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은행'이 필요한 이유 ..'샌드뱅크' 이현명 대표

조회수 2021. 05. 03. 1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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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해 말하면 대부분 '투기'를 떠올린다.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대장' 비트코인과 하루에도 가격이 수십 퍼센트씩 급등락하는 알트코인들, 코스피를 추월한 거래대금 등…전문가들조차 지금 가상자산 시장에는 '거품'이 끼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가상자산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늘어나는 추세인데, 안타깝게도 가상자산 투자는 아직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결국 그들을 위한 '투자 완충지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출처: (사진=이건한 기자)
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

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는 "가상자산은 이제 화폐를 넘어 대체투자 수단에 더 가까워졌다"며 "상품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이하 거래소) 대비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성과 투자 안정성을 높인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가상자산 은행 '샌드뱅크' 서비스를 개발한 이유다.


샌드뱅크의 역할은 말 그대로 은행에 가깝다. '법정화폐' 대신 '가상자산'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을 뿐 은행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예치한 가상자산을 금융 상품으로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이자로 지급한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전문 트레이딩 회사 대상의 가상자산 담보대출 중계 △샌드뱅크가 자체 개발한 트레이딩 알고리즘 기반 투자 △가상자산 수탁 사업자에 대한 단기 유동성 공급이다.

출처: (사진=디에이그라운드)
샌드뱅크 서비스 화면 예시

이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이 '투기판'이란 오명을 벗으려면 단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 그리고 재테크 관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샌드뱅크는 펀드에 가입하듯 간편히 가입해 이자를 얻고, 다른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등 기존 금융 서비스의 구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거래소와 샌드뱅크의 차이는 뭘까. 거래소는 개인이 직접 가상자산을 구입하고 가격이 높아졌을 때 판매함으로써 차익을 얻는다. 다만 가격 급등기를 제외하고 이 방법으로 높은 이익을 얻으려면 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및 높은 투자 수완이 요구된다. 게다가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상 시세가 불완전한 시기에는 투자자가 수시로 시황을 확인해야 하므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샌드뱅크는 사용자가 거래소에서 구입한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상품 운용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이익을 정산받는 구조다. 투자 수익률은 직접 거래보다 낮을 수 있지만 편리성과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플랫폼 내에 여러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덕분이다.


예컨대 샌드뱅크가 트레이딩 회사에 빌려준 고객 가상자산은 담보물로 받은 가상자산의 가치가 기준치 이하로 하락하면 자동청산을 진행해 가치를 보존한다. 자체 트레이딩 프로그램은 차익 거래 기반의 무위험 모델과 위험도는 높지만 수익성 높은 투자 모델의 비중이 시황에 맞춰 조절되고 있다.

출처: (자료=디에이그라운드)
샌드뱅크 투자 포트폴리오 예시

또 일종의 이중지갑 시스템인 '멀티시그'를 통해 사용자가 예치한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한다. 예치된 자산을 샌드뱅크가 직접 관리하는 게 아니라 가상자산 전문 수탁 기업인 '헤네시스' 전자지갑에 보관하고 고객 출금 요청 시 헤네시스와 샌드뱅크 양측이 출금 요청에 대한 진위를 요청하고 모두 승인했을 때만 출금이 가능한 구조다. 두 회사에 대한 해킹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 이상 자산이 탈취될 가능성은 낮다.


이처럼 은행과 마찬가지로 샌드뱅크도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예치하고 안정적으로 불리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다. 금융 투자 포트폴리오 일부를 가상자산에 할당하고 있다면 고려해볼 만한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규제 영역에서 보호받기 힘든 자산이기 때문에 고객 신뢰 기반을 다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자산 보호기금을 별도로 조성하는 한편 ISMS(국가공인 정보보호체계) 인증도 획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후 자산 이동 및 대출이 실행된 기록 등의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함으로써 투명성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샌드뱅크 같은 사업자들 역시 또 다른 형태의 투기 서비스로 비칠 수 있다. 그만큼 지금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냉담하다. 이 대표가 말한 것처럼 규제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샌드뱅크 서비스도 아직 100%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출처: (사진=디에이그라운드)
이현명 디에이그라운드 대표

이 대표에게 "그래도 사업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며 "사업자들이 건전한 수익성을 추구하며 시장에 대한 자정 노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답했다. 이어 "건전하지 못한 시장은 늘 규제의 칼날 아래 놓여있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 역시 전통 금융에 비견되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법 준수체계), 소비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업자들이 많아질수록 시장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도 점진적으로 높아질 거란 판단이다.


샌드뱅크가 기대한 성과는 이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초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치 자산 성장률이 월평균 82% 증가하고 스트롱벤처스에서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시드투자는 앞서 프라이머를 통해 유치했다. 또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프로그램을 수료하는 등 업계에서도 사업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모바일 앱을 출시해 사용자 접근성을 개선했다. 나아가 투자 수요를 반영한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펀드 등 추가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외부에서도 샌드뱅크는 스타트업이란 점을 항상 강조한다"며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갖고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끝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투자든 투기든 모두 리스크를 수반한다. 특히 지금은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자신이 투자를 하는지 투기를 하는지 더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오늘 사서 내일 판단하는 관점을 지양하고 대신 장기적 재테크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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