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기쁨과 슬픔이 느껴지는 예능!

조회수 2021. 4. 3. 10: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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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독립만세'

여타 관찰 예능처럼 VCR을 중심으로 코멘트를 하면서 진행되는 '독립만세'에서, ‘살림’은 핵심 키워드다. 예능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이를 조명하는 제작진의 의도와 패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꼰대질’이라기보다 같은 ‘독리버’로서의 조언이나 경험담으로 들린다. 이제 막 혼자 살기 시작한 ‘독립 새싹’들이 하나하나 뭔가를 해낼 때마다, 패널들은 박수를 치며 한마음으로 응원해준다. 

‘안 하면 티 나고, 해도 티가 안 난다.’는 살림이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나 결혼을 위한 밑천이 아니라, 나와 내 공간을 위한 노동으로 규정된다는 점은 '독립만세'의 분명한 장점이다. 살림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점, 집의 안팎을 관리하는 일은 청소뿐 아니라 예리한 관찰과 치밀한 계산, 짧게는 다음 주, 길게는 내후년까지 내다봐야 하는 일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특히 '독립만세'에서 송은이의 역할은 세상이 규정하는 ‘독리버’ 외에도 나이나 혼인 여부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1인 가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혼자 살아보니 어설프고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고 고백한 그의 일상이 아름다운 건, 독립에 얽힌 각종 에피소드를 통해 끝없이 배우고 시도하는 인간 송은이의 매력이 스며 나오는 덕분이다. 그는 캠핑장처럼 꾸민 마당을 동경하는 ‘독립 동기’들에게 스스럼없이 놀러 오라 권하고, 배추전에는 밀가루보다 달걀물을 먼저 입혀야 한다는 사실을 수현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된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우당탕탕’ 움직여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살림을 일구는 것. 부모님의 품을 벗어난 청년들이 꼼꼼히 청소와 빨래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것. 열심히 일한 다음 날, ‘낮술’ 한잔을 하는 것. 나이도, 성격도, 하는 일도 다른 ‘독리버’들이 제안하는 이 일상은 도와주러 가고 싶을 만큼 안쓰럽지만, 결과적으론 귀여운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그 속에서도 살림의 기쁨과 슬픔은 빛을 발한다.


JTBC 월요일 밤 9시 방송

글. 황소연


전문은 빅이슈 248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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