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핵전쟁 위기, 소련의 기밀을 털어낸 스파이 실화

조회수 2021. 04. 2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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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더 스파이> (The Courier,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더 스파이> ⓒ TCO(주)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는 '냉전'에 돌입한다.

전 세계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은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무기로 내건 동유럽을 지배한 소련과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자 '마셜플랜'을 통해 서유럽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미국의 대결이 심화한 것.

스탈린은 이런 대결 구도를 통해 소련을 패권국가화 시켰는데, 미국의 강력한 힘을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봤기에 직접 대립할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하곤 했었다.

'냉전의 대리전'인 1950년 6.25 전쟁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스탈린이 1953년 사망한 후, 소련의 정권을 장악한 인물은 니키타 흐루쇼프였다.

흐루쇼프는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유일한 카드가 핵무기가 탑재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라 여겼다.

ICBM 로켓인 'R-7'을 완성한 소련은 핵탄두 대신에 '스푸트니크 1호' 위성을 탑재해 우주로 쏘아올렸다.

미국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소련이 미국 본토 어디에든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ICBM 개발에 나서면서도, 이 미사일이 대량 살상무기에 쓰여지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NASA(미항공우주국)였고,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발'이라는 대의 명분을 앞세워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더 스파이>는 이런 지식을 알고 가면 좋은 영화다.

처음에 설명이 들어가긴 하지만, 최소한에 그치기 때문.

영화는 소련의 기밀 문서를 미국 CIA와 영국 MI6에 넘기려는 소련 군사정보국 소속 '올레크 펜콥스키'(메랍 니니트쩨) 대령과 그가 전달한 정보들을 서방 세계에 넘기는 평범한 영국 사업가 '그레빌 와인'(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더 스파이>의 원제는 '더 커리어(The Courier)'로 운반원을 의미한다.

영화는 '기밀 문서 운반원'인 '그레빌'이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정보를 반출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 반복에서 오는 긴장감은 영화 전반을 짓누른다.

실제로 두 사람은 약 5천 건의 소련 군사 기밀을 서방 세계에 전달했다.

이른바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1962년)와 관련한 정보들은 그 중 하나였다.

친소련 정책을 펼쳤던 피델 카스트로의 손아귀에 있던 쿠바는 미국과 200km 이내 거리에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였고, 소련은 이곳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었던 것.

미국과 소련의 갈등은 1주일간 최고조에 이르렀는데, 그 결과 양국 정상은 '핫라인'을 개설했다.('핫라인'이 없던 상황에서 '흐루쇼프'가 라디오로 '미사일 철수' 제안을 했고, 미국은 잠시 이를 의심했기 때문)
영화로 돌아가, '쿠바 미사일 건설' 첩보 등으로 인해 '올레크'와 '그레빌'은 더욱 위기에 노출되고 만다.

그 위기에서 두 사람이 본 공연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발레였는데, 이 발레는 두 사람의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작품의 주인공인 '오데트' 공주는 악마 '로트발트'의 저주에 걸려 낮엔 백조로 변했고, '지그프리트' 왕자는 '오데트'에게 반해 이 저주를 끝내려 한다.

작품의 결말은 공주, 왕자, 악마가 모두 죽는 비극이 있고,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처치한 후, 두 사람이 행복의 나라로 향한다는 '해피 엔딩'이 있다.

'올레크'와 '그레빌'은 모두 죽는 것이 아닌, 해피 엔딩을 원했을 것이다.

<백조의 호수>를 관람한 두 사람이 기립 박수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캐릭터들의 상황에 이입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올레크'와 '그레빌'은 결국 다음 순간 소련 당국에 의해 잡히고 만다.

영화는 두 사람의 고초, 특히 '그레빌'의 상황을 집중해서 보여준다.

'그레빌'은 체포 직후 강제로 삭발당하며,(먼저 개봉한 <모리타니안>(2020년)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군인다운 숏 컷으로 등장하는데, 이 영화를 먼저 찍은 후에 <모리타니안>에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변한다.

영화에 극도로 몰입할 수 있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제5계급>(2013년)의 '줄리안 어산지', 첫 아카데미 후보작 <이미테이션 게임>(2014년) 속 '앨런 튜링', <커런트 워>(2017년)의 '토머스 에디슨' 등을 훌륭히 소화한 '실화 전문 배우'답게,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화 말미에 보여주는 '올레크'의 실제 푸티지 영상과도 닮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액션이 오가는 추격전이나, <셜록>과 같은 추리극이 아닌 상황에서, 반복된 상황을 통해 스파이의 세계에 점차 빠져들어가는 '그레빌'의 내면을 탁월히 소화했다.

역동적인 액션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하겠으나, 그의 전작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년)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2021/04/14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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