호랑이군단도 루키풍년을 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스포츠서울 장강훈 기자/사진.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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