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댕댕,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

조회수 2021. 04. 21.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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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그리고 강아지?

Law and dogue

JTBC 드라마〈부부의 세계〉가 전국을 강타하던 2020년 어느 날,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결혼 6년 차인 지인은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고, 몇 시간에 걸쳐 증거 수집 방법 등을 상담했다. 여러 증거를 수집한 후 소송에 들어갔고, 걱정한 것보다는 무난하게 이혼이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내가 자신의 이름으로 동물 등록한 반려견 ‘쫑이’(가명)를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반려견의 친권과 양육권은 어떻게 되나요?


반려견에게는 친권이나 양육권이라는 개념이 없다. 반려견은 자동차나 휴대폰과 같은 물건이기에 소유권의 대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법원이 반려견의 친권이나 양육권을 정해줄 수 없고, 양육비나 면접교섭권에 대한 내용도 정해줄 수 없다. 법원은 소유권자가 반려견을 데려가도록 판결할 뿐이다.


반려견의 소유자는 누구인가요?


민법 제830조에는 “부부 중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한다”라고 규정돼 있고, 또 “부부의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재산은 부부의 공유로 추정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즉, 반려견을 처음에 누구 돈으로 샀는지가 소유권의 1차적 판단 기준이 된다. 그 밖에도 반려견의 경우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 등록을 하게끔 되어 있는데, 동물 등록 시 소유자를 누구로 기재했는지도 판단 기준이 된다.


아내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다면 무조건 아내가 데려가나요?


민법상 반려견은 물건이므로 이혼 시에는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된다. 아내가 소유자라면 원칙적으로는 아내가 데려갈 가능성이 높지만, 예외가 있다. 법원은 “재산이 비록 부부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부부의 협력으로 획득한 재산이라면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혼인 전부터 남편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라 하더라도 그 재산의 유지•증가를 위해 아내가 기여하였다면 그 증가분에 대해 재산 분할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므1020 판결 등). 


따라서 반려견이 아내 소유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남편이 반려견을 키웠다면 반려견은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재산 분할은 어떻게 하나요?


예를 들어, 반려견의 가치를 10만 원으로 산정해 아내에게 반려견의 소유권을 주고 아내가 남편에게 5만 원을 지급하도록 한다면, 남편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경매 분할의 경우 반려견을 경매에 부치고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을 부부가 나누는 것인데, 실무적으로는 경매 분할 방식 자체를 활용하지 않는 추세다. 결국, 법원은 반려견의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는 부부가 합의하도록 권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아이를 경매로 내놓는다고요?


우선 법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 보통 반려견을 키우기 전까지는 ‘반려견은 물건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도 상당수인지라 무작정 판사를 비난하는 건 무리가 있다. 2016년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는데, 이혼하면서 반려견 2마리에 대한 양육권•면접교섭권을 주장한 부부에게 당시 판사는 “개는 개일 뿐이고 가족으로 볼 수 없다. 분쟁이 계속된다면 개를 팔아 수익금을 나누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소송을 각하(재판 대상이 아님)했다.

반려견도 가족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차츰 반려견의 양육권을 고려하는 법이 제정되고 있다. 알래스카, 일리노이에 이어 캘리포니아에서는 2018년 입법을 통해(Assembly BillNo. 2274)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고 반려동물의 권리와 이익을 고려해 양육자를 지정하도록가족법을 개정했다.

WRITER 한재언 변호사


베들링턴테리어 ‘몽이’를 4년째 키우고 있는 집사.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법제 이사로 동물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법조계 대표 오피니언 리더다. 현재 유튜브 반려견 채널 ‘몽글라이프 TV’를 운영하며 많은 반려인과 소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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