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고민하던 명품 백, 내돈내빌

조회수 2021. 04. 10.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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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고민하던 명품 백. 한 번 입고 말 것 같은 독특한 옷.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렌털 서비스다. 정말 괜찮을까? 긴가민가한 이들을 위해 에디터가 내 돈 내고 빌려봤다. 패션 렌털 플랫폼 사용기.  
쇼핑은 언제나 고민을 동반한다. 무엇을 사야 할지 왜 사야 할지의 문제도 있지만, 쇼핑에 관대한 에디터 같은 사람이라면 충동구매와 손절(?)의 연결고리를 쳇바퀴처럼 돌고 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엔 없으면 안 될 것 같지만 손에 들어오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일은 빈번하게 일어났고 잔뜩 구매하고 시즌이 지나면 처리하지 못해 남은 옷더미가 옷장에 즐비하다. 이런 물욕의 고리를 잠시나마 억누르고 끊어내고 싶은 마음이 과연 에디터뿐일까? 옷을 좋아하고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평소 충동적인 쇼핑에 매번 굴복하고 마는 에디터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Buy’ 대신 ‘Borrow’하기로 한 것. 바로 렌털 서비스다. 패션 렌털 서비스는 시작한 지 꽤 되었다. 이는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들끼리 옷을 빌려주거나 빌려 입도록 옷장을 공유하는 시스템. 내가 사놓고 안 입는 옷을 맡겨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반대로 그 옷이 필요한 사람은 일정 기간을 약속하고 빌려 입는 방식이다. 집을 빌리고, 사무실을 함께 쓰는 등 각종 공유 플랫폼이 경제적인 절약은 물론 환경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시대의 흐름은 패션산업에까지 다다랐다. 실제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패션산업은 국제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는 불명예를 안았고,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넘쳐나는 재고와 폐의류 처리까지 그 과정이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얼마 전 패션하우스 랄프 로렌의 ‘로렌 랄프 로렌’이 의류 대여 서비스 ‘더 로렌 룩’을 출시한다고 밝힌 뉴스를 보니 이 같은 행보의 필요성은 물론 이들의 시작이 어쩌면 패션 생태계를 다시 한번 바꿀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욱 짙어졌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최신 컬렉션으로 옷장을 꾸미는 방법이 조금 더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바뀔 것 같은 예감이다. 하지만 옷을 빌린다는 것은 남이 입었던 옷을 다시 입는다는 뜻이다. 이는 곧 남의 옷을 입을 수 있는가 없는가와 같은 개인의 취향과 정서적인 문제를 포함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제껏 에디터가 이러한 렌털 서비스를 시도해보지 못한 이유와 같다. 괜찮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쯤 옷장과 쇼핑 리스트를 번갈아 쳐다봤다. 지금도 옷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저 많은 옷을 놔두고 또! 장바구니를 열심히 채우고 있는 에디터는 이 솟구치는 물욕을 잠재우기 위해 잠시 빌리기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고를까?
공유 렌털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목표는 꽤 명확하다. 급하게 잡힌 모임이나 행사 등 특별한 날을 위한 포인트 아이템이 필요할 때, 고가의 명품 아이템을 잠깐 사용해보고 싶을 때. 시즌이 명확한 유행 아이템을 충동구매하고 싶을 때. 평소 입어보지 않은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을 때 등이다. 에디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봄을 맞아 기분 전환에 필요한 가방이나 옷을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국내에 있는 패션 공유 플랫폼 ‘클로젯 쉐어’ 앱을 설치했다. 처음부터 화면에 이용권을 구매하라는 버튼과 셰어링 신청하기라는 버튼이 나온다. 제품을 빌릴 것인가? 빌려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화면이다. 제품을 빌릴 것이고 처음이기 때문에 1회권을 선택한다(한 달 주기의 멤버십을 고르면 좀 더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다). 보통은 멤버십 구매 ⇒ 아이템 주문 ⇒ 수령 ⇒ 원하는 기간 동안 이용 ⇒ 새로운 주문 ⇒ 교환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의류 카테고리를 선택해 지금 대여가 가능한 제품, 사이즈와 대략적인 컬러와 계절별, 상황별, 가격대별로 필터를 적용하면 조금 더 나에게 맞는 아이템을 골라서 제안해준다. 생각보다 브랜드는 꽤 다양해 보인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해외 브랜드부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 브랜드와 스파 브랜드까지 알파벳으로 정리되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다. 1회권은 4일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서울 지역에서 오전 8시 이전 주문까지는 당일에 배송된다고. 2만6천원으로 빌릴 수 있는 네이비 컬러의 버버리 니트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집에 있는 체크 패턴 스커트와 어울리는 프레피 스타일의 니트가 필요했는데, 이거면 되겠다! 사실은 클로젯 쉐어에서 가방까지 빌리고 싶었다. 썩 마음에 드는 백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을 때 온라인 명품 쇼핑몰 리본즈에서 운영하는 ‘렌트 잇’이 떠올랐다. 확실히 클로젯 쉐어보다 명품 브랜드 제품이 더 많이 구비되어 있었다. 명품 스타일을 선호하는 취향의 고객에게 어울릴 수 있도록 정리된 모습.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나 액세서리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고가의 가방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한두 번 메보는 건 현명한 소비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여름 한 철이나 겨울에 어울릴 계절감이 드러나는 아이템을 찾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괜찮은 쇼핑이 될 수 있다. 몇 번 들어보고 금방 질리면 반납하면 그만! 복슬복슬한 퍼가 달린 백을 4계절 매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 같은 이유로 봄맞이용으로 경쾌한 스트라이프 패턴의 펜디의 버킷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클래식하진 않지만 밝은 컬러 매치가 포인트인 가방이라 기분 전환이 될 것 같다. 이곳은 특히 렌털하기 전 지금 현재의 제품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실시간 사진이 있어 혹시나 하는 제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아무래도 중고 제품이다 보니 직접 눈으로 보기 전 불안한 소비자의 마음을 캐치한 점이 눈에 띈다. 렌트 잇은 예약을 해서 단기로 빌리는 리저브,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과 라이트 회원으로 구분해(상품 종류에 차이가 있다) 패션 아이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능한 날짜를 선택하면 제품마다 출고 상태를 알려주는 캘린더가 있어 받고 싶은 날짜를 선택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셀린느의 캔버스 백팩을 발견해 렌털하기를 클릭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하는 날짜에는 빌릴 수 없는 상태였다. ‘아! 구매가 아니지!’ 다른 가방을 찾기 위해 명품 가방만을 대여해주는 또 다른 곳을 찾았다. 바로 2019년에 오픈한 ‘마이 시크릿 백’이다. 샤넬, 에르메스, 구찌, 루이 비통, 발렌시아가 등 고가의 명품백만 엄선해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 ‘패션쇼를 보고 구매하고 싶었지만 못 구했던 가방을 멜 수 있어 좋았다’, ‘샤넬의 가브리엘 호보백의 착용감이 궁금해서 빌려봤다’, ‘새 제품처럼 좋은 컨디션의 정품 백을 필요할 때만 빌려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다양한 후기는 렌털 새내기에게 신뢰감을 주기 충분했다. 또한 마이 시크릿 백 자체에서 명품 백 수선 서비스까지 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정말 새것 같은 명품 백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은 가방들이기 때문일까. 렌털 비용도 다른 곳에 비해 고가로 책정되어 있다. 숄더백 기준 하루에 평균 7~15만원대. 3일만 빌려도 몇십 만원이 넘어가는 걸 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결국 니트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 버튼을 누른 다음 날 저녁쯤에 정갈하게 포장된 박스에 담겨 도착했다. 처음 빌려보는 남의 옷에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포장을 열었다. 깨끗하게 고온 살균을 거쳐서 그런지 청결해 보인다. 반사적으로 냄새부터 맡았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빈티지 옷을 세탁한 듯한 특유의 냄새가 나기는 한다. 다행히 사이즈는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처럼 잘 맞았다. 냄새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몸가짐이 조심스러운 건 기분 탓일까? 행여 올이 나가거나 음료를 쏟기라도 할까봐 말이다. 그것 말곤 대체로 만족이다. 몇 번 더 이용해봐도 좋을 듯하다. 다음엔 완전 화려한 프린트의 원피스를 빌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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