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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IPA 맥주 중 네 취향 하나쯤은 있겠지

조회수 2021. 4. 1. 18: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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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
수많은 맥주 중 뭘 마셔야 하냐고? 올해도 IPA다. IPA 중에서도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하냐고? 그래서 여기 정리했다. 이중에 당신의 취향 하나쯤은 있겠지.

맥주의 계절이 서서히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올해는 새로 출시되는 국내 대기업 맥주 브랜드도 많고, 국내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편의점 진출도 많아 그 어느 때보다 선택지가 길고 화려해질 전망이다. 커피처럼 진하고 묵직한 임페리얼 스타우트부터, 주스처럼 마시기 쉽고 신선한 세종(Saison) 비어까지 스타일에 따라 제각각 색을 낸다. 그러니 맥주 냉장고 앞에서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중에서 도대체 뭘 골라야 하지?”, “어떤 스타일의 맥주가 유행일까?”, “한창 IPA, IPA 모두들 이야기하더니 요즘은 어떨까?”


쏟아지는 질문에 ‘올해도 IPA’라는 답을 슬쩍 들이 밀어본다. 왜냐하면 IPA는 이제 유행하는 맥주의 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어떤 스타일로도 변형 가능한 만능 맥주 장르가 되었기 때문이다. IPA를 음식에 빗대자면 집집마다 레시피와 맛이 달라지는 ‘된장찌개’라고 부르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더 넓은 의미로 ‘찌개’의 영역이 됐다. 그러니까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비지찌개, 동태찌개, 맑은 찌개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이 바로 IPA인 셈이다. 

출처: 게티이미지
“아직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IPA를 많이 마시나?” 하는 의문이 든다면 지난해 미국 브루어스 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참고해볼 만하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전체 맥주량 중에서 약 40.3%가 IPA다. IPA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소규모 양조장의 독립적인 맥주) 운동을 상징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다른 여러 국가에 비해 특히 미국에서 IPA를 많이 만든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이제 “어떤 맥주 좋아해?”라고 묻는 질문에 “나는 IPA”라고 답했다면 그 사람은 원하는 맥주를 딱 골라 마시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온갖 종류의 맥주가 진열되어 있는 크래프트 맥주 보틀숍에서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는 IPA 종류, 맥주 펍의 한쪽 벽에 붙어 있는 빼곡한 칠판 글씨에서 발견한 IPA 종류 중 굵직한 몇 가지를 골라 특징을 정리했다. IPA 중에서도 어떤 IPA가 좋은지, 그 종류를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면, 원하는 맥주에 한 템포 더 빠르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좋아하는 맥주만 마시기에도 여름밤은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니까.

발라스트 포인트 스컬핀 IPA(Ballast Point Sculpin IPA)
쓴맛이 두드러지는, 웨스트코스트(West Coast IPA)

IPA는 ‘India Pale Ale’의 약자다. 영국에서 제조한 후 인도로 운송 보낸 맥주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홉을 많이 넣어 만든 영국식 맥주를 일컫는다. 미국은 이 IPA를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새롭게 해석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웨스트코스트 IPA는 미국 서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IPA 종류다. 서부식 IPA라고도 하는 이 맥주 종류는 레몬이나 오렌지에서 느껴지는 시트러스한 향과 열대과일 향이 강한 편이다. 미국 홉을 다량 넣어 만든 쓴맛이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어메이징 브루잉 첫사랑 IPA(Amazing Brewing)

주스처럼 향긋한, 뉴 잉글랜드 IPA (New England IPA)


웨스트코스트 IPA와 달리 미국 북동부에서 만드는 IPA 종류로, 뉴잉글랜드 IPA라고도 부른다. 서부식 IPA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홉의 쓴맛을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과일 향과 같은 홉의 아로마를 최대한 뽑아낸 스타일이다. 주스처럼 향긋한 것이 특징이라 그동안 마셨던 IPA가 너무 씁쓸해서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스타일이다. 약간 뿌연 색깔이 특징이라 헤이지 IPA(Hazy IPA)라고 부르거나 라벨에 그렇게 쓰여 있는 경우도 많다.

옴니폴로 진 인 더 보틀(Omnipollo Jean in the Bottle)

크리미한 맛의, 밀크쉐이크 IPA(Milkshake IPA)


독특한 부재료를 더해 음식처럼 다채로운 맛을 만드는 크래프트 양조장에서 자주 보이는 IPA 스타일이다. 약간 뿌연 색이 돌아 헤이지 IPA의 한 종류로도 분류되기도 하는 이 맥주 스타일은 유당, 락토오스(Lactose)가 첨가되어 약간 밀키(Milky)하고 크리미(Creamy)한 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스럽게 단맛이 두드러지며 망고, 딸기, 블루베리 등 다양한 과일을 더하기도 한다. 스무디 IPA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앤더슨밸리 엑스트라 드라이 브뤼 IPA(Anderson Valley Extra dry Brut IPA)

단맛을 확 줄인, 브뤼 IPA(Brut IPA)


약간 달콤한 샴페인을 드미섹(Demi-sec)이라 부르고, 단맛이 쫙 빠진 드라이한 샴페인을 브뤼(Brut)라고 부르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되는 IPA 종류다. 미 동부식 맥주에 밀리던 서부의 양조가들이 만든 새로운 형태의 맥주로 아밀로글루코시다아제 효소를 넣어 단맛을 확 줄여 깔끔하고 드라이한 맛을 구현했다. 단맛에 경기를 일으키는 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맥주.


도그피쉬헤드 슬라이트리 마이티(Dogfish Head Slightly Mighty)

칼로리를 낮춘, 로우칼 IPA(Low-Cal IPA)


2020년대에 들어서 나타나기 시작한 최신 IPA 스타일이다. 말 그대로 칼로리를 낮춘 가볍고 신선한 스타일의 IPA 맥주다. 기존 IPA는 병당 약 200kcal 정도였다. 곡물을 비롯해 홉과 주재료를 가득 채워 강한 힘을 보여주는 보디감이 특징이라 저칼로리와는 상극에 있는 맥주였다. 이를 약 90kcal대로 낮춘 로우칼 IPA는 여러모로 양조가의 기술을 시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맥주임이 틀림없다.



Writer 손기은(프리랜서 에디터, 책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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