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땅 필요한 일인데 5000만원으로 해결했죠"

조회수 2021. 03. 15. 1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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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평 녹지를 3평에 담았습니다

마곡중앙광장에 가면 가로 3m, 세로 4m 길이(약 3.63평)에 이끼로 채워진 녹색 타워 6개가 있다. 겉모습만 보고 이 물건의 정체를 알기는 힘들다. 명칭은 스마트 모스월이다. 이 물건은 이산화탄소,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예를 들어 타워 하나가 3000평 녹지가 처리하는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녹지를 만들고 유지하는 비용의 12분의 1만 쓰면 타워 하나를 만들고 굴릴 수 있다. SH공사 스마트시티 팀이 이끼타워를 만들었다. 스마트 이끼타워와 스마트 모스월(벽 모양 이끼타워) 개발 설치를 주도한 SH공사 스마트시티 팀 김정곤 단장을 만났다.

출처: SH공사 제공
스마트 모스월

-이끼타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끼는 공기 중 질소산화물, 오존 등을 정화하는 식물로 유명하다. 스마트 이끼타워는 주변 5~10m 범위에 있는 미세먼지를 17~21%, 이산화탄소를 일 년에 280톤 줄인다. 또 스마트 모스월은 미세먼지를 45~62%, 이산화탄소를 240톤 줄인다. 스마트 모스월이 하루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은 657kg이다. 차량이 4620km를 달렸을 때 배출하는 수치다. 서울에서 부산을 열한 번 갈 때 배출하는 양을 스마트 모스월이 흡수한다.


현재 마곡역에서 발산역까지 스마트 모스월 2개를 설치했다. 이 주변은 대로가 있어 출퇴근 차량이 많은 지역이다. 미세먼지 밀도가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많은 이 거리에 시범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한 대 설치 비용은 5000만원 정도다. 현재 우리는 개발·보완 단계에 있어 정확한 금액을 매기기 어렵다. 비슷한 사업을 완료한 독일의 시티트리는 제조에서 설치까지 5000만원이 들었다. 일년에 이산화탄소 240톤을 줄이기 위해서는 3000평의 녹지가 필요하다. 그 비용은 약 6억~10억원이 든다. 12배 이상 효율적이다.”

-적용한 기술은

SH공사 미세먼지 핸드북 캡처

“제로에너지 건축을 목표로 했다. 제로에너지 건축이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에서 생산하는 에너지를 합치면 제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끼타워에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열 에너지 판을 설치했다. 이끼타워도 에너지를 쓰지만 태양열 발전을 하기 때문에 전기소비량이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결국 전기가 들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끼타워는 제로에너지 건물인 셈이다.


또 타워는 관리가 필요 없는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관리자를 배치해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끼는 미세먼지를 먹고 자란다. 물만 주면 된다. 물도 자동관수시스템으로 준다. 관수란 작물을 기를 때 수분이 부족하면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로 물을 준다. 그 물은 다시 지하 물탱크로 빠진다. 이것이 반복된다. 관리자는 두 달에 한 번 물을 갈아주면 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적용했다. 사물인터넷이란 ‘Internet of Things’의 약자로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다. 운영센터에서 타워를 움직일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앱으로 타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SH공사 제공
이끼타워(왼쪽)와 김정곤 단장(오른쪽)

-공학을 전공했는지


“원래 전공은 독어독문학과다. 독일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고 싶어 1988년도에 유학을 갔다. 독일에서 우연히 카이저스라우테른 대학을 방문하며 전공을 바꿨다. 당시 지인을 이 대학까지 데려다줄 일이 있었다. 기다리면서 공간환경계획과 홍보책자를 봤는데 흥미로웠다. 그래서 전공을 도시공학으로 바꿔 카이스트 라우터론 대학에 입학했다. 도르트문트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함부르크-하부르크 공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학창 시절부터 지리 과목을 좋아했다. 지리 과목은 늘 만점을 받았다. 도시공학은 지리학과 관련이 있다. 도시계획을 할 때는 지질학적인 연구를 바탕에 깔고 한다.


인문학과 공학을 모두 공부한 것은 도시계획에 크게 도움이 된다. 도시공학은 기술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학이 필요하다. 하지만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회 문제를 인문학 관점으로 접근했다. 주거지 주변에서 겪는 일, 출퇴근 길에 겪는 일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했다.”


-이끼를 선택한 이유


“이끼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오존가스를 정화한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대부분 식물은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이끼가 다른 식물보다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더 많이 줄인다. 문장 잎 면적 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잎 면적 지수란 단위토양면적당 작물의 옆면적 총화다. 쉽게 말해, 같은 면적 당 이파리가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이끼 잎 면적 지수는 활엽수에 비해 30배 정도 높다. 스마트 모스월 1제곱미터당 이파리 수가 500만개다.


또 이끼는 사계절 모두 살아있다. 보통 식물은 겨울철이 되면 시들어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한다. 반면 이끼는 겨울철에도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적합하고 효율적이다.

독일의 시티트리도 참고했다. 2018년 8월 독일 환경기술기업 그린시티솔루션이 이끼타워와 비슷한 시티트리를 만들었다. 시티트리는 벤치를 설치하고 그 뒤에 이끼로 가득 찬 벽을 설치한 것을 말한다. 벤치 양쪽에는 계기판을 설치해 주변 공기를 얼마나 정화하는지 알려준다. 독일 그린시티솔루션은 최대 50m 범위의 미세먼지를 30%, 이산화질소 10%를 줄인다고 했다. 또 이산화탄소도 연간 240톤을 줄인다고 했다.”

출처: SH공사 제공

-이끼타워를 만들며 힘들었던 점은


“우리나라에는 이끼 전문가가 없다. 이끼가 미세먼지를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것이 힘들었다. 직접 이끼에 관해 공부했다. 독일의 이끼 전문가 젠 피터 프람 교수가 작성한 논문을 봤다. 또 해외를 직접 방문해 자료를 수집했다. 독일에 시티트리를 만든 회사를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다. 또 이끼가 우리나라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직접 증명했다. SH 건물 옥상에 이끼타워를 만들고 1년 동안 관찰했다. 다행히도 크게 관리하지 않았는데 잘 자랐다.”


-앞으로 계획


“마곡역에서 발산역 거리에 상반기 중으로 스마트 모스월 2개를 더 설치할 예정이다. 교통량이 많은 이 도로에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양을 모두 흡수하는 것이 목표다. 효과가 좋다면 서울시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성공하면 서울시에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사라진다.”


글 jobsN 이상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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