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이서현은 '삼성전자' 양보하지 않았다

조회수 2021. 05. 01. 10: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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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진=삼성전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0년 CES2020에 참석한 모습.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지난달 30일 오너 일가에 상속된다고 공시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생명 지분을 몰아받았다.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블로터>가 상속 이후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지분율을 계산한 결과 그의 그룹 지배력은 사실상 이전보다 강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졌다.


삼성 상속문제를 바라보는 시장의 주요 예상의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여부다. 후계자로 불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어떤 방법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지배력을 몰아줄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상속 전이나 상속 후 큰 변화가 없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지배력은 확대됐다.


1일 <블로터>가 상속 이후 삼성전자의 직·간접 지배지분율을 계산한 결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직접 지분율'은 이재용 부회장이 소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의미하고, '간접 지분율'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생기는 삼성전자 간접 지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출처: (출처=삼성그룹 계열사 공시, 계산=블로터)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지분율 변화.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전 삼성전자 직접 지분율은 0.70%다. 소유한 삼성물산(17.5%)과 삼성생명(0.06%) 등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에 행사한 간접 지분율은 0.88%다. 둘을 더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전 직·간접 지배지분율은 1.58%로 나타난다.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상속 전 삼성전자 지분이 없었다. 삼성물산 등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삼성전자 지분율은 각각 0.28%였다. 상속 전 자매의 간접 지분율을 더하면 0.56%로 이재용 부회장과의 차이는 1.02%포인트다. 


하지만 이번 상속으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직·간접 지배지분 차이는 크게 좁혀졌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2억4927만주)은 삼 남매에게 각각 5539만주씩 분배됐다. 


상속 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직접 지분율은 1.63%다. 상속 후 늘어난 삼성물산(18.1%), 삼성생명(10.44%)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에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지분율은 1.97%다. 둘을 합하면 직·간접 지배지분율은 3.60%로 집계된다.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상속 후 삼성전자 지분 0.93%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지분도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에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지분율은 각각 1.01%, 0.66%로 높아졌다. 이부진 사장의 상속 후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지분율은 1.94%, 이서현 이사장의 상속 후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지분율은 1.59%다. 둘의 직·간접 지배지분율을 합하면 3.53%로 이재용 부회장과의 차이는 0.07%포인트에 불과하다.


세 남매가 ‘이재용 부회장으로 지분 몰아주기’에 원만히 합의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상속세 부담을 어느 1명이 지기엔 부담이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으로 몰아주기를 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해석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상속세 재원은 대부분 계열사 배당금으로 충당이 되고 삼성전자 지분이 많을수록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몰아 가져가지 않았다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직·간접 지배 지분율은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 그 결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자매의 직·간접 지배 지분율보다 삼성전자 지배력이 낮아지는 결과도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지배 지분율 측면에서 보면 이번 상속에서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준 것은 이재용으로의 후계 승계 목적이 아닌, 삼남매간 지분 균형 맞추기를 위한 고육지책으로도 볼 수 있다.


결국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상속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지분 몰아주기’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들은 ‘가족 화합’ 이미지가 탄탄한 삼성이 아닌 다른 기업이었다면 ‘남매간 상속 분쟁’ 얘기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현실 경영 측면에서 삼성전자 경영은 이재용 부회장이 맡고 있음에도 두 자매가 상속으로 받은 지분은 경영에 간섭하기에 충분한 지분율이다.


반면 상속 이후 다시 오너 일가 소유 삼성전자 지분이 정리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대신해서 받을만한 다른 상속 재원이 없어 일단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고, 추후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매각을 하거나 지분 몰아주기를 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러나 과거 재계 사례를 볼 때 상속 과정에서 지분이 어느 한명에게 단일화되지 않고 지분이 오너 일가 각각에게 분산될 경우 다툼으로 번지는 사례가 빈번했다. 한진그룹 사례가 대표 사례다. 지분율이 비슷해 다툼으로 번진 재벌 경영권 분쟁 사례는 이 외에도 지금도 계속된다. 한국타이어도 최근까지 분쟁이 있었다. 상속 과정에서 유족들간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기업을 아예 매각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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