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트레일러 가라사대]
지금부터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
# 저는 유품정리사입니다
그루가 하는 일은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 고인이 남겨둔 물건들을 통해 마지막 하루를 되새기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혹여나 생전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발견하면 그걸 '배달'하는 것까지도 그루가 생각하는 유품 정리다. 상구는 반드시 남은 이야기를 전하려는 그루에게 그렇게 하지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루에게는 그것이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이다.
# 우리 상구는요
상구는 갓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죽은 형이 남긴 유언 때문에 전혀 친분 없는 조카 그루와 한집에서 살게 된 상구는 그루에게는 '민폐덩어리'다.
첫날부터 '오늘부터 내가 이 집 주인'이라며 뻔뻔하게 굴더니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건 기본이요, 말투도 영 까칠하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그러던데.
돌아가신 분들도 말씀하실 수 있다고."
꼴통 기질 가득하고 까칠한 상구지만, 따뜻한 말을 건넬 줄도 알고, 미소를 지을 줄도 안다. 그는 원래 따뜻했던 사람이었을까. 혹은 상구와 지내며 변한 걸까.
거친 외양과 행동을 가진 상구의 내면에는 어떤 면들이,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 우리 그루는요
그루는 특별하다.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사회적 교류를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누구보다 기억력이 좋고, 약속과 규칙은 반드시 지킨다.
물고기의 이름이나 특성을 완벽하게 외우고 있고, 한 번 본 모습은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기억해낸다. 깔끔한 것도 좋아한다. 일을 할 때는 고인에게 인사를 하고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그루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였다. 그루와 언제나 함께했던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그루는 아빠가 가르쳐준대로 유품정리를 하며 고인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읽어낸다.
# 떠난 이들의 이야기
삶을 마감하게 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이들 모두에게는 사랑이 있었고, 고난이 있었고, 희망과 꿈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잊혀질 이야기일지 몰라도 그들은 분명 자신 삶의 주인공이었다.
'무브 투 헤븐'은 그루와 상구, 나무(홍승희)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도 '무브 투 헤븐'의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