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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막내PD가 웹드라마로 150억 투자받기까지

조회수 2021. 5. 5.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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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MZ세대가 열광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는 <인간극장>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방송국 PD였습니다. 연출보다 비즈니스에 더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고 하죠. 이민석 대표는 TV 관계자 누구도 유튜브를 주목하지 않을 때, 영상 플랫폼의 미래를 예측하며 웹드라마 장르를 개척합니다.


수많은 히트 IP를 만들어내며 MZ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와이낫미디어. 단돈 500만 원으로 드라마를 찍었던 독특한 제작 방식과 성공 비결을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숏폼과 미드폼*의 드라마 및 예능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와이낫미디어의 대표 이민석입니다. 창업한 지는 5년 정도 됐고 약 100여 개의 시리즈, 1,200편 분량의 에피소드를 제작했습니다.

* 15분 내외의 분량을 숏폼(Short-form), 30-40분 내외를 미드폼(Mid-form)으로 구분하고, TV 드라마는 60분 이상의 롱폼(Long-form)으로 본다.


유튜브 채널을 포함한 전체 구독자 수를 합하면 대략 420만 명 정도 되고 이중 대략 30%가 해외 팬들, 97.5% 정도가 MZ세대입니다. 월평균 조회수는 3,000만 정도, 많을 때는 5,000만까지 나오고요.


현재 텐센트의 동남아 플랫폼과 태국의 트루비전이라는 굴지의 OTT 플랫폼 그리고 일본의 후지TV가 운영하는 플랫폼 FOD에 와이낫미디어의 작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Q. 방송국 PD로 일하면서 어떻게 유튜브라는 새로운 기회를 알아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인간극장> 팀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예능이나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했는데, 그때도 연출은 나쁘지 않게, 잘했어요. 그런데 연출보다는 비즈니스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11년에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행사에 연수를 갔다가, 유튜브 시장이 태동하는 걸 봤어요. 일반적인 TV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유튜브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유튜브가 미디어 시장 질서를 완전히 재편할 수 있다고 봤죠.


제가 원래 공돌이거든요. 기술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니즈가 커지고, 그에 따라 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어요. 나중에는 유튜브 플랫폼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영상도 스트리밍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할 거라고 예측하면서 사업을 시작하잖아요. 당시 저의 가장 큰 전제는 콘텐츠 수요가 엄청나게 많아진다는 거였어요. 결국 콘텐츠가 부족할 거라는 거죠. 그러면 누가 필요할까요? 뭐가 필요할까요?


제작을 할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업계에 기라성 같은 감독님, 작가님들이 있지만, 그분들이 그 많은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계획을 짰어요. 젊은 크리에이터를 육성해가면서 돈이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거죠.


당시에는 가장 돈이 되는 콘텐츠가 드라마였거든요. 길고, 양도 많고, 팔 데도 많고요. '리스크가 적은 예산으로 드라마부터 시작해서 IP를 계속 축적해보자'라는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Q.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라는 히트 IP를 프랜차이즈화한 전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모으지 않았어요. 한정적인 예산 안에서 제작할 수 있는 팀을 먼저 생각했죠.


성공의 기준을 낮게 잡은 거예요. 성공의 기준이 낮으면 돌아오는 보상도 적을 거잖아요? 그래서 제작비도 낮게 잡은 거죠. 그렇게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한번 돌려본 거예요. 초기에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제작비 500만 원짜리도 있었어요.


그런 드라마를 여러 편을 제작해서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습니다. 다만 '하나의 히트 IP가 나오면 반드시 프랜차이즈로 만든다'라는 전략은 있었어요. 그렇게 몇 번의 실패를 겪고 나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잘된 거죠.


거기서 소구 포인트를 잡고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주연 배우와 함께 스핀오프 시리즈를 만들었어요. IP를 하나 개발하면 그 IP의 스핀오프, 시퀄, 프리퀄이 전체적으로 다 연관이 돼 있어요. 그런 식으로 꾸준히 제작을 해왔습니다.

근무 중인 와이낫미디어의 구성원들

Q. 와이낫미디어는 경력이 없는 젊은 크리에이터를 꾸준히 발굴해 기회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저의 근원적인 철학이라고 한다면, 콘텐츠의 흥행을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는 거예요. 콘텐츠는 어느 한 회사가 다 잘할 수 없어요. IT 사업은 활성 사용자를 잡고 시장을 지배해버릴 수 있지만, 콘텐츠는 항상 그 승자가 바뀝니다.


콘텐츠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흥행 승률이 높은 회사예요. 그건 기업 자체의 문화도 좋은 거고, 사용자와 피드백 소통이 원활해서 니즈를 잘 파악한다는 거고, 좋은 창작자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뜻이에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가 있는데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가 아들 이름을 '춘추'라고 지어요. 세월이라는 뜻인데, 그러면서 덧붙인 대사가 되게 좋았어요. "가장 강한 것은 세월이다."


미실도 세월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다는 거죠. 미실이 지금은 저렇게 강해도 세월 앞에선 장사가 없으니 내 아들이 커서 미실을 이겨낼 거라는 의미로 지은 거예요. 저에게는 그 대사가 굉장히 깊은 영감이었어요. 결국에 영원한 건 없으니까요.


콘텐츠 시장에서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중요한 이유죠. 그들이 와이낫미디어의 토대와 환경 안에서 계속 성장해간다면 앞으로 부가가치가 계속 생성될 거라는 기대가 있거든요. 그래서 아주 경험도 없고, 이제 갓 시작한 친구들에게 연출 기회를 주고 서로 트레이닝하게 한 거예요.


경력이 없는 젊은 사람들, 연차가 5년이 안 되는 초보 크리에이터를 계속 데뷔시키며 작업하는 미디어는 아마 저희가 유일할 거예요. 대신 하나의 룰이 있어요. 누군가 연출을 맡았으면, 그 친구는 다음 작품에서 누군가의 조연출이 되는 거예요.


연출을 한번 맡았다고 해서 무조건 감독님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재밌는 구조예요. 그렇게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계속 돕는 거고요. 돕는 스태프들이 있고, 이를 리딩하는 프로듀서가 있고, 그렇게 팀을 만들고 순환되는 젊음으로 작품을 만드는 겁니다.

와이낫미디어의 드라마들

Q. 지금까지 제작한 시리즈가 100여 개 이상, 편수로 치면 1,000편이 넘습니다. 압도적인 생산성인데요. 와이낫미디어의 콘텐츠 생산과 유통 방식을 좀 더 설명해주시죠.


저희의 자랑거리가 바로 생산성이에요. 굉장히 많이 만드는데, 품질이 좋고 히트율도 높습니다. 그런데 제작비 회수도 일정 부분 잘 해내요. 그걸로는 아마 우리나라에 경쟁자가 없을 거예요. 처음부터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느낀 점 때문이에요.


방송사는 기본적으로 영상을 패키지로 팔거든요. 라이브러리가 존재해서 일부를 팔거나 통째로 팔기도 하죠. 그걸 보면서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려면 무조건 라이브러리를 만들어야 하고, 종류도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드라마와 예능을 같이 했던 거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저희가 패키지를 해외에 유통하게 됐어요. TV에 파는 게 단가가 높지만, OTT에 팔았죠. 적은 돈을 받았고 특별한 협상도 없이 몇 작품을 콘텐츠로 제공했어요. 콘텐츠 조회 수가 나오기 시작하면 OTT에서 다시 거래를 요청하기 때문에 그때 가격을 올리면 되거든요.


조금씩 신뢰도가 쌓이면 그때부터는 콘텐츠 라인업을 첫 번째로 계속 보여줍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협력사를 통해 해외 유통을 키워왔어요. 단기간에 이룬 건 아니고, 매년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면서 늘 하던 대로, 소처럼 꾸준히 키워왔습니다.

Q. 와이낫미디어가 가진 스타트업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보통의 스타트업은 일단 회사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면 기존 플레이어와는 공생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 같아요. 과거의 문제를 극복하고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면서 엄청난 퀀텀 점프를 이뤄 유니콘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니까요.


그런데 콘텐츠 산업은 그런 그림이 아니에요. 콘텐츠 산업 전체를 키우는 데 이바지해야 유니콘이 되고 데카콘이 될 수 있어요. 비즈니스 하나가 산업이 되어버리기도 하고요. 해리포터가 그런 예죠.


기본적으로 콘텐츠는 영향력을 쌓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콘텐츠 자체가 커머스를 일으키기도 하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으니까, 와이낫미디어의 콘텐츠도 그런 의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와이낫미디어의 슬로건이 '새로운 세대를 위한 콘텐츠 프랜차이즈'인데, 콘텐츠 창작 주체는 MZ세대로 두고 사업 방식은 IP 프랜차이즈화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션을 세웠어요. 그 방향대로 계속 일을 해왔습니다. 그게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지금 같이 일하는 젊은 창작자들도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굉장히 어려요. TV 미디어로 가면 조연출이나 FD를 해야 할 친구들인데, 우리 회사에서는 당당히 팀장이고 주역이죠. 앞으로도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활력소, 새로운 인재를 육성해내는 젖줄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 대한민국이 콘텐츠를 더 많이 수출해서, 주요 수출품 중에 콘텐츠가 반드시 들어가는 시대가 온다고 믿어 의심치 않거든요. 그런 시대가 왔을 때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동력 중 하나가 와이낫미디어다'라는 말을 듣는 게 스타트업으로서의 목표입니다.

* 본 아티클은 2021년 2월 발행된 <인간극장 막내PD가 드라마 1200편을 제작한 CEO가 되기까지>의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콘텐츠 프렌차이즈를 만드는 와이낫미디어의 대표, 이민석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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