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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숙명'..광고업계는 신문과 이별 중[넘버스]

조회수 2021. 5. 4.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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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IT(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온갖 산업분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일견 관련 없을 것 같은 광고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변화의 폭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보의 소비가 주로 디지털로 이뤄지다 보니 광고 역시도 신문, 라디오, 방송 등 전통 매체가 아니라 디지털 매체들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죠.


최근 5년만 보더라도 국내 광고시장은 큰 체질변화를 겪었습니다. PC, 모바일 등 온라인 디지털 광고 시장이 급성장했습니다.

출처: 제일기획 사업보고서.
국내 매체별 총광고비 추이.

제일기획 사업보고서 내 기재된 ‘국내 매체별 총광고비’를 보면 각 매체별 광고비 집행 규모와 비중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고시장은 크게 방송, 인쇄, 디지털로 구분되는데요. 디지털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원에서 2020년 5조7000억원으로 커졌습니다. 2배에 좀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9%에서 47.6%로 확대됐습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광고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출처: 제일기획 사업보고서.
국내 매체별 총광고비 추이.

같은 기간 인쇄와 방송 시장은 어떨까요. TV‧라디오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광고시장의 강자 방송은 4조2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약 7000억원 줄었고요. 신문‧잡지 등 인쇄광고 시장은 1조9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약 3000억원 감소했습니다. 5년 동안 전체 시장규모가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죠. ‘신문과 방송의 몰락’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준 적이 없었으니까요.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국내 광고업계 두 축인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제일기획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실적자료를 보면 매출총이익 기준 디지털 사업 비중은 2020년 43%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 19%였던 디지털 사업 규모가 두 배 넘게 성장한 것이죠.

출처: 제일기획 IR자료.
제일기획 디지털 사업 비중.

이노션도 상황은 거의 비슷합니다. 사업보고서 내 ‘사업의 내용’의 주요 매출현황을 보면 뉴미디어 부문 매출 비중은 2015년 9%에 불과했으나 2020년 31.3%까지 늘어났죠. 최근 몇 년 전부터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광고업체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인 것입니다.


디지털 광고는 인터넷, 모바일 등 기존 전통매체 외에 온라인으로 소비되는 모든 광고를 일컫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부터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영상까지 모든 종류의 광고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집에서도 TV를 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죠. 스마트TV로 유튜브를 틀어 놓는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광고 소비 패턴의 변화는 광고업체들에게는 큰 챌린지입니다. 광고의 형식 자체도 다양할 뿐 아니라 분산돼 있는 플랫폼 사용 인구를 분석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기 때문이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포털사이트 등에 몰리는 소비자들의 성격은 어떻게 다른지, 또 그들의 소비유형은 어떤지, 어떤 광고가 잘 먹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추세 탓에 국내 광고업체들의 경영전략도 ‘디지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제일기획은 2017년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넥스트 미디어 솔루션’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고요. 2020년에는 중국의 소셜 빅데이터 전문회사 ‘컬러 데이터’를 인수했습니다. 제일기획은 올해 추가로 M&A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디지털 사업 강화를 위한 M&A를 추진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이노션은 2015년 말 소셜 빅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디지털 커맨드 센터’를 열었구요. 2016년에는 페이스북과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업무혁약도 체결했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웰컴그룹’을 인수했습니다. 웰컴그룹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소셜 미디어 전략,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한 디지털 사업 강화는 사업 독립성과 떼놓고 보기 어려운 이슈이기도 합니다.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삼성과 현대차 계열사로부터 대거 사업을 수주해 계열사 매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기업에 속해 종종 비판을 받습니다. 양사 모두 실적자료에 논캡티브(비계열사) 매출 비중을 매분기 기록할 정도죠. 지난해 말 기준 제일기획의 계열사 거래 비중은 전체 매출총이익의 72%구요. 이노션은 71%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광고 시장은 빠르게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요. 광고업체들의 디지털 시장 공략법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또 동시에 신문·방송·라디오 등 전통 매체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구사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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