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00개도 못팔던 실패작, 연매출 100억원 급변신 비결

조회수 2021. 05. 17. 22:1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불스원샷 사내벤처 '밸런스온'

오래 앉아도 허리 아프지 않은 방석 개발

월 100개도 못 팔다가 연매출 100억원 도약

출처: 더비비드
불스원 헬스케어 사업부에서 밸런스온 브랜드를 총괄하는 전병익 이사.


사내 벤처는 큰 회사의 견고한 업무 프로세스와 작은 회사의 빠른 의사 결정력을 겸비한 조직이다. 새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 역할도 한다.


헬스케어 용품 브랜드 ‘밸런스온’은 연료 첨가제 불스원샷을 만드는 자동차 용품 전문 기업 ‘불스원’의 사내벤처다. 밸런스온은 몸의 균형(밸런스)을 잡아주는 제품을 만든다는 뜻이다. 


특허 받은 신소재 '에어셀 베타젤'로 기능성 방석, 베개 등을 개발했다. 에어셀 베타젤은 육각형 모양으로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방석의 경우 앉아 있을 때 엉덩이와 허벅지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 2015년 론칭 이후 누적 32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밸런스온 브랜드를 총괄하는 전병익 이사를 만나 사내벤처의 성공 비결을 들었다.

이병헌 발탁한 마케팅계 미다스 손

출처: 밸런스온
밸런스온 핏 시트를 차량에 적용한 모습.


낯선 물건만 보면 ‘어떻게 팔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경영학도 출신이다. 2000년 대학 졸업 후 케첩으로 유명한 하인즈코리아에 마케터로 입사했다. 이후 샘표식품에서 5년, 콘택트렌즈 제조사 바슈롬에서 5년 간 일했다.  


2012년 1월 불스원 마케팅 팀장으로 이직했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업군 중 하나이고 생활과 밀접한 분야입니다. 장래성이 크다고 판단했죠. 불스원은 자동차 용품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기업입니다. 많은 것을 배우며 다양한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불스원 입사 후 물 만난 물고기처럼 성과를 냈다. “회사 이미지 전환을 위한 브랜드 리포지셔닝(기존 제품의 입지를 새롭게 조정하는 활동)을 맡았을 때 배우 이병헌씨를 모델로 기용하자고 제안했어요. 기존에는 개그맨 모델로 푸근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이병헌 씨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강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새차처럼 쌩쌩하게’라는 슬로건도 만들었어요. 브랜드 이미지가 180도 달라지면서 연 매출이 30% 뛰었습니다.”


2015년 회사의 엔진오일 출시를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 불스원 제품군에 엔진오일이 없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파는 엔진오일은 1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대부분이었어요. 2만~3만원대 독일산 엔진오일을 들여와 고급 엔진오일 콘셉트로 차별화했습니다.”

차량 용품 회사가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이유

출처: 더비비드
전병익 이사.


신제품 개발을 자주 고민했다. 기능성 방석이 그중 하나다. “기획 회의 때 장거리 운전 시 생기는 허리와 다리 저림을 완화할 물건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편안한 자세는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2015년 에어셀 베타젤을 이용한 차량용 기능성 방석을 출시했지만 실패했다. “대형 마트 같은 유통 채널에서 판매를 시도했지만 입점조차 되지 않았어요. 주유소, 카센터에서는 한 달에 100개도 팔지 못했죠. 단가가 문제였습니다. 당시 차량용 방석은 대나무로 만든 저가 상품밖에 없었는데 저희 제품은 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고기능성 방석이라 원가가 높았거든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없었죠.”

출처: 밸런스온
밸런스온 프리미엄 시트.


'차량 용품'이라는 국한된 이미지가 문제였다. 판매 대상을 운전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로 확대했다. 새 브랜드 ‘밸런스온’도 만들었다. 


밸런스온의 특허 신소재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 피부와 혈관이 눌리거나 뒤틀리지 않게 도와주고 통기성 좋은 소재를 사용해 엉덩이에 땀이 차지 않아요. 버스, 택시 등 직업 운전자뿐만 아니라 오래 앉아있는 수험생, 건강관리가 중요한 임산부에게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한 방석'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밸런스온은 온라인몰 등에서 론칭 후 5년 동안 연 평균 성장률(소비자가 기준) 40%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밸런스온을 전담하는 헬스케어 사업부가 전 이사를 중심으로 새로 만들어졌다. “자동차 용품만 취급하면 성장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돌 때 밸런스온이 한 줄기 빛이 됐습니다. 불스원이 더 큰 회사가 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가 되고 있죠.”

방석 커버에 숨겨진 벌집 구조의 비밀

출처: 더비비드
베타젤을 연구, 개발하는 모습.


밸런스온은 베개, 방석, 바디필로우, 토퍼 등 다양한 기능성 헬스케어 제품군을 갖췄다. 모든 제품은 한국표준과학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해낸 신소재 ‘베타젤(Vetagel)’을 핵심으로 한다. 베타젤은 육각형의 벌집구조로 국제특허출원(PCT)을 냈다.

베타젤 방석의 만성 요통 개선 효과에 대한 논문이 SCI급 논문 의학 학술지 메디슨에 게재되기도 했다.
출처: 밸런스온


벌집구조 베타젤 소재의 특징

  1. 말랑말라한 '겔(gel)' 소재로 온도 변화가 크지 않다. 
  2. 2층으로 이뤄진 육각기둥 안에 공기층이 형성돼 통기성이 좋다.
  3. 하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육각형의 각 변에 골고루 분산된다.
  4. 7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5. 메모리폼 소재와 달리 물세척이 가능하다.
출처: 밸런스온
밸런스온 핏 시트
출처: 밸런스온
핏 시트를 의자에 적용한 모습.


전 이사는 헬스케어 사업부를 기존 조직과 전혀 다르게 운영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패를 기반으로 배우는 스타트업식 운영법을 도입했다.


밸런스온 브랜드 운영 방식


제품군 다변화: 소비자 수요를 빠르게 수용해 제품군을 확장해나갔다. 밸런스온 첫 제품인 프리미엄 시트의 가격이 부담된다는 후기를 보고 가격을 낮춘 핏(FIT) 시트를 개발했다. 베타젤의 두께를 얇게 해 단가를 낮췄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꿀잠 베개, 다리 베개, 유아용 태열 베개 등을 온라인몰에 출시했다.


소비자와의 소통: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면서, 저절로 바이럴도 되도록 했다. 2019년 핏(FIT) 시트 펀딩은 목표 대비 27632%의 자금 모집을 달성했다. 해당 펀딩 플랫폼의 홈리빙 카테고리에서 역대 2위의 성적이다. 최근에도 펀딩을 거쳐 토퍼를 출시했다.


마케팅: 전 농구선수이자 방송인 서장훈씨를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전 운동 선수 출신이라 건강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거기에 방송에서 보여준 꼼꼼한 모습도 플러스 요소였습니다. 광고 모델도 꼼꼼히 따져본 후 할 것 같은 사람이니까요.”

관성 대신 변화 선택한 샐러리맨의 꿈

출처: 더비비드
특허 소재 '베타젤'을 들고 있는 모습.


직장 생활을 오래한 전 이사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사업 담당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설레는 만큼 부담도 크죠. 하지만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새로운 것을 성취하면, 또 다시 새로운 것에 뛰어들 자신감이 붙습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조직 생활을 버틸 이유가 돼 주는 선순환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3년 간 생활 밀접 제품군에 베타젤을 활용한 헬스케어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베타젤은 접목 범위가 무궁무진한 소재입니다. 올해 밸런스온 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2023년까지 연매출 250억원 규모의 사업부로 키우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