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이라는 한 챕터를 끝낸 JAY B의 새로운 시작

조회수 2021. 5. 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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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세븐(GOT7)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제이비(JAY B)를 만났다. 그가 못 보던 얼굴을 보여줬다.

볼캡 발렌티노×언더커버, 그레이 컬러 울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과거, 현재, 미래 중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어느 쪽인가요?

현재요.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래는 자꾸 걱정하게 되니까, 과거는 자꾸 후회하게 되니까 웬만해서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지금,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해요.


지금 내 상태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나요?

제 감정 상태나 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전 어릴 적부터 흐르는 물처럼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잔잔하게요. 물이라는 게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잖아요. 물처럼 자유로운 흐름 속에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지금까지의 삶은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삶이었나요?

제 인생 자체는 스펙터클해 보일 수 있겠지만, 흐름 자체는 그랬던 것 같아요. 갓세븐으로 데뷔한 이후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최대한 노력하면서 갓세븐에 어울리는 색을 내려고 했어요. 담기는 모양대로 바뀌어왔고, 어디 한 군데에 고여 있지 않고 잘 흘러온 것 같아요.

카무플라주 점퍼 스톤 아일랜드 by 육스닷컴, 니트 베스트 코스, 틴트 선글라스 플럼 아이웨어.

회사 선택에 신중한 것 같아요. 어떤 점을 고민하고 있나요?
회사에 제가 어울릴 수 있는지를 생각해요. 너무 신중해서 사람들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또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미래가 달려 있고 제가 가는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는 거니까요. 제가 이기적이어야 서로 좋은 성과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앙코르(Encore)’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어요. 갓세븐 활동 7년을 회고했을 때 가장 생각나는 장면은 어떤 건가요?
아무래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가수다 보니 무대 위의 모습이 많이 떠올라요. 2~3년 전쯤 태국에서 7일간 각자 솔로 무대를 하고 단체 무대로 ‘Out’이라는 노래를 같이 불렀어요. 그때 저희가 엄청 신나서 공연했는데 그 생각이 많이 나요. 가끔 7명이 함께했던 모습들이 떠올라요.

갓세븐은 어떤 팀이었던 것 같나요? 리더로서 평가해본다면요?
제가 생각한 갓세븐의 방향은 재밌고 자유분방한 팀이었어요. 노래 ‘Look’이 나왔을 때부터 회사에 요구했던 것은 “너무 분위기를 잡거나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Look’ 같은 노래 스타일이 우리의 장점이 될 것 같다”는 거였어요. 제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마지막 앨범의 ‘Breath (넌 날 숨 쉬게 해)’ 같은 곡에서 알 수 있듯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그 모습으로 돌아온 느낌이 들어요. ‘그런 방향으로 좀 더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좀 더 확실한 색을 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색을 소화할 수 있는 팀이 된 것도 사실이죠.

아이스 블루 컬러 타이다이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그런 제안을 한 이유는 멤버들의 성향을 고려해서인가요, 아니면 다른 그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서인가요?

멤버들과 자주 소통했어요. 실제로 밝고 재밌고 칠(Chill)한 무대를 했을 때 멤버들이 재밌어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무대를 하면 각자 멋있게 보일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합을 중시하게 되거든요. 우리가 즐거워 보이니까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게 되고요.


대중 역시 7년간 제이비(JAY B)의 성장을 지켜본 느낌이에요. 비보이로 시작해서 메인 보컬이 됐고 기억에 남을 만한 K팝 곡을 많이 썼어요. 갓세븐의 음악적 색깔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도 했고요. 그런 자신을 만든 건 무엇이었나요?

스스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면 음악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좋아하는 걸로는 이유가 안 되나요?

직업이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하지만 제 능력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제가 노력했는데도 발전이 없다면 그 일은 취미로 하는 게 맞아요. 제가 만든 음악을 들어봤을 때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조금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한 단계 도약했다고 느낀 곡은 뭐였나요?

‘Teenager’와 ‘PAGE’요. 그 두 곡을 쓰면서 팀의 색깔이 완성된 것 같아요. ‘나한테 이런 곡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구나’를 깨달은 계기였어요. 처음에는 제 음악 색깔을 고집했어요. 나중엔 갓세븐에게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팀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게 ‘Teenager’와 ‘PAGE’에서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티셔츠, 롱 판초 모두 스톤 아일랜드, 블랙 베스트 CP컴퍼니.


‘Teenager’가 수록된 미니 7집 <7 for 7>은 갓세븐에게 분기점이 됐어요. 그 앨범을 통해서 팀 스타일이 자리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멤버들이 쓴 노래 모두 완성도가 높았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저희의 잠재력이 그때 터진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갓세븐의 분기점은 3번 있었는데요. 첫 번째 분기점은 ‘하지하지마’였어요. 그 곡을 듣고 ‘와, 됐다’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의상이 좀 아쉬웠죠. 음악의 콘셉트와 비주얼 콘셉트가 좀 맞지 않았어요. 멜빵바지 입었거든요.(웃음) 두 번째 분기점은 ‘Flight’ 3부작이 나왔을 때고요, 세 번째 분기점이 <7 for 7>의 ‘Teenager’예요. 그 곡으로 인해 나중에 ‘Look’이라는 곡을 보여주게 됐고 ‘PAGE’와 ‘THURSDAY’를 부르게 됐거든요. 그러다가 갑자기 방향을 ‘ECLIPSE’나 ‘니가 부르는 나의 이름’으로 바꾸려고 하다가 결국 ‘Breath (넌 날 숨 쉬게 해)’로 다시 돌아오게 된 거죠.


근데 ‘Look’이나 ‘PAGE’를 들어보면 갓세븐의 음악적 색깔에 본인의 취향과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닌가요? 오프쇼어(ØFFSHORE) 크루와 같이 다수의 갓세븐 곡도 만들었고요.

반영이 안 됐다고 하기는 어렵죠. 그래도 제 기준에서는 팀에 맞춰 쓰려고 한 곡들이에요. 크루 멤버들과 “갓세븐은 어떤 걸 해야 할까? 갓세븐에게 어울리는 게 뭘까?” 그런 얘길 많이 했어요. 갓세븐에게 잘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생각해서 나온 곡이 ‘Look’이었고, 그다음이 ‘PAGE’와 ‘THURSDAY’였죠. 자연스럽게 저희의 색이 들어갔어요.

페이스프린팅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화이트 티셔츠 캘빈클라인 진.


멤버 8명이 오프쇼어로 꾸준히 앨범을 내고 있어요. 그건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저희끼리 그때그때 느낀 것들을 얘기하면서 앨범마다 담고 싶은 주제를 상의해요. 주제를 하나 정하면 각자 그 주제에 대해 곡을 써온 다음, 그중 추려서 앨범을 내는 식이에요. 주제는 보통 저희끼리 사는 얘기를 하다가 나와요. 예를 들어 은 여행 출발부터 돌아오기까지 과정을 담았어요. 가사보다는 곡의 분위기가 그래요. 출발할 때 재밌는 노래 듣다가 여행 끝날 때쯤 조금 차분해지잖아요. 는 곡 순서를 제가 정리했는데요. 보통 친구들과 사는 얘기를 하면, 처음에는 직업에 대해 얘기하다가 인생,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결국은 사랑, 연애관 얘기로 마무리하잖아요. 그런 스토리로 구성했어요. 어떤 목적 같은 건 없어요. 음원 수익은 다음 앨범을 준비하기 위한 제작비로 써요. 다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보니 이 활동을 통해서 음악적으로 해소되는 게 있어요.


그 친구들로부터 음악뿐 아니라 많은 영향을 받았겠네요?

네, 그렇죠. 인생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전 형들 얘기도, 부모님 얘기도 잘 들어요. 먼저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중 어떤 형이 ‘우리가 큰 목적이 있어서 모인 것도 아닌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음악 하자’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걸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때 그 말을 들으니 확 와닿았어요. 그 말을 제 인생에 색으로 묻혔다고 할까요. 에너지와 힘을 갖고 하는 일은 그 당시의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이다이 티셔츠 H&M.


앨범을 3개나 만들어놓았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매일 곡 작업만 하나요?

네. 취미 활동을 할 수 없을 때는 거의 작업실에 있어요. 만나는 사람도 다 음악 하는 친구들이라서요. 앨범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준비하고 작업하고 있어요.


어떤 앨범들인가요? 

예전에는 힘 있고 사운드가 꽉 차 있는 ‘퍼포먼스형 곡’을 만들었는데, 이번 앨범들은 분위기가 차분하고 사운드도 미니멀해요. 어쿠스틱한 느낌도 있고요. 말랑말랑한 앨범도

있고 슬픈 앨범도 있고 처절한 앨범도 있어요.


처절함은 어디에서 기인한 건가요? 

인생에서 오는 처절함이오.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앨범을 만들 때 꼭 얘기하고 싶은 주제가 있었어요. 어쩌면 사람들이 눈살 찌푸릴 수 있는 앨범이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혼자 하는 음악에는 솔직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 제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캡 까웨, 컬러링 화이트 셔츠 마르니 by 육스닷컴.


그동안 느낀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쓴 건가요?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아이돌 그룹의 인정받는 리더 같은데, 내면에는 어려움이 있었나 봐요.

네. 그것 역시 제가 살고 있는 삶의 일부분이니까요. 돌이켜보면 그 어려움은 외적 요인보다는 저 자신의 성향 때문에 생긴 거예요.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완벽주의자 같은 성향 때문이었나요? 그런 불안감과 두려움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온 것 같기도 하네요.

네.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한테 그런 모습이 없는데 주변에서 괜히 하는 말은 아닐 거잖아요. 그래서 스스로를 인정하게 됐어요. 갓세븐 때도 욕심을 많이 내서 큰 실망감과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제대로 안 하면 후회로 돌아온다는 걸 아니까 열심히 해요. 제가 아예 몰랐던 시절에 대해 ‘그때 이렇게 할 걸, 그때는 성숙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하는 건 괜찮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데도, 심지어 만족스럽지 않은데도 체력이 안 된다는 이유 등으로 적당히 하는 게 싫은 거예요.

볼캡 발렌티노×언더커버, 타이다이 티셔츠 H&M.


데프(Def.)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왔고, 저스투(Jus2) 활동을 통해서는 중저음의 몽환적인 곡을 들려주기도 했어요. 아이돌의 범주에서 벗어나 이제 본격적으로 새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나요?

아직은 섣불리 말하기는 어려운데, 뭘 해도, 제대로 단단하게 하고 싶어요. 느긋하고 여유 있는 무드를 선호하기는 하죠. 음악적 장르는 아무래도 알앤비, 힙합, 얼반, 팝 기반이 될 테고요. 하지만 제 이미지가 하나로 고정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계속 똑같은 음악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가끔 사나워져야 할 때도 있겠죠. 자유로운 모습이면 좋겠고요. 창피하지 않은 모습이면 좋겠어요. 새 회사에서 앨범을 냈는데 잘 안 되면 떠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요? 어떻게 한 번에 원하는 걸 이루겠어요?

두렵죠. 실패는 너무 두려워요. 당연히 한 번에 잘될 수는 없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의 수준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걸 말하는 거예요. 원래 부정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에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돼요.

다크 그레이 레더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갓세븐은 해체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멤버 모두 소속사가 달라서 갓세븐으로 활동하는 게 쉽지는 않을 듯한데요.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나요?

멤버들과 얘기를 많이 나눠요. 갓세븐을 위한 곡을 한 달에 한 개 쓰는 게 목표예요. 1년이면 12곡이잖아요. 멤버 모두 곡을 쓰니까 7명이 그렇게 곡을 쓰면 꽤 많은 곡이 모일 거예요. 멤버들이 속한 각 회사의 사정이 있으니까 확실하게 약속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목표는 1년에 한 번 앨범을 내는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무대까지 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새로운 개념이 되겠네요? 

저희가 낸 곡 ‘앙코르(Encore)’가 이례적 방식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사명감과 책임감이 커졌어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사람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작이구나 싶어요.

니트 톱 겐조, 하프 팬츠 타미 힐피거, 네온 컬러 키체인 코스.


많은 취미 가운데 혹시 추천하고 싶은 게 있나요?

캠핑요. 텐트 치고 요리하고 이런 것 자체가 많은 생각을 들게 해요. 자연 속에서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아침에 새가 우는 소리에 눈을 뜨는 게 너무 좋아요.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도 좋고요. 요즘에는 화로대를 사서 ‘불멍’을 해요. 어떻게 보면 주접일 수도 있겠지만 불멍을 하다가 안 좋은 생각이 들면 그걸 종이에 적어서 태우기도 해요. 캠핑이 피곤하겠다 싶으면 글램핑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잡지 이름이 <뷰티쁠>이라서 물어보고 싶은데요. 최근에 아름답다고 생각한 게 있나요?

사람들이 웃고 떠들면서 지나가는 걸 보는데 웃는다는 감정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웃는 게 왜 아름다운 건지 알겠더라고요. 웃음뿐 아니라 여러 감정 자체가 다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건 뭐든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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