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블록체인 물류는 '블록오디세이'처럼

조회수 2021. 03. 22. 10: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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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 트렌드를 조명해봅니다.

‘물류’는 오래전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궁합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 분야다. 다수의 검증자가 참여하는 구조로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신뢰성이 제고되는 블록체인은 불투명했던 유통 과정에 따랐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그동안 등장한 블록체인 물류 스타트업도 다수다. 그럼에도 아직 물류 블록체인 시장이 만개하지 못했던 이유로는 확장성의 한계, 그리고 그들의 솔루션이 기업의 입맛을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유명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로부터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블록오디세이’는 업계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블록체인 물류 기반의 ‘신금융’ 구현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출처: (자료=블록오디세이)
블록오디세이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내 제품 유통 기록·정품인증 예시

연창학 블록오디세이 대표는 “기존 물류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주로 활용해온 ‘하이퍼레저 패브릭(오픈소스 기반의 블록체인 개발 프레임워크, 이하 패브릭)’은 이미 해외에서 물류에는 부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패브릭의 약점은 낮은 노드(개별 서버) 확장성이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서버 겸 기록 검증자 역할을 하는 다수의 노드로 구성되는데, 패브릭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노드의 수는 일반적으로 4개다. 이 정도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가 오가는 서비스라면 괜찮다. 문제는 서비스 규모를 확장해야 할 때 발생한다.


연 대표에 따르면 패브릭은 완성된 시스템에 노드를 새로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더 쉬울 만큼 확장성이 낮다. 게다가 노드가 늘어날수록 처리 속도도 느려진다. 물류 사업은 그 특성상 가변적인 고객 규모에 따라 플랫폼 또한 유연하게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점에서 기존 블록체인 물류 시스템들이 한계를 겪었다는 설명이다.

출처: (사진=블록오디세이)
연창학 블록오디세이 대표

이에 블록오디세이는 패브릭 대신, 물류 플랫폼에 적합하도록 새로 설계된 ‘하이퍼레저 소투스(Hyperledger Sawtooth, 이하 소투스)’를 택했다. 소투스는 노드 확장이 무한대로 가능하며 노드가 증가할수록 일정 수준까진 속도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는 프레임워크다. 또 소투스를 활용하면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에 모든 고객사가 노드로 참여할 수 있어 데이터 기록의 신뢰도도 향상된다.


지금까지 소투스를 활용한 국내 물류 프로젝트가 없었던 이유는 낮은 기술 접근성 때문이다. 연 대표는 “풍부한 소스와 한국어 문서자료가 있는 패브릭과 달리 소투스는 한글 문서가 전무하며 다룰 수 있는 개발자도 희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오디세이 팀도 관련 개발력을 확보하는 과정이 ‘맨땅에 헤딩하기’ 같았다고 한다. ‘백서(기술 정의 문서)’ 수준의 문서들을 직접 분석하고 개발해야 했던 나날이었다. 그러나 결국 개발에 성공한 지금, 블록오디세이는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소투스 개발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추후 응용 서비스 개발 및 글로벌 진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블록오디세이는 서비스 차원에서 세 가지 경쟁력을 내세운다. 첫째는 자체 QR코드다. 최근 유통 현장에서 제품의 정품인증 및 생산 정보를 확인하는 기술로 QR코드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쉽게 스캔할 수 있어 범용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낮은 보안성은 단점이다. 기존의 표준 QR 코드는 저장성의 한계로 유통 과정의 보안성 제고를 위한 전자서명·암호화 처리가 어렵다. 이를 활용하려면 별도의 전용 QR 스캐너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낮아진다.

출처: (자료=블록오디세이)
블록오디세이가 자체 개발한 QR코드, 전자서명 등 보안 기능이 포함됐고 일반 QR 스캐너로도 읽을 수 있다.

블록오디세이는 자체 QR코드 압축·인코딩 기술 개발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블록오디세이의 QR코드를 활용하면 암호화된 상태에서도 일반 QR 스캐너를 사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일반 QR 리더기로 스캔했을 때와 전용 앱을 활용한 스캔 시 서로 다른 정보가 보이게끔 할 수도 있다. 연 대표는 “정품인증을 넘어 포인트 획득 등 부가 혜택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기업의 QR 리더 앱을 활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기업들이 반기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투명한 유통 데이터 제공도 블록오디세이가 고객사에 어필하는 전략이다. 유통 기업의 경우 제품이 어떤 경로로, 어디서 팔려나갔는지 등의 데이터는 귀중한 전략 자산이다. ‘원재료→판매채널’까지의 유통단계별 정보가 상세히 시각화되어 기록되는 블록오디세이의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은 기업들이 제품의 유통·정품인증 프로세스를 손쉽게 관리함과 더불어 가용성 높은 물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 기능을 활용해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고객사에 자동으로 마케팅 알림을 보내거나 주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나아가 블록체인이지만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란 점도 기업들이 블록오디세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많은 블록체인 물류 프로젝트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암호화폐 보유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선 불필요한 정보까지 공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 서비스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연 대표는 물류 영역에서만큼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잠재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 “향후 기업공개(IPO)가 목적인 만큼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토큰 발행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블록오디세이의 다음 목표는 육류 담보대출 시장 등의 금융 분야다. 육류 수입업자들은 보통 회당 수천억원대의 물량을 거래한다. 이 때문에 고기를 담보로 은행권에 거래대금을 빌리는 육류 담보대출이 성행하는데 잦은 사기(원산지 바꿔치기, 등급 속이기 등)로 인해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대부분 금리가 다소 높은 제2금융권에서 다룬다. 블록오디세이는 고기 수입 컨테이너에 소형 카메라, 사물인터넷(IoT) 칩 등을 넣어 고기의 상태와 유통 단계를 실시간으로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함께 고기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출처: (자료=블록오디세이)
블록오디세이 플랫폼에선 다양한 실시간 유통 데이터를 시각화한 형태로 제공한다.

연 대표는 “육류 담보대출 시장이 규모는 크지만 제1금융권은 낮은 신뢰도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들에게 믿을 수 있는 데이터 모니터링 채널을 열어줌으로써 참여를 독려하고 각종 파생상품도 기획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이 나선다면 담보 대출의 금리도 낮아지는 만큼 수입업자들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연 대표는 “이번에 투자받은 28억원의 자금 대부분을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쓸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블록오디세이 플랫폼으로 누구나 담보물을 세팅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사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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