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절약과 플렉스

조회수 2021. 03. 17. 1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포장이 없는 제품 구매로 절약하기, 저소득 계층을 위한 통 큰 기부로 플렉스 하기! 모두를 생각하는 이유 있는 소비 라이프.
출처: www.shutterstock.com

미니멀 라이프는 소비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고민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개인의 가치관은 소비 행동에 반영된다. 내가 원하는 바를 추구하고 이를 위해서라면 번거로운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동시에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효과를 낳아 똑똑한 소비자를 양성한다. 주체성 강한 소비가 성립되는 셈이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절약과 플렉스에도 주체성이 생기면 그 의미가 달라진다. 지지와 연대의 일환인 동시에 선순환의 사이클을 완성하는 뉴노멀의 절약과 플렉스를 들여다본다.

SAVE
모두를 위한 절약

아끼다 보면 의외의 수확이 함께한다. 모두를 위한 절약은 수고로움과 함께 뿌듯함이 밀려온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발가벗겨진 패키지

이마트의 ‘에코 리필 스테이션’과 뷰티업계 최초로 선보인 아모레퍼시픽의 리필 스테이션이 문을 열었다. 작은 규모의 숍에서 시작된 변화가 대형 마트와 복합 쇼핑몰에 모습을 드러낸다. 환경보호와 실속을 위해 거추장스러운 패키지를 걷어내는 건 요즘 패키지의 트렌드다. 러쉬에서 출시한 네이키드 스킨케어 제품은 포장을 없앤 고체 형태의 제품이다. 포장지 없이 제품만 받을 수 있다. 페이셜 오일, 클렌징 밤 등 출시 제품만 10가지에 이른다.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코카콜라사의 씨그램 라벨프리 또한 이례적인 변화다.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라벨에 기재되던 제품명과 로고 등을 패키지 자체에 양각으로 구현하고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도 줄였다. 패키지를 홀딱 벗겨 쓰레기 무게를 줄이려는 시도는 다양한 업계에서 시도되고 있다.


돌려보내는 소비자들

지난해 7월 매일유업은 자사 제품 ‘엔요’를 빨대를 제거해 출시했다. 변화의 시작은 소비자 모임 ‘쓰담쓰담’이다. 음료에 당연하게 붙어 있던 플라스틱 빨대에 문제의식을 느껴 이를 사용하지 않고 모아 브랜드에 보냈고 매일유업은 이들의 목소리에 행동으로 응답했다. 이러한 변화는 명절 선물 세트에도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충격 완화 용도로 사용하던 스팸의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해 출시했고, 동원 F&B는 참치세트를 촘촘하게 구성해 포장재의 양을 대폭 줄였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물건을 다르게 보는 관점에서 출발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나서 절약을 외치고 있다. 의식 있는 소비자의 외침과 기업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큰 변화를 일구어간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무한한 가치를 위한 소비

‘예쁜 쓰레기’의 탄생 서사는 대체로 나를 위한 충동적 보상에서 비롯된다. 이 소모적인 낭비를 멈추기 위해 요즘 세대는 그 보상을 내면을 채우는 데 할애한다. 리추얼, 웰니스와 같은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 플랫폼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다. 건강한 습관을 들이기 위해 돈을 내고 나를 통제하는 셈이다. 재화의 무용함을 인지하고 서비스를 통해 발전하려는 움직임은 재화가 아닌 서비스 산업의 확장을 촉진한다.


10원, 50원, 100원의 힘

“봉투 금액 100원 추가됩니다”라는 말이 일상이 됐다. 2019년 시행한 일회용 비닐봉투 무상 제공 금지에 따른 조치다. 크지 않은 금액인데 이 돈은 낼 때마다 아깝다. 전문가들은 이런 자잘한 돈을 모아야 부자가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새는 돈을 막아 부자가 되고 싶다면 앞으로 의식적으로 행동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내년 6월부터는 일회용 컵에도 돈을 내야 할지 모른다. 2008년 폐지 이후 14년 만에 다시 부활되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입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도입되면 음료를 주문할 때 보증금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일회용 컵을 쓸 수 있게 된다. 텀블러 사용, 다회용 장바구니를 사용하면 돈을 아끼는 동시에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


노골적인 짠테크

‘임박몰’ ‘떠리몰’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생필품을 통 크게 할인한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물건도 구할 수 있다.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에서 출발한 활동에서 유통 채널의 확장, 기업체의 손실 감소 등 의외의 수확이 생긴다. 유통기간이 짧은 음식의 경우 ‘라스트 오더’ 앱을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의 부활 또한 속속 이루어진다.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폐기되는 채소와 과일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지구인 컴퍼니의 활약이 눈부시다. 재고 곡물로 식물성 고기, 즙, 잼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상품이 아닌 실속을 따지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FLEX
가치를 선도한다

부를 자랑하기보다 가치와 신념을 전하기 위한 이유 있는 플렉스. 밀어주고 끌어주는 이들의 플렉스는 탕진의 의미와 거리가 멀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있으니까 더 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곳에서 필요한 순간 조금의 손해를 감수하고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줄 때 그 존재감은 영웅 못지않다. 오뚜기는 건강한 플렉스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이다. 수년간 심장병 어린이, 장애인 자활을 후원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대표 상품인 진라면의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등 쉽지 않은 선택을 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갓뚜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농가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방영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을 통해 감자 30톤, 고구마 450톤에 이어 제작 지원까지 한 정용진 부회장의 활약은 신세계의 호감도를 한껏 높였다. 기업의 경우 플렉스를 제대로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대중의 호감은 돈으로도 사기 어렵다. 플렉스의 정의인 소비를 통한 자기만족에 제대로 부합하는 효과다.


플렉스는 플렉스를 낳고

대중을 향한 스타들의 영향력이 선하게 발휘되는 경우 그 효과는 일파만파로 퍼진다.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금액을 기부하는 스타의 행보에 반응하는 팬덤의 활동이 그 증거다. 호사스러운 물건 대신 통 크게 이루어지는 스타의 기부는 팬에게 전염된다. 좋아하는 스타의 뜻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비슷한 성격의 기부를 또다시 실천하기 때문이다. 제작 발표회나 스타의 생일을 기념해 화환이나 선물 대신 쌀을 모으거나 셀럽의 이름으로 취약 계층에 기부하는 건 이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절약과 플렉스 어떤 방식을 택하든 재화와 서비스 외에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소비의 선한 영향력을 경험하고 나면 그 행위 자체로 얻어지는 결과가 생긴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영혼으로 응원하기

SNS를 중심으로 시작된 영혼 보내기 운동은 영화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영혼 보내기란 돈을 지불하고 예매를 했지만 실제 관람은 하지 않는 행위다. 가수 옥주현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상영 당시 한 회차의 티켓을 전부 구입해 팬들에게 선물한 것과 같은 활동이다. 취지가 좋고 제작 가치가 있는 영화를 중심으로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상승시키기 위한 의도다. 거대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수익으로 평가되는 작품성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누군가에게는 낭비로 보일 수 있는 소비가 신념을 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선결제로 버텨주기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적 여파로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았다.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단계를 높인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제는 자영업자에게 가혹하다. 이에 특정 매장에 선결제를 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개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선결제 캠페인은 기업과 지역자치단체로 확산됐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를 위해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기 위해서다. 상생을 위한 움직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번진다. 원예 농가를 돕기 위한 꽃 구입, 가까운 마트 대신 차를 끌고 드라이브스루로 농산물 판매장에서 직접 거래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건의 가치와 가격을 숫자로 비교해 소비로 치환하는 일반적 소비의 개념을 넘어 소비가 끼치는 영향력을 고민하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소비할 수 있는 금액 범위에서 내 돈의 생애에 윤리적, 도덕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셈이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