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발자가 6개월 만에 만든 미래 예측 서비스

조회수 2021. 05. 12.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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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예측으로 마케팅을 혁신하는, 텐디 김찬웅 대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며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스타트업, 텐디. 텐디의 첫 고객은 코카콜라였습니다. 이제 텐디의 솔루션은 회사 매출 예측부터 드라마 시청률 예측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놀라운 점은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IT 스타트업, 텐디의 대표가 비개발자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김찬웅 대표는 비개발자로서 어떻게 IT 기업에 뛰어들었을까요? 데스밸리였던 개발 기간을 거쳐 어떻게 코카콜라를 첫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요? 김찬웅 대표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텐디 김찬웅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텐디의 대표 김찬웅이라고 합니다.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분석 솔루션, 스피어 애널리틱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피어 애널리틱의 역할은, 특정 고객군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 때 위험 경고를 보내거나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따로 추출해 해당 고객의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행동을 취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고객사의 매출을 예측하는 엔진을 맞춤으로 개발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사의 미래 또는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예측 분석 엔진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고객사로 코카콜라, 현대카드, KBS,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 등이 있습니다.

Q. 방송학을 전공하시고 광고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처음에는 '방송학을 전공했으니까 당연히 방송국 PD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방송국 입사를 준비하다 보니까 국어라든지, 철학이라든지 준비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결국 방송국 PD가 되는 건 포기했죠.


그다음에 고민했던 게 좀 더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제 전공도 살릴 수 있는 광고업이었어요. 제일 처음 입사했던 회사가 야후에서 인수한 검색 광고 엔진 회사, 오버츄어였습니다.


그때가 2005년이었는데 당시 광고주들이 온라인에서 주로 했던 광고가 배너 광고였어요. 꼭 해야 하는 광고는 아니었고 'TV 광고, 라디오 광고, 잡지 광고도 하는데 배너 광고도 좀 틀어보자' 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오버츄어라는 회사가 게임체인저로 판도를 확 바꿔버린 거예요. 검색 광고를 안 하면 경쟁사에 뒤처지는 현상까지 만들었던 광고 상품이었거든요. 1등 리스트로 올라가려고 광고주끼리 경쟁도 생겼는데, 한창 가격이 올랐을 때는 클릭 한 번에 광고주가 30~40만 원까지 내기도 했습니다.


일단 고객이 사이트에 방문하면 그다음부터는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해서 수십억 원의 수익을 낸 광고주가 있는 반면,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해 엄청나게 손실을 본 분도 계셨어요.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일찍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Q. 두 번째 직장은 제일기획이었는데 어떤 점 때문에 창업을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검색 광고가 점점 중요해지다 보니까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셨던 것 같아요. 여러 방면으로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던 중, 저에게도 기회가 온 거죠.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일기획으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당시에 좋은 데이터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이나 해외 기업이 제일기획을 많이 찾아왔어요. 고객사에 맞는 데이터 솔루션을 적용해서 광고 효율과 마케팅 효율을 늘려보자는 제안 활동을 많이 했는데, 솔루션이나 기술이 굉장히 좋은데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원인을 생각해보니까,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거예요. 솔루션 탑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있고, 법률 검토와 기술 검토에도 비용이 드니까 '이거 꼭 해야 해?'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던 거죠. 대기업의 업무 체계에서 하기는 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데이터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여주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퇴사를 결심했고, 데이터 엔지니어 한 명과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뽑아서 텐디를 설립했습니다.

직원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텐디 김찬웅 대표

Q. 창업을 준비하면서 구글을 이길 수 있겠냐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으셨다고요.


시장 조사를 하면서 잠재 고객사를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하는 이야기가 그거였어요. 구글 애널리틱이라는 서비스가 이미 있는데 분석 관련 솔루션으로 구글을 이길 수 있겠냐고요.


사실 구글 애널리틱스는 통계 데이터를 보는 툴이에요. 어제 우리 사이트에 몇 명의 고객이 방문했는지 같은 통계 데이터를 보는 거고,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분석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단 데이터 개발자에게 "예측 분석을 자동화해야 하는데, 여러 기업과 다양한 제품을 파는 고객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범용성을 가지면서 자동화해야 해. 할 수 있겠어?"라고 물어보니까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더라고요.


그때 무슨 확신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30%만 자동화해보자고 설득했어요. 우선은 자그마한 것부터 시작해보자고요. 대신 책임은 함께 지겠다고 했습니다.


개발자에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면 개발이 안 됐을 때 본인이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같이 책임을 지는 게 중요해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하면 가진 건 없어도 일단 나가서 파일럿할 수 있는 고객사를 무작정 찾아다녔죠.


개발자분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담도 덜 느끼고, 도전하는 자세로 참여하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일부만 자동화해보는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회사를 끌고 나갔습니다.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텐디 김찬웅 대표

Q. 개발 기간이 데스밸리였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원래 3개월로 예상했던 개발 기간이 6개월이 넘어가니까 생각했던 비용에 두 배가 더 들어가더라고요. 다른 기업에 개발비 투자를 부탁드리기도 했고, 대출부터 신용카드까지 개인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은 다 긁어와서 개발에 투입했습니다. 그 기간이 정말 데스밸리였죠.


개인 자금도 바닥이 나고 더 이상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창업할 때부터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던 어센도벤처스의 대표님이 딱 브릿지 펀딩을 해주셔서 다시 도약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했죠.


천재 과학자나 천재 데이터 분석가 한 명이 뚝딱 만들어 낸 게 아니라 팀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안 되는 걸 되게 하면서 이뤄낸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2020년 초에 솔루션을 론칭하고 영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고객사를 만나기 시작했어요.

Q. 첫 고객인 코카콜라는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고객사를 만나서 예측 엔진이 사업 성과에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드리면 '좋은 것 같긴 한데, 일단 법무팀도 봐야 하고 기술 검토도 해야 하니 한번 물어보겠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한번 물어보겠다는 답은 '저쪽에서 안 된다고 하면 안 할 거다'라는 뜻에 가깝거든요.


첫 고객 확보가 굉장히 힘들었는데, 론칭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코카콜라와 연결이 됐어요. 만나서 똑같이 말씀드렸더니 이사님께서 바로 한번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내일까지 가이드를 정리해서 보내주면 진행해 보겠다고 시원하게 결정해주셨죠.


물론 이후에 여러 부서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의사결정이 내려진 후에 만나는 것과 아닐 때는 차이가 크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문화의 차이였던 것 같기도 해요. 외국계 기업은 의사결정 구조가 더 단순하니까요.


첫 고객이었던 코카콜라에 저희 솔루션이 잘 설치가 되면서 실제로 여러 가지 성과가 개선됐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쓰시던 글로벌 툴을 텐디 서비스로 바꾸는 의사결정까지 해주셨어요. 그런 과정을 한번 경험하니까 그다음부터는 좀 쉬워졌던 것 같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콘피니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 KBS나 현대카드, 롯데, GRS, 세븐일레븐 같은 기업과도 일하게 됐죠. '예측 분석'이라고 하면 텐디가 떠오르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Q. 텐디가 이렇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해왔던 거예요. 미국은 80년대부터 하던 건데 한국은 왜 못했는지 생각해보면, 저는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였다고 봐요.


텐디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을 많이 줄였기 때문이에요. 데이터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리스크 감당이거든요.


담당자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 비즈니스 리스크는 감당할 수 있어요. 그런데 비용이 4~5억 원을 넘어가 버리면 직을 걸어야 할 정도로 리스크가 커지는 거예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굉장히 어려워지는 구조로 가는 거죠. 기술적인 리스크나 법률적 리스크도 마찬가지예요.


예측 엔진을 제공하면서 5가지 각기 다른 회사와 계약을 하고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설치한다고 하면 기술적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죠. 데이터가 나가야 하는 주체가 다섯 군데면 법률적 리스크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텐디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하나의 리스크만 감당할 수 있도록 줄이는 작업을 했던 거예요. 솔루션 도입 비용도 싸고요. 그게 텐디가 시장에서 통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텐디 김찬웅 대표

Q. IT 기술 창업을 준비하는 비개발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비개발자다 보니까 직접 상품을 만들 수 없잖아요. 그래서 누군가를 팀으로 끌어들이고 설득하는 과정이 더 필요했는데, 내가 못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 자체가 창업의 일부분인 것 같아요.


제가 훌륭한 팀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꽤 오랫동안 이 산업에서 일하면서 얻은 인사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라고 팀원과 고객을 설득할 수 있었어요.


'나는 개발자가 아니니까 IT 쪽으로는 창업을 못 하겠네'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해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정의할 수 있다면, 그게 꽤 높은 확률로 작동한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것 같아요.

Q. 앞으로 텐디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20년 초에 솔루션을 론칭하고 빠른 속도로 코카콜라, 현대카드 같은 기업과 계약이 이뤄냈습니다. 1년이 된 시점에서 확인해보니 재계약하는 비중이 70%가 넘어서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기초를 다지면서 고객 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예측 관련해서는 1등 기업이 되자는 목표로 일하고 있고, 텐디의 엔진을 통해 수백억 원의 성과를 낸 고객사와 함께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는 일을 만들려고 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21년 1월 공개된 <비개발자가 6개월 만에 만든 미래 예측 서비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데이터 예측으로 마케팅을 혁신하는 텐디의 대표, 김찬웅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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