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감독 "코로나19, 지금 이 시기에 보면 좋을 영화"

조회수 2021. 03. 3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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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명작은 오래 사랑받는다. 솔직하고 덤덤한 이별을 담아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한지민, 남주혁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20)에 이어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국내 스크린을 찾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1984년에 발표된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한다. 애니메이션은 원작, 그를 바탕으로 한 실사 영화들보다 더 밝은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새로운 세상으로 유학을 꿈꾸며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츠네오와 답답한 방에 갇혀 그림으로 상상 속의 세상을 펼쳐나가는 조제. 영화는 두 캐릭터가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며 로맨스와 성장, 두 장르를 고루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연출한 타무라 코타로 감독

작품을 연출한 타무라 코타로는 캐릭터의 얼굴에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며 서사를 입체적으로 구축하는 재능을 인정받은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첫 장편 영화를 통해 제44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능력자. “조제와 츠네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희망을 포착하려 노력했다”는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세계로의 동경이 강해진 요즘, 지금 이 시기에 보면 좋을 작품”으로 소개했다.


출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제44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의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오른 걸 축하한다. 장편 데뷔작을 내놓자마자 이름을 올린 셈인데, 소감이 어떤가.


우선 기뻤다. 첫 연출작인데, 여러 스태프가 한마음으로 작품에 임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필름에 묻어난 그들의 열의를 평가받은 게 아닐까. 개봉 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대한 많은 평을 받았다. 대부분 꿈과 희망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조제의 이야기에 삶을 연결하는 분들이 많더라.

원작이 된 소설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처음 읽고 난 후 감상이 어땠나.


가도카와(일본의 출판 회사) 내에서 문학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거기에 흥미를 느꼈다. 후보로 오른 많은 소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었다. 1984년에 쓰인 작품이지만 캐릭터가 여전히 매력적이고 생생했다. 단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제와 츠네오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오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 오묘한 매력이 이 소설을 첫 연출작으로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걸까?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시대에 따라 보는 시각, 해석이 달라지는 작품이다. 동시에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물음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1984년 소설을 2020년 버전으로 각색하며, 현시대 관객의 마음에 와닿는 것이 반드시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실사 영화와는 정반대 매력을 지녔다. 예를 들어 츠네오는 삶에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청년으로 바뀌었다. 같은 작품을 원작으로 한 다른 작품과의 비교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조제는 원작과 비슷하지만, 츠네오에겐 현실을 반영했다. 츠네오는 성실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시련을 맞기도 하는 보통의 청년이다. 이런 부분에서 10대에서 30대까지 많은 관객이 공감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실사 영화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실사 영화가 명작이라 들어서,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고자 일부러 영화를 보지 않고 각본을 완성했다. 덕분에 더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었다.

가장 공들여 연출한 장면이 궁금하다.


그림 상으로는 물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얼마나 리얼하게 묘사할지, 어디까지 이미지로, 혹은 후반 작업의 시각 효과로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가장 공들여 연출한 건 츠네오와 조제가 점점 가까워지는 전반부다. 컷마다 두 사람의 거리감을 세세하게 조정해나갔다. 후반부를 작업한 후 전반부를 다시 조정하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조제의 방 디자인이 눈에 띄더라. 이 공간을 구상하며 가장 중요시 생각했던 부분은?


조제는 은둔형 외톨이로 상상력이 풍부한 캐릭터다. 휠체어를 탄 조제가 꿈속에서나마 자유를 얻는다면, 다리 부분이 물고기처럼 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원작도 어딘지 모르게 동화 <인어공주>를 상상하게 되는 분위기를 지니지 않았나. 바다와 물고기에 대한 동경은 극 중 츠네오(애니메이션 속 츠네오는 해양생물학을 전공하며 바다에 대한 동경, 사랑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인물로 등장한다)와 거리를 좁히는 데에도 한몫했다.


2.35:1의 화면 비율을 선택했다. 애니메이션보단 실사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화면 비율인데,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보다 실사적인 표현을 원해 스크린 사이즈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가로폭이 넓은 만큼 그림을 많이 그려야 했고, 특히 프레이밍이 어렵더라.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왜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제작되지 않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몰입감 있는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꼭 큰 스크린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캐릭터 디자인, 작화를 맡은 이이즈카 하루코(<테니스의 왕자> <나루토> 등 작화 담당)와의 작업은 어땠나.


독백이나 내레이션에 기대는 대신 스크린 위로 인물들의 심리가 바로 드러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그리길 원했다. 그렇게 되려면 관객은 조제나 츠네오의 사소한 움직임이나 표정만 보고도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이즈카 씨의 섬세한 터치, 그림으로 짚어낸 캐릭터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분위기에 따른 총천연색의 색채 변화는 관객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캐릭터의 심리를 바로바로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이즈카 씨의 그림이 있었기 때문에 섬세한 심리 묘사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한국 관객은 <너의 이름은.>이나 <날씨의 아이> 등을 보고 일본 여행 코스를 짜기도 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도 오사카의 실제 장소가 반영됐나.


몇몇 배경으로 오사카의 명소가 등장한다. 사쿠라노미야 공원은 오사카의 제일가는 벚꽃 명소다. 세계 최대급 규모의 수족관인 가이유칸도 추천하고 싶다.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관람 포인트를 직접 짚어준다면?


실사 작품과 별개의 영화로 생각해 주시면 작품을 더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사와 애니메이션, 두 작품의 각색 컨셉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면서 보게 되면 몰입감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실사 영화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작 소설의 리부트라는 점을 꼭 확인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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