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서울대에서 대상 받은 창업 아이디어의 근황

조회수 2021. 05. 17. 22: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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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불끄고 싶다'
실현시킨 아이디어
창업 기업은 한 번 쯤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등 큰 시행착오를 겪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납니다.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력, 서비스를 갖고 있다 해도 생존하기 어려운데요. 잘 알려지기만 하면 시장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중소기업이 죽음의 계곡에 빠지게 둘 순 없습니다. 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침대에 누워서 책이나 TV를 보다가 잠들려 할 때 가장 귀찮은 일이 전등을 끄는 일이다. 리모컨으로 끄면 좋은데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시스템을 설치할 필요 없이, 리모컨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전구가 개발됐다. 리모컨은 건전지가 필요 없이 누르는 힘 만으로 작동한다.


어떻게 이런 기술이 가능했을까. 스타트업 ‘커널로그’의 김은서 대표를 만났다. 대학원에서 회로 공부를 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건전지 필요 없는 리모컨으로 켜고 끄는 전구

출처: 커널로그
김은서 커널로그 대표


커널로그는 처음 무선 제어 멀티탭을 개발했다. 리모컨으로 켜고 끌 수 있는 멀티탭이다. 선풍기 등 멀티탭이 꽂힌 전자기기를 리모컨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이후 무선 제어 전구 '캔디'도 개발했다. 전구 자체에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 있다. 복잡한 설치할 필요 없이 전구만 갈아끼우면, 리모컨으로 자유롭게 켰다 껐다 할 수 있다. '귀차니스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온라인몰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커널로그 김은서 대표는 서울대에서 물리학과 전기정보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고속통신회로, 회로디자인방법론 등의 수업을 들으며 전기회로를 연구했다.


◇서울대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 후 창업

출처: 커널로그
커널로그에서 개발한 리모컨 '쿠키'와 무선 제어 전구 '캔디'
출처: 커널로그
커널로그에서 만든 무선 제어 멀티탭 '버터'와 리모컨 '쿠키'


연구를 할수록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건전지가 필요 없는 하나의 리모컨으로 집에 있는 모든 기기를 제어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그중 하나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누워서 불 끄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요. 복잡해선 안됩니다. 불편한 기술은 상용화 되기 어렵거든요. 자연스럽게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아이디어만으로 창업을 실행하기는 어렵다. 아이디어 검증이 필요했다. 2016년 서울대 창업경진대회 ‘더비기닝’에 가했다. 무선 리모컨과 배터리 없는 센서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로 대상을 받았다.

출처: 커널로그
김은서 대표


2017년 상금 1000만원으로 커널로그를 세웠다. “제가 가진 기술로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게 오랜 꿈이었습니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드디어 찾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제품화 전부터 다양한 기관이 커널로그의 기술을 인정했다. 2018년 네이버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스프링캠프’에서 2차례 투자를 받았고, 신용보증기금에서 '퍼스트펭귄'형 기업으로 선정됐다. 퍼스트펭귄은 창업 5년 이내의 유망 기업 가운데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다.


◇국내 최초 '에너지하베스팅' 기술 개발

출처: 커널로그
무선 스위치 '쿠키'로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모습.


커널로그의 무선 리모컨에 건전지나 배터리가 필요 없는 것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덕분이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에너지를 모아 재활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에너지 하베스팅에도 여러 기술이 있는데, 커널로그는 누르는 에너지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압전소자’를 활용했다. 전구나 멀티탭을 작동하기 위해 무선 리모컨을 누를 때 발생하는 압력 에너지를 전기신호로 바꿔 각종 기기를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리모컨에 건전지나 배터리가 필요 없다. 국내에서 커널로그만 갖고 있는 기술이다. 4건의 관련 특허를 냈다.


리모컨을 멀티탭이나 전구와 연결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한 개의 리모컨으로 여러 대의 멀티탭과 전구를 제어할 수 있다.


집에서 쓰는 기기라는 점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단순한 주변기기에 그치지 않고 집안 인테리어에도 도움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출처: 커널로그
커널로그가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관련 특허 기술.
출처: 커널로그
제품 개발·연구 중인 김 대표.


이름 하나도 허투루 짓지 않았다. “새로운 방식의 기기이지만,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랐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먹는 것만큼 친숙한 게 없더라고요. 마침 저희가 만든 제품이 각각 쿠키(리모컨)와 버터(멀티탭), 캔디(전구)처럼 생겨서 음식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제품 개발 후 양산 과정에서 위기가 있었다. “샘플과 초기 양산품 사이에 큰 품질 격차가 있었어요. 샘플에서 잘 작동하던 게 대량으로 만들고 나니 잘 작동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양산과정에서 생기는 변수를 제거하고 시스템화하느라 직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1년 반 만에 1만 개 판매 돌파

출처: 커널로그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만든 여러 시제품.


2019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무선 제어 멀티탭을 선보였다. 한 달 만에 3000만원 어치가 팔렸다. 같은 해 온라인몰 등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뒤이어 무선제어 전구도 출시하면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판매량이 최근 1만 개를 넘어섰다.


커널로그의 제품을 본 고객들은 하나같이 ‘신기하다’고 감탄한다. “매 분기마다 전분기 대비 고객수가 80~9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커널로그
지금까지 커널로그에서 개발한 에너지 하베스팅, 압전소자 관련 제품들.


실내외에서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늘려갈 계획이다. “에너지 하베스팅 제품을 보편화시키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조언했다. “작은 물건이라도 직접 팔아본다거나, 여의치 않다면 창업에 관한 책이라도 많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좋은 팀원이 곁에 있다면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장유하 에디터 

오늘 소개해드린 커널로그는 어떤가요? 커널로그가 만드는 제품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이곳(https://bit.ly/3bo3hEK)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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