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교복'을 누가 입어요?

조회수 2021. 6. 14. 17: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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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교복 보급 시범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전국 16개 학교의 학생 2,308명이 한복 교복을 입어요. 한복 교복을 도입한 두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한복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

나는 이 덧저고리 너무 마음에 들어요.
디자인도 색도 예쁘고요.
안에 받쳐 입는 속저고리와도 잘 어울려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한복 교복을 계속 입고 싶어요.

경북 예천 대창중학교 2학년 이용빈 군의 이야기예요. 이 군을 비롯해 대창중 학생들은 2020년 11월 16일부터 한복 교복을 입고 학교생활을 합니다. 학생들이 입은 교복은 얼핏 기성 교복인가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다른 점이 눈에 띄는데요. 남색 윗도리 목 부분에는 회색 동정이 달렸습니다. 회색 바지 끝단에는 단추가 있어 활동하기 편하죠.

▶경북 예천 대창중 학생들이 한복 교복을 입고 하교하는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이 학교 학생들이 한복 교복을 입게 된 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가 함께 추진한 한복 교복 보급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인데요. 문체부와 교육부, 한복진흥센터는 2020년 시범사업에 참여할 중·고등학교를 공모했고 최종 16개 학교, 학생 2,308명에게 한복 교복을 보급했어요.  

한복 교복은 매일 입고 자주 세탁해야 하는 교복 특성상 튼튼한 교복용 원단과 땀 흡수 및 통풍이 잘되는 기능성 원단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의 길이와 상의 품은 넉넉하게 만들었어요.  

충효의 고장 예천에 위치한 대창중은 시범사업을 신청한 계기도 남달랐는데요.  

“학교 바로 옆에 예천향교가 있어요. 전통이 잘 보존돼 있는 고장에 학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학교 행정실동 건물도 100년이 넘는 기와집을 그대로 보존해 사용하는 등 매우 특색이 있죠. 그만큼 학교 환경이 전통과 어우러집니다. 교직원들도 한복에 관심이 많아 평소 생활한복을 즐겨 입고 있고요. 이런 영향 덕분인지 학생과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한복 교복 인식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많아 시범사업에 신청했습니다.” 기술·가정 박겸의 교사의 설명입니다.  

처음 한복 교복 소식을 들었을 때 학생 사이에선 기대, 설렘과 더불어 ‘불편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괜한 걱정에 불과했어요. 실제 접한 한복 교복은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예쁘고 입기 편한 옷이었습니다.


통풍 잘되고 세탁도 쉬운 우리 옷

학생들은 한복 교복의 장점으로 활동성을 손꼽는데요. 2학년 장성수 군은 “상의와 바지 품이 넉넉해서 활동하기에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2학년 석준채 군 역시 “통풍이 잘되고 활동하기 편하다”는 점을 한복 교복의 장점으로 소개했어요. 학부모 반응도 긍정적인데요. 석준채 군의 어머니 조혜연 씨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우리의 것을 계승한다는 면에서도 좋고 다른 학교와 차별화돼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며 “세탁도 쉽고 건조도 잘돼 학부모 입장에서도 정말 좋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예천 대창중 학생들이 한복 교복을 입고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대창중

한복 교복 선정 과정에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했어요. 활동하기 편한 교복을 입고 싶다는 게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이를 반영해 활동성 있는 디자인을 중점으로 하고 학교를 상징하는 푸른색 계통의 한복 교복 3개 시안을 학부모, 학생, 교직원 투표로 선정했어요. 시안에서 불필요한 장식 등은 빼되 한복의 특징인 바지 대님 부분은 강조하고 추운 날씨를 고려해 동복은 모 소재 덧저고리로 바꿨습니다.  

한복 교복을 입고 공부하며 달라진 점도 있는데요. 기존 교복과 달리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덜해 학생들이 교복을 벗는 일이 없어졌어요. 옷매무새를 스스로 단정히 하는 학생도 늘었습니다. 체험학습 등 외부 활동 시 한복 교복을 바라보는 주변 시선을 즐긴다는 점도 변화 중 하나예요.  

“사실 처음엔 학생들이 조금 쑥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복 교복을 자랑스러워하고 소개하는 등 대창중학교만의 한복 교복에 자부심을 갖게 됐어요. 한복 명칭도 잘 몰랐던 학생들이 자연스레 한복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우리나라 문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학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복 교복 보급 시범사업, 5월 28일까지 공모

깃과 소매에 오방색 무늬 포인트가 있습니다.
활동성에 중점을 둔 교복이죠.

광주광역시 임곡중학교 2학년 전진아 양이 한복 교복을 소개했습니다. 이 학교 역시 시범사업을 통해 한복 교복을 입는데요. 전 양은 “처음 들었을 때 주변에서 본 적이 없어 생소했지만 우리나라 전통 한복을 교복으로 입으면 아름다울 것 같아 기대가 됐다”고 말을 전했어요. 실제 입어본 교복은 “기존 교복보다 옷맵시가 살아 있으면서도 품이 넓고 여유로워 활동하기에 편하다”는 게 전 양의 평가입니다.

▶광주광역시 임곡중 학생들이 한복 교복을 입은 모습 ©임곡중

이 학교 역시 교복 선정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했는데요. 학생들이 직접 여러 디자인으로 제작된 전시 한복을 입어보고 학생 및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선정했어요.  

“처음에는 생소해서 입는 걸 꺼리는 학생도 있었는데 먼저 입어본 친구들이 편하고 예쁘다는 걸 전하면서 다 함께 입었어요. 더불어 공동체 의식도 향상된 것 같습니다.” 학교 측의 설명입니다.  

한편 문체부와 교육부는 ‘2021 한복 교복 보급시범사업’을 통해 2022년부터 한복 교복을 도입할 중·고교 25개교를 5월 28일까지 공모해요. 자세한 내용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 누리집(http://www.hanbokcenter.kr)을 참고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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