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빼버린 CJ올리브영 "배송서비스는 직영점에서만.."

조회수 2021. 04. 22. 15: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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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배송서비스 가맹점 제외 논란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앱에 탑재된 ‘오늘드림’이란 서비스를 통해서다. 문제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직영점에서만 운영한다는 점이다. 올리브영 가맹점 236곳에선 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다. 오늘드림 방식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가 올리브영의 ‘직영점 퍼스트’ 전략을 단독 취재했다.

출처: 뉴시스

“로켓보다 빠른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H&B(Health&Beauty) 스토어 시장점유율 1위 올리브영이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8년 12월 처음 선보인 ‘오늘드림’을 통해서다. 오늘드림은 고객이 올리브영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밤 8시 전 주문한 제품을 3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결제 금액이 3만원 이상일 경우 무료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배송은 올리브영과 제휴를 맺은 이륜차 배송전문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화장품도 눈 깜짝할 새 배송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운 덕분인지 오늘드림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직장인 김현경(29)씨는 “폼클렌저가 급하게 필요했는데 사러 나가기 귀찮아 오늘드림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게 됐다”면서 “30분 만에 제품이 도착할 정도로 편해서 종종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오은영(33)씨는 “화장품의 경우 가격대가 높은 편이어서 매장에서 구입할 때도 2만~3만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3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이 되고 배송 속도도 빨라 편했다”고 평했다.

이런 소비자의 반응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월 1일~12월 21일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2019년 대비 13배가량 증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올리브영의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이를 발판으로 올리브영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8603억원으로 전년(1조9600억원) 대비 소폭(5.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8%(879억원→1018억원) 증가했다.

[※참고: 경쟁 브랜드인 롭스(롯데쇼핑)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롯데마트 사업부로 통합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리브영의 독주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특히 온라인 매출 비중이 껑충 뛰었다. 2019년 10.6%이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7.9%로 7.3%포인트 높아졌다. 오늘드림 등 배송서비스가 올리브영의 실적과 직결되는 중요한 축이 됐다는 얘기다. 

출처: 뉴시스

문제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에서만 제공한다는 점이다. 올리브영 점포 1259개(4월 현재) 중 오늘드림 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는 직영점 600여 곳뿐이다. 가맹점 236곳은 이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오늘드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 배송지와 가까운 직영점에서 제품이 배송된다는 점 ▲오늘드림 서비스의 배송 지역이 서울의 거의 모든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이 입을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

직영점에서만 배송하는 오늘드림 방식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참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점 사업자의 영업지역 내에 동일한 업종의 자기 또는 계열사의 직영점 · 가맹점 등을 설치할 수 없다.]

이성훈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이렇게 꼬집었다. “비대면 쇼핑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직영점에서만 오늘드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가맹점이 소외될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매출 피해도 입을 수 있다. 가맹점에 이 서비스를 당장 확대할 수 없다면, 주변 가맹점과 이익을 공유하는 등의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올리브영 측은 “대형매장이 많은 직영점 위주로 오늘드림 서비스를 운영해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여러 점포(직영점·가맹점)에 이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리브영이 얼마나 빨리 가맹점을 위한 전략을 펼칠지는 알 수 없다.

올리브영 본사가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단적인 예다. 올리브영의 한 가맹점주는 “오늘드림 등과 관련한 의견은 본사 승인을 거친 후에만 낼 수 있다”면서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이성훈 교수는 “본사가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가맹점주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의견 표출을 막는 등의 과도한 통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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