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펀치력을 동시에 만끽하다

조회수 2021. 04. 0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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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ustic Energy AE520

어쿠스틱 에너지(Acoustic Energy)라고 하면, 우선 AE1과 AE2가 각각 떠오른다. 1990년대 초, 한참 하이엔드의 물결이 우리나라에 밀려올 때, 윌슨 오디오나 아발론과 같은 선구적인 스피커의 세례 속에서 정말 홀연히 북셀프의 장점을 낱낱이 설파한 두 제품의 존재는 지금 생각해도 각별하다. 당시 동사를 이끌던 필 존슨이라는 디자이너는 좀 특별하다. 개인적으로 베이스 연주자이기도 해서, 저역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저역은 양보다도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커다란 우퍼 하나보다는 작은 구경의 우퍼를 두 개 이상 동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복서로 치면 스피드와 펀치력을 동시에 갖춘다는 말인데, 타이슨 같은 경우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이번에 만난 AE520은 그런 동사의 철학이 훌륭하게 계승된 제품이라 하겠다. 일단 사이즈가 크다. 톨보이 형태로 마무리된 본격적인 3웨이 타입이다. 우퍼가 무려 3발이나 된다. 아마 총 6개에 달하는 드라이버가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AE1과 AE2에서 시작된 혁명이 여기서 상당히 완성된 형태로 다듬어졌음을 알 수 있다. 즉, 빠르고 정확하면서 또 임팩트가 넘치는 저역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대형기에 필적하는 내용을 갖고 있다.

우선 전면을 보면, 맨 위에 있는 드라이버는 당연히 미드레인지다. 그 아래에 트위터가 보이고, 그 밑으로 미드레인지와 같은 구경의 드라이버 4발이 보인다. 얼핏 보면 우퍼가 4개인 것 같지만, 실은 3개다. 4개 중 맨 상단의 드라이버는 미드레인지용. 그렇다. 두 개의 미드레인지 사이에 트위터를 넣은 이른바 MTM 타입으로 설계된 것이다. 이것은 가상동축형과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시간축의 일치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디자인이다.

흥미로운 것은 트위터·미드레인지·베이스 모두 같은 소재의 진동판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 AE는 알루미늄제 미드·베이스를 사용한 바 있고, 얼마 전에는 세라믹과 알루미늄을 샌드위치한 것으로 발전시켰다. 이번에는 놀랍게도 카본 파이버다. 모든 드라이버에 이 소재를 동원한 덕분에 전체적인 음색이나 성격이 통일되어 있다. 이 부분은 본 기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라 하겠다. 또 이런 소재는 셀프 댐핑력이 좋아서, 일체의 분할 진동을 불허한다.



트위터는 25mm 구경으로, 가볍고, 빠른 반응을 자랑한다. 하드 돔에 비할 때 상당히 강점이 많다. 특히, WDT 웨이브가이드를 채용해서, 진동을 억제하고, 고품위하며 달콤한 고역을 재생하고 있다. 한편 미드레인지와 우퍼 모두 12.5cm 구경으로, 역시 트위터에 준하는 기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저역의 리스폰스가 놀라워서, 거의 실시간으로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직접 드라이버를 설계하는 회사라, 이 대목에서 그 강점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크로스오버에는 양질의 오디오 그레이드 부품이 동원되었다. 폴리프로필렌 필름 콘덴서와 공심 코어 인덕터 등이 동원되었으며, 내부 케이블 배선에도 수준급의 제품을 동원했다. 인클로저에는 동사가 자랑하는 RSC(Resonance Suppression Composite) 기술이 투입되어, 공진을 적절히 억제하고 있다. 마감은 피아노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아메리칸 월넛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월넛 마감을 선호한다.

본 기의 무게는 무려 30kg. 호리호리한 외관에 비춰볼 때 상당한 물량투입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감도는 6Ω에 90dB이며, 무려 300W의 출력까지 커버한다. 그러나 통상 100W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시청을 위해 앰프는 파라사운드의 뉴클래식 200 프리와 존마스터 2350을 동원했으며, 소스기로 칵테일 오디오의 N25를 사용했다.



첫 트랙은 쿠벨릭 지휘,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일단 시간축 일치가 돋보이는, 일체 흐트러짐이 없는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거의 풀레인지를 듣는 듯 통일감이 있다. 당연히 스케일이 크면서 깊이도 상당한 음장이 나온다. 장엄하고 우아한, 마치 서사시를 접하는 듯한 느낌이다. 매칭한 파라사운드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음 하나하나에 힘과 기백이 넘치는 점은 매우 특필할 만하다.



이어서 커티스 풀러의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공간 가득 채우는 2관의 향연. 절묘한 앙상블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빠르면서 정교한 베이스 어택은 바닥을 쿵쿵 두드리고, 찰싹찰싹 넘실대는 심벌즈에서 기분 좋은 개방감을 느끼게 된다. 음색과 개성이 다른 2관의 릴레이 솔로는 활력이 넘치고, 흡인력도 뛰어나다. 정말 즐겁게 음악을 듣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롤링 스톤즈의 ‘Angie’. 일단 각 악기의 위치가 또렷하고, 중앙에 위치한 재거의 존재감도 각별하다. 확실히 피를 통하게 하는 사운드다. 드럼의 어택, 베이스의 꿈틀거림, 피아노의 우아함, 어쿠스틱 기타의 선명함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다. 중간에 등장하는 스트링 밴드의 가세로 점차 편성이 커지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다. 이런 명곡을 이렇게 높은 레벨로 듣게 되면 당연히 감동이 배가된다(이종학).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49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2.5cm, 미드레인지(2) 12.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8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73Hz, 2.8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0dB 파워 핸들링 300W 크기(WHD) 18.5×113×32cm 무게 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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