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질레트가 다큐멘터리를 만든건 넷플릭스 때문?

조회수 2021. 04. 16.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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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다큐멘터리 봇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췄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대로 있을 순 없다. 지난해 3월 선수 확진으로 시즌을 중단한 NBA는 'NBA 버블'을 통해 다시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스포츠 리그 선수들도 다시 경기장에 설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HBO가 선보인 다큐멘터리 '스포츠가 멈춘 날(The Day Sports Stood Still)'은 스포츠 셧다운 사태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일상을 담았다. 에미상 수상자 '앙투안 푸콰' 감독이 참여한 이 다큐멘터리는 나이키가 제작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빼앗긴 브랜드들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다. 콘텐츠 소비가 TV에서 OTT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광고주들도 OTT로 눈을 돌렸다. 문제는 광고가 없는 구독형 OTT. 젊은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넷플릭스에는 브랜드가 파고들 틈이 없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퀄리티 높은 콘텐츠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하는 브랜드 콘텐츠 전략이다.

출처: HBO·Nike·Gillette l 디자인=인터비즈 조은현

브랜드 다큐멘터리

'스포츠가 멈춘 날'에선 NBA 시즌 잠정 중단 이후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선수 협회장 '크리스 폴'과 일부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당시 심정, 경기 준비 과정 등을 소개한다. 시즌 재개를 위해 협회에서 마련한 특별 시설 'NBA 버블' 안 선수들의 일상도 담아냈다. NBA 버블은 디즈니 랜드를 대여해 만든 시설로, 서울시 면적의 10분의 1 수준이며 22개 팀이 한 공간에서 합숙하고 경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철폐를 지지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담았다. 2016년 흑인 과잉 진압에 대해 항의한 '캐퍼닉' 선수를 광고 모델로 선정하는 등 이전부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보여 온 나이키의 행보와 결을 같이 한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2020년 5월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
출처: HBO
스포츠가 멈춘 날 포스터

작년 10월 질레트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우승을 위한 노력(The Cost Of Winning)'을 선보였다. 볼티모어 미식축구 팀 이야기를 다룬 이 콘텐츠 제작 역시 HBO MAX를 비롯해 SMC 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참여했다.

기존 질레트 광고에선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다큐멘터리에는 루키급의 팀 이야기를 다뤘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서포트하는 코치진과 그들의 아버지 등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출처: 질레트(Gillette)
우승을 위한 노력 포스터

해외 브랜드만 다큐멘터리에 주목한 것이 아니다. 최근 토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FINTECH - BEHIND THE SIMPLICITY)'를 공개했다. 간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기까지의 과정, 토스의 기업 문화 및 일하는 방식 등을 들려준다. 약 50분 분량의 해당 영상은 2주 만에 조회 수 94만 회를 기록했다.

브랜드에 대한 다각적인 견해를 담기 위해, 17명의 토스 팀원 외에 초기 투자자로서 성장을 지켜봐 온 알토스 벤처스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추가했다. 토스 커뮤니케이션 팀이 기획 및 제작을 총괄했으며 약 30~40명의 스태프가 참여해 7개월 만에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출처: 토스(toss)
토스 다큐멘터리 포스터

OTT 시대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한 전략

최근 3년간 미국 시장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주요 OTT 이용률이 연평균 13%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필요한 광고주들도 OTT에 몰리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WARC에 따르면 작년 기준 광고주들이 TV에 지출한 광고 비용은 19년보다 10% 감소한 반면, 유튜브처럼 광고 기반 OTT에 지출한 비용은 12% 증가했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 소비자들의 작년 OTT 이용률이 2019년 52%에서 66%로 상승했다.

OTT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브랜드가 노출될 기회는 없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유료 기반의 OTT 플랫폼은 중간 광고를 삽입하지 않을뿐더러, 광고 기반의 유튜브도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는 유료 OTT에 독점 공개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내세워 무료 플랫폼에서도 소비자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OTT 시대에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할리우드 수준의 브랜드 다큐멘터리 제작 사례가 늘었다"고 표현했다. 할리우드에 유명 제작사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또한 "OTT 서비스로 인해 짧은 광고로 소비자와 연결될 기회가 줄었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직접 장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와의 주요 접점인 OTT 플랫폼이 중간 광고의 비중을 줄여가는 만큼, 완성도 높은 브랜드 콘텐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브랜드 다큐멘터리 한 편에 할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제작진이 투입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구독 기반 OTT 플랫폼의 인기 속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양질의 브랜드 다큐멘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 이한규 박은애 ㅣ 디자인 조은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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