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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vs 기능, 미니멀리스트의 소비 기준

조회수 2021. 4. 1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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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중고 사이트를 찾아보면서도, 신상 굿즈가 나오면 아낌없이 지른다. 더욱 까다로우면서도 충동적인 뉴노멀 시대의 미니멀 라이프!
출처: www.shutterstock.com

미니멀 라이프라고 해서 무조건 지갑을 닫아야 하는 건 아니다. 모든 소비를 옥죄는 건 옛 방식. 라이프스타일이 견고해지면서 미니멀 라이프의 소비도 다채로워진다. 최소한의 삶을 지향할수록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선택하고 취향이 드러나는 소비를 한다. 이와 동시에 더 깐깐하게 따지는 것도 늘어난다.

EMOTIONAL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

철저히 따져가며 소비하는 동시에 앞뒤 돌아보지 않고 지르는 것도 있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리셀까지 염두에 둔 소비

B는 나이키의 새로운 한정판 모델이 발매되면 무조건 드로우에 응모한다. 갖고 싶은 모델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선착순이 아닌 추첨을 통해 당첨된 이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래플(Raffle)은 요즘 핫한 패션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마케팅 방식. 굳이 그 제품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어 일종의 재테크이자 하나의 놀이로 취급되기도 한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생겨나며 리셀이 더욱 편리해진 요즘, 좋아하거나 희소성 있는 브랜드의 제품은 일단 사고 본다.


굿즈는 여전히 대란

미니멀리스트의 방에도 굿즈는 있다. 다른 건 몰라도 플레이모빌만큼은 사수하고 방 한편에는 레트로 바비를 전시하는 코너가 따로 있다. 이미 라이언 담요와 쿠션,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지만 새로운 인형이 나온다는 소식에 또 결제 버튼을 누르고야 만다. 좋아하는 것은 더 격렬하게 좋아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요즘 방식이다.


워너비의 아이템을 ‘손민수하다’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주인공 홍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손민수다. 이후 밈이 된 ‘손민수하다’ ‘손민수템’이라는 말은 동경하는 이의 패션이나 그가 산 아이템을 따라 사는 것을 뜻한다. 블랙핑크 제니의 방에 놓인 거울, 아이유의 머리띠, 레드벨벳 조이의 원피스 등 동경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아이템을 그들이 구매했다는 이유로 따라 산다. ‘왓츠 인 마이백’ 콘텐츠가 유행하는 것도 이러한 수요 때문이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미니멀해질수록 높아지는 브랜드 충성도

아이폰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이면 출구가 없다. 이어폰은 자연히 에어팟으로 대체되고 노트북은 맥북으로 빠르게 교체된다. 앱등이에게 선택권은 없다. 맥북 다음엔 아이맥이냐 아이패드냐의 선택지만 기다리고 있을 뿐. 자신도 모르는 새 애플워치까지 지르고야 마는 것이 이 이야기의 결말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자부하지만 자신이 열광하는 브랜드 앞에서는 이성보다 감성이 앞선다. 아무리 디자인이 뛰어나고 성능이 우수한 경쟁사 제품이 나와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할수록 취향을 뚜렷이 드러내는 소비를 한다. 미니멀리스트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몇 벌 되지 않는 옷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이고 디지털 기기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일 때가 많다. 충성하는 브랜드의 생태계로 자신의 세상을 구축해나간다.


화제가 되는 건 일단 경험해보기

2020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스트리밍 라이프’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풍조를 일컫는다. 쓸데없이 나가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2만원짜리 초밥 대신 3000원짜리 김밥으로 때울 때가 많지만 동시에 편의점에서 신기한 과자를 발견하면 망설이지 않고 사는 것이 일례다. 파맛 첵스는 어마어마한 화제와 함께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요즘은 초코맛 꼬북칩을 눈에 보일 때마다 사는 이들이 부지기수.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이라 그렇다기보다 유명한 것, 회자되는 것, 신박한 것은 일단 경험하고 보자는 심리에 가깝다. 스타벅스에 계절 메뉴가 새로 나올 때마다 괜히 사서 먹어보는 것도 마찬가지. 오감을 깨우는 새로운 자극에는 지갑을 열게 된다.


큰돈 들이지 않는 귀여운 취미

인스타그램에서 #스꾸를 검색하면 28만 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스꾸는 ‘스티커 꾸미기’의 준말. 요즘 유행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스꾸를 들 수 있겠다. 텐바이텐에 따르면 데코 스티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었다고 한다. 비싸거나 대단한 물건을 사는 대신 작고 귀여운 스티커로 물건을 꾸미는 것은 새로운 취미이자 소소한 놀이가 됐다.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든 요즘, 스꾸족들은 최소한의 가구가 놓인 방에서 소지품 꾸미기에 열중한다. 다이어리뿐 아니라 에어팟 케이스, 휴대폰, 노트북, 친구들과 찍은 사진 등 모든 것이 스꾸의 대상이 된다.

FUNCTIONAL
깐깐하고 기능적 접근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허투루 지갑을 열지 않는다. 뉴 미니멀리스트의 소비는 더 까다롭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체험과 경험 이후 소유

자동차마저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세상이 머지않아 펼쳐질 거라고 많은 이들은 말한다. 그 미래는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올지도 모른다. 가지고 싶은 물건을 영원히 내 것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뉴 미니멀리스트의 등장 덕분이다. 100일 동안 써보고 불편하면 반품해도 되는 한 매트리스 브랜드는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고 한샘은 가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굳이 소유하지 않거나 소유하더라도 신중하게 따져보는 숙려 기간을 가지길 선호한다. 이사를 갈 때마다 새집과 어울리지 않아 처치 곤란이 되는 가구들이 줄어드는 것은 더 간소한 삶을 위한 실천이자 무해한 인간이 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기능을 구매

가전제품을 사러 가면 의외의 혼란에 빠진다. 사고 싶은 제품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서도 화려한 기능을 자랑하는 모델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기 때문이다. 기능을 하나 더 장착할수록 가격도 높아지고 더 편리해 보이지만 막상 구매하고 나면 한두 가지 기능만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겠다는 미니멀리즘의 정의는 소비로도 이어진다. 밥솥은 수많은 기능 대신 밥 짓는 기능에 충실한 것을 고른다든지 로봇청소기가 물걸레질까지 잘하는 걸 바라진 않는다든지. 최고보다는 ‘이것으로도 충분한’ 소비를 한다.


새것보다 중고를 선호하는 사람들

비싸게 주고 산 가전제품이지만 생각보다 쓸모가 없거나 싫증이 나서 구석에 처박아두게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조건 새것만 추종하던 시절을 지나 중고거래를 오히려 1순위에 두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오래 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지만 생활에 도움될 것 같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을 선호한다. 와플기나 에어프라이어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구미가 당기지만 잠깐 쓰다 말 것 같아 중고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감가상각이 큰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일단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매물을 찾아본다.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나올 때마다 베란다에 쌓이는 구형 가전들은 가계에 낭비가 될 뿐 아니라 지구에도 해가 되니 말이다.

출처: www.shutterstock.com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로의 진화

삶에 대한 견고한 취향이 자리하면서 ‘반드시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제품도 하나씩 늘어가기 시작한다. 똑같은 치약을 몇 년째 쓴다든가 가위는 반드시 이 브랜드의 제품이어야 한다든가. 충성스러운 소비자가 되면 자신이 쓰는 제품의 개선할 점도 잘 보인다. 불편한 점이 있거나 제품을 보완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열려 있는 브랜드는 소비자의 이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 많은 마니아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온전히 나를 위한 셀프 커스텀 메이드

내가 입고 쓸 거라면 차라리 직접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요한 것을 그냥 구매하는 것보다 몇 배 번거롭고 시간도 들지만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직접 관여할 수 있으니 마음이 놓인다. 자신의 피부 상태와 취향에 꼭 맞는 비누를 찾다 수제 비누 클래스에 등록해 몇 개월치를 만드는 식이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니 더욱 안심할 수 있다. 최근 이런 소비가 늘어난 것은 집콕 트렌드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나를 돌보는 새로운 방식이다.


식재료의 유통 과정까지 깐깐하게

계란 한 판을 살 때 확인하는 것들이 늘었다. 그동안 계란을 살 때 기준점이 된 것은 가성비였지만 요즘은 돈을 더 주고서라도 동물복지와 자신의 건강을 위한 계란을 사려고 노력한다.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은 닭의 사육 환경. 계란 껍질에 표기된 난각 번호 중 마지막 한 자리는 닭이 자란 환경을 알려주는 숫자다. 1번은 자연방사, 2번은 계사 내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를 뜻한다. 더 비싸지만 가급적 1번이나 2번 환경에서 자란 계란을 사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쌀이나 과일, 채소를 구매할 때는 농가의 사진이 있는 곳을 더 신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축산물이나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제품의 이력을 추적하는 소비자가 늘수록 우리 모두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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