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비용을 모으기 위해 거리로 향한 청소년 이야기

조회수 2021. 4. 1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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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어른들은 몰라요> (Young Adult Matters,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 리틀빅픽처스
학교 폭력을 당하는 고등학생 '세진'(이유미)은 자신이 얻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풀기 위해 칼로 자신의 팔을 긋는 '자해'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세진'은 학교 교사와의 성관계를 통해 임신을 하고 만다.

임신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등학교는 난리가 나는데, 이상하게도 '세진'은 어떤 지원을 받기는 커녕 '발설 금지' 각서를 제출하면서 학교를 떠나고 만다.

자연스럽게 거리로 떠밀린 '세진'은 이 상황에서 동갑내기 가출 4년 차 소녀 '주영'(안희연)을 알게되면서, 유산을 위한 비용 마련에 나서게 된다.

문제는 가출 청소년들이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

'유산약'을 주겠다던 남자는 마사지를 하는 척하면서 '세진'을 성폭행한다.

'세진'과 '주영'을 도와주려던 '재필'(이환)과 친구 역시 무언가 꿍꿍이가 있었다.

과연 '세진'은 원치 않은 임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어른들은 몰라요>는 <박화영>(2018년)을 통해 10대 '가출 패밀리'들의 리얼한 생존기를 담아 화제가 된 이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폭행, 성행위은 물론이며, 원조교제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현실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관객의 호불호를 불러 일으켰다.
'박화영'을 맡은 김가희 배우에 대한 연기 찬사도 이어졌지만, '박화영'을 다루는 방법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에 두 번은 보기 힘들다는 평도 상당수였다.

<어른들은 몰라요>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캐릭터의 구성 만큼은 과하지 않았다.

이유미가 연기한 주인공, '세진'은 <박화영>에서 자신이 연기했던 동명의 캐릭터 '세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캐릭터였다.

특히 '세진'의 언행은 훨씬 '유아퇴행'에 가까웠다.

극심한 구타나 고문을 받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유아퇴행'은 그만큼 '세진'이 자신이 받은 모든 것들(폭력이건 사랑이건)을 흡수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EXID 멤버 '하니'로 스타가 된 안희연 역시 '주영'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미지 변신보다는 첫 스크린 연기를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는 안희연은 이 작품을 통해 겉으로는 욕설이나 행동을 통해 강해 보이려는 가출 소녀 '주영'을 확실히 연기했다.

'세진'과 '주영'의 거친 연기는, 세상과 어른들의 냉대로 거리로 내몰린 청소년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 과정을 담아내기 위한 선택임에는 분명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처럼, 이런 이야기를 그저 덮어두고 싶었던 기성 세대 어른들에게는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
한편, 영화는 청소년 낙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러 상황을 제시한다.

이에 이환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할 당시에 한창 낙태 찬반에 대한 논란이 떠들석했었고, 개인적으로 답을 내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이러한 화두를 영화로 옮기면, 관객분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상황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안희연의 캐스팅에 대해서 감독은 "대중적으로 착하고 바른 이미지인 안희연이었는데, 관객들에게 안희연 배우만의 좋은 배신감을 만들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021/04/06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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