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노숙자 여성과 난민 소년이 만났을 때 벌어진 일

조회수 2021. 05. 0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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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파리의 별빛 아래> (Under the Stars of Paris,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파리의 별빛 아래> ⓒ 판씨네마(주)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무언가 낭만이 존재한다.

<사랑해, 파리>(2006년) 같은 옴니버스 영화에선 알폰소 쿠아론, 코엔 형제 등 거장들이 자신만의 색채로 파리의 사랑을 노래했고,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년)도 파리의 밤거리를 거니던 남자의 판타지를 절묘하게 잡아냈다.

그런 낭만 뒤엔 현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최근에 개봉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레 미제라블>(2019년).

<레 미제라블>은 '2005년 파리 이민자 소요 사태' 이후, 프랑스의 이민자 정책이나 사회 통합이 얼마만큼 성공했는지를 뼈저리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파리의 별빛 아래>는 이 사이를 관통하는 내용을 담았다.

파리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는 센 강의 낭만도 있고, 그 이면의 현실도 진하게 묻어있기 때문.

영화는 길 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숙자 '크리스틴'(카트린 프로)이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소년 '술리'(마하마두 야파)를 만난 것으로 시작한다.

'술리'는 어머니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파리에 도착했던 아프리카 소년.

난민 신분이기에 프랑스에 더 머물지 못하고, '술리'는 어머니와 함께 오스트리아로 강제 송환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말도 안 통하는 파리를 혼자 거닐고 있던 것.
'크리스틴'은 '술리'를 하룻밤 재워주는 온정을 베풀지만, '술리'가 자신의 곁을 맴도는 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연대한다.

장난기 넘치는 '술리'는 가끔 사고를 치면서 '크리스틴'을 난감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크리스틴'이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크리스틴'과 함께 있다면 언젠가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세상에 사는 '크리스틴'도, '술리'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파리의 별빛 아래>는 에펠탑, 샹젤리제 거리, 센강, 시테섬, 개선문, 노트르담 드 파리, 물랭 루주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파리의 모습도 보여주지만,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파리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며 대조적 연출을 선보인다.

센강 아래의 축축한 지하도나, 무료 급식소, 난민 텐트촌 등이 그 장소들.

클로스 드릭셀 감독은 "나는 도시의 모습을 바꾸지 않았다"라면서, "파리가 가진 아름다움은 모두 담겼다. 그 아름다움 덕분에 풍족함과 가난의 충돌이 더욱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파리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보여주는 일종의 메타포"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보통의 영화에서 '노숙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 '크리스틴'은 자신의 존엄과 품위를 지키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배급받은 빵조차 자신이 다 먹지 않고 거리의 길고양이와 함께 나누며,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천문학 잡지를 읽으며 지식을 쌓아간다.

문득 영화는 <나 홀로 집에 2>(1992년)에 등장한 일명 '비둘기 아줌마'(브렌다 프리커)와 '케빈 맥칼리스터'(맥컬리 컬킨)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처음 '케빈'은 여인을 피해 도망가지만, 이내 여인의 이야기에 빠지며 성장한다.

여인 역시 '케빈'으로 인해 위안을 얻는다.

'슐리' 역시 '크리스틴'의 도움 아래 조금씩 성장한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선 강렬한 패션을 자랑하는 홈리스, '미노체'(도미니크 프로)가 등장한다.

'미노체'는 센강 다리 아래 쉼터가 있는 '크리스틴'과 달리 일정한 거주지 없이 벤을 타고 다니는 홈리스로, 두 사람을 도와준다.

흥미롭게도, 카트린 프로와 도미니크 프로는 프랑스의 대표 자매 배우로 유명하다.

하지만 각자 40년이 넘는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는 서로 연기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나누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카트린 프로는 프랑스 매체와의 한 인터뷰에서 "가족 중 누군가가 큰 유명세를 갖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아버지 역시 딸 중 한 명이 다른 한 명보다 더 유명한 것에 복잡한 심경이셨던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카트린 프로는 "각자 캐릭터로 분장하고 연기를 해보니 어릴 때 함께 놀던 시절이 떠올랐다"라고 연기 소감을 남겼다.

도미니크 프로 역시 "오히려 함께 연기하니, 어떠한 다른 의도나 편견 없이 서로를 올곧이 바라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파리의 별빛 아래>로 첫 연기를 시작한 마하마두 야파는 '술리' 역 캐스팅을 위해 클로스 드락셀 감독이 고려했던 수백 명의 소년 중에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발휘하던 소년이었다.
마하마두 야파의 가족 역시 아프리카 말리에서 온 이민자 출신이었기에, 프랑스어가 익숙하지 않는 '술리'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클로스 드락셀 감독은 길들지 않은 마하마두의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 위해 노력했으며, 카트린 프로는 촬영 당시 9살이었던 마하마두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촬영에 잘 임해준 것에 많은 칭찬을 전했다.

이처럼 영화, <파리의 별빛 아래>는 출신, 국경의 벽을 넘어 '사랑'이란 언어로 소통하는 두 사람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단지 외관만 화려한 대도시가 아닌, 이면에 살아가는 소외된 홈리스와 난민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따뜻한 손길이 내미는 프랑스 파리가 되길 바라는 진심을 담아 완성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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