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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021. 4. 5.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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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l A11 Tribute · CD11 Tribute

본 기의 정면에 붙은 명판에 경(敬)이라는 한자가 붙어 있어서 놀랐다. 여태껏 많은 제품을 만났지만, 이렇게 과감하게 한자를 쓴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런 한자가 가진 특별한 의미와 힘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영어로 트리뷰트(Tribute)라고 쓰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경이란 한자가 더 포스를 갖고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 만난 11 세트는 인티앰프 A11과 CDP인 CD11로 구성되어 있다. 둘 다 높이가 작은, 약간 슬림한 스타일로 디자인적인 통일성이 눈에 띈다. 만일 구매한다면 하나의 세트로 구성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여기서 등장하는 트리뷰트는 과연 누구를 향한 것인가 궁금할 것 같다. 놀랍게도 켄 이시와타라는 분이다. 예전에 나는 개인적으로 그와 만나서 인터뷰한 경험도 있고, 그의 엄청난 이력에 깜짝 놀란 바 있다. 근 40년간, 주로 필립스와 마란츠에서 쌓아올린 수많은 업적을 배경으로 로텔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바, 바로 그런 작업을 기리기 위해 이번 세트가 헌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11 시리즈를 로텔과 협업하며 만든 바 있고, 이번에 그 기술을 배경으로 더 진화한 버전을 내놓으면서 과감히 헌정작으로 이름 지은 것이다. 대단하다.



우선 A11 트리뷰트부터 살펴보자. 전면 중앙에 시인성이 좋은 디스플레이 창이 돋보이는 가운데, 오른편에 볼륨 노브가 설치되어 있다. 하단에 몇 개의 유용한 버튼이 배치되어 있어서 리모컨을 분실했을 경우에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레이아웃한 점이 인상적이다.

본 기의 출력은 8Ω에 50W. 전형적인 인티앰프 스타일이다. 단, 무척 결이 아름답고, 내용이 충실해서, 감도가 높은 스피커를 매칭한다면 꽤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앰프지만,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DAC 칩을 내장한 점이 특별하다. 블루투스 기능 역시 포함하고 있다. 즉, 본격적인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다양한 DAC 부가 기능이 있지는 않지만, 가볍게 블루투스 정도를, 그것도 aptX 코덱 채용으로 좀더 고음질로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 양질의 포노단이 장착되어, MM 카트리지에 대응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요즘은 정말 아날로그가 대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LP 르네상스가 이뤄지는 상황. 기본적인 기능만 잘 갖춰진 심플한 LP 플레이어를 장만한다면, 본 기의 미덕을 철저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헤드폰 단자까지 배치되어 있어서, 이 또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한편 CD11 트리뷰트를 보자. 요즘 시장 상황을 보면 성능이 좋으면서 가격대가 괜찮은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 많던 CDP가 다 어디로 갔나 싶을 정도다. 일종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나처럼 수천 장의 CD 카탈로그를 확보한 애호가는 이 부분이 좀 아쉽기는 하다. 그런 면에서 본 기의 등장은 꽤나 흥미를 끈다.

본 기는 전문적인 CDP로 최소한의 기능만 갖추고 있어서, 오히려 CD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로텔은 1989년에 RCD-855라는 CDP를 런칭하면서 이쪽 시장을 40년간 커버하고 있는 바, 본 기는 그 진화의 끝자락에 있는 제품이라 해도 좋다. 특히, 이시와타 씨가 개입하면서 트랜스포트 메커니즘부터 DAC, 전원부, 각종 부품 등을 모두 점검해서 이 가격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퀄러티를 끌어내고 있다. 한편 뒷면을 보면 코액셜 디지털 출력 단자도 하나 있어서, 나중에 양질의 DAC를 확보할 경우 오로지 CD 트랜스포트만으로도 쓸 수 있게 해놨다. 한 번 사두면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내용을 확보한 것이다. 본 세트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와피데일의 신작 EVO 4.4를 동원했다.



첫 곡은 아바도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꽤 스피커가 큰 데도 구동에 별로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트럼펫의 낭랑한 인트로 이후 점차 거대해지는 편성. 나중에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투티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음을 쏟아낸다. 무척 질서정연하고, 단정하며, 깨끗하다. 기본적으로 퀄러티가 높은 세트라 하겠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풍부한 베이스 라인이 뻗는 가운데, 참신하고, 아름다운 보컬이 떠오른다. 특히, 악단을 리드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존재감이 빼어나다. 스튜디오 엔지니어가 의도한 음향이 정교하게 포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빨라, 일체 엉킴이나 혼란스러움이 없다. 느긋하게 크롤의 유혹에 빠져들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존 콜트레인의 ‘Say It’. 무척 오래전 녹음이지만, 여기서는 마치 최신 녹음처럼 싱싱하게 들린다. 각 악기들의 위치와 디테일 묘사가 탁월하고, 전체적으로 클린한 느낌이 색다른 맛을 전해준다. 특히, 스피커를 뚫고 나올 기세로 어택하는 테너 색소폰에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확실히 장인의 손길로 마무리된 전체적인 튜닝에서 높은 음악성과 밸런스를 엿볼 수 있다(이종학). 

A11 Tribute

가격 140만원

실효 출력 50W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1 프리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10Hz-100kHz(±0.5dB), 20Hz-20kHz(±0.5dB, Phono) 댐핑 팩터 140 입력 감도 180mV, 2.3mV(Phono) 입력 임피던스 47㏀ S/N비 100dB, 85dB(Phono) THD 0.03% 이하 블루투스 지원(aptX, AAC)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9.3×34.5cm 무게 6.8kg

CD11 Tribute

가격 85만원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125dB 이상 THD+N 0.005% 다이내믹 레인지 99dB 이상 크기(WHD) 43×9.8×31.4cm 무게 5.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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