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느 정도길래..오세훈이 콕 집은 시범아파트 상황

조회수 2021. 04. 23. 13: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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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대통령께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직접 방문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혀 왜 하필 시범아파트를 콕 집어 얘기했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출처: /남강호 기자
[땅집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내려다본 시범아파트.

오 시장은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만큼 향후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거론한 것은 그만큼 이 아파트가 재건축 규제의 문제점을 한눈에 드러내는 대표 단지라고 여겼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오 시장은 “저 역시 현장에 가보고 그 심각성을 피부로 실감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오 시장 말대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그간 서울시 규제 탓에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아파트는 1971년 12월 입주했다. 올해 준공 51년을 맞았다. 최고 13층 24동에 584가구다. 여의도에서 한강이 가장 가까운 아파트다. 여의도 63빌딩 맞은편으로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까지 걸어서 10분쯤 걸리는 여의도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아파트로 꼽힌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파트가 너무 낡아 물이 새거나 곰팡이가 피고, 녹물이 나와 살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옥탑과 지붕층, 발코니에서는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떤다고 한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정비위원장은 “매년 누수는 물론 각종 안전 사고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50년된 수도관 때문에 녹물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땅집고]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변화.

이 아파트는 2008년 재건축 추진에 나섰지만 13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2가지 문제가 큰 걸림돌이다. 우선 지구단위계획 수립이다. 이 아파트는 1977년 ‘아파트지구’로 지정돼 과거에는 정비구역 지정 없이 재건축이 가능했다. 실제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사업시행자(한국자산신탁)도 지정했다. 그런데 이듬해 문제가 터졌다. 서울시가 아파트지구를 대체할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향후 절차 진행을 무기한 정지시킨 것. 2018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와 용산을 통개발하겠다며 ‘마스터플랜’ 수립을 추진했다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잠정 중단하고, 지금까지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미루고 있다.


시범아파트뿐 아니다. 여의도 일대 대부분 아파트가 비슷한 상황이다. 여의도에는 지은 지 40년 넘은 16개 아파트(91개 동·8086가구)가 있지만,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안전진단이다. 시범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 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1월 미성아파트(577가구)와 은하아파트(360가구)가 정밀안전진단 전 단계인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 관문을 통과해 16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 1차 관문은 통과했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1977년 준공, E등급)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출처: /국토교통부
[땅집고]재건축 안전진단 항목별 가중치 변화.

문제는 적정성 검토가 너무 까다롭다는 것.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안전진단 평가기준을 강화해 주거환경과 노후도 가중치를 기존 10%에서 15%로,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20%에서 50%로 대폭 높였다. 시설이 낡고 주거 환경이 불편해도 구조적으로 위험이 없다면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안전진단 평가기준이 강화되면서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관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했다. 6·17 대책 이후 서울에서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삼환도봉 아파트 단 1곳에 그친다.


서울시는 21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서울시는 “현행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2018년 2월 변경되면서 주거환경이나 설비 노후도처럼 주민 실생활 관련 사항보다 구조 안전성에 중점을 두면서 안전진단 통과를 어렵게 만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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