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평 아파트 맞아!? 긴 계단과 벽돌로 된 현관이 주택 같은 집!

조회수 2021. 5. 16.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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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livylim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안녕하세요, livylim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계단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이 집에 살게 된 지 벌써 5년이 지났네요. 그 시간 동안 저의 손길로 만들어진 공간을 보여드릴게요.

도면

평범한 32평의 아파트이지만 집의 중심에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 시공을 위해 전실과 주방 가구 사이의 벽을 길게 확장했습니다. 그 벽의 끝에 중문을 만들었어요. 단일화된 아파트의 구조를 재미있게 바꾸고 싶었거든요.

계단 있는 아파트라고 하니 생소하게 들리실 텐데 다락이 있는 탑층입니다. 첫 아이를 안고 집을 보러 다녔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아늑한 다락과 테라스를 보고 남편과 여기다! 라고 외쳤어요.

우리가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거실, 이어진 주방이에요.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이죠. 살아가면서 자리에 꼭 맞는 가구들을 하나씩 놓았어요. 오래 사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면 고심해서 마음에 꼭 드는 것으로 사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행을 따라서 혹은 구색 맞추기로 한 번에 사 놓으면 쉽게 질리게 되더라고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비우거나 절제하지는 않았어요. 맘이 가는 것은 사고, 오랫동안 손이 가지 않은 것들은 비웠습니다. 그래서 꽉 차 있는 듯하면서도 심플함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거실의 전형적인 소파와 TV의 대치 상태 대신 아늑하고 쉴 수 있는 의자와 소파로 채웠습니다. 진정한 쉼이 있는 공간이에요.

해가 들 때 커튼을 열어 빛을 받고 기대듯 늘어져 앉아 간식을 즐기기도, 책을 읽기도 하는 곳이에요.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되기도 하고요.

TV 대신 오브젝트 'Clouds'를 걸어 놓고 스탠드 에어컨 대신 시스템 에어컨을 천정 시공했습니다. (냉장고와 일맥상통으로 맘에 드는 스탠드 에어컨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Clouds는 남편이 가구 브랜드를 운영할 때 쇼룸에 걸려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셰리프 TV 디자이너로 유명한 부홀렉 형제의 작품입니다.

벽을 확장해서 길어진 전실은 또 다른 느낌이에요. 보통 건물의 외부에 사용하는 벽돌을 사용해 짙은 음영감이 있는 공간입니다.

주방에서 가장 고민했던 건 냉장고를 어떻게 놓을지였어요. 5년 전만 해도 냉장고 디자인은 한정적이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방 가구보다 앞으로 튀어나오는 사이즈를 어찌해야 할까 한참 고민했죠. 그래서 고민 끝에 오피스텔용 빌트인 냉장고 두 대를 설치하기로 했어요. 지금도 가장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나무 계단 밑에 주방이 있어요. 주방 위로 계단이 올라가는 그림은 이 집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했습니다. 아침에 다락에서 떨어지는 햇볕이 나무 계단에 놓이다 요리하는 도마로 옮겨지고 식탁에도 잠시 머뭅니다. 그 작은 햇살 조각이 정말 따뜻하고 예뻐요.

상부장이 없는 대신 서랍형 수납장을 짜서 공간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주방 가구는 쉽게 바꾸기 어려운데 손잡이만 교체해도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어요. 주방 수전도 얼마 전 셀프로 교체했습니다.

작은 주방에서 나를 위한 요리할 때 삶의 위로를 받아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죠. 예쁜 그릇이나 컵에 무언가를 담기만 해도 좋아요. 주방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1년간 손이 닿지 않은 것들은 비우세요! 자주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것들은 10년이고 잘 쓰게 되어요. 비우다 보면 내 취향을 알게 되고 어떤 걸 사고, 사지 않아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식료품을 살 때도 마트가 나의 냉장고다, 팬트리다 생각하면 먹을 만큼만 사게 되죠.

뒷베란다를 확장해서 다이닝룸을 꾸몄어요. 먹고 마시며 가족의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확장형 테이블로 10인까지 앉을 수 있어 손님이 왔을 때도 여유 있게 둘러 앉을 수 있어요.

요즘 남편과 저의 사랑방, 서재입니다. 가장 최근에 꾸며진 곳인데 오롯이 부부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에요. 육아를 하다 보면 나만의 공간을 갖기 힘든데 그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어요. 낮에는 저의 오피스가 되고 밤에는 남편과 넷플릭스를 보거나 같이 아이디어 회의를 합니다. (일이나 삶의 방향에 대해)

처음 서재를 계획했을 때 책상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작은 공간에서 효율적이고 멋진 가구가 필요했죠. 결론은 남편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었습니다. 프레임을 제작해 조립하고 맨 윗부분은 유리 대신 원목 상판을 올렸어요. 더운 여름날 다락 테라스에서 열심히 샌딩하고 볼이 빨개진 남편이 생각나네요.

침실에는 침대만 심플하게 놓았어요. 침대 옆에는 붙박이장이 있고 따라 들어가면 파우더룸과 욕실이 있습니다. 그 통로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얇은 커튼을 설치했어요. 캐노피 느낌이 나기도 하고 풀어놓거나 묶어놓으면 분위기 전환이 되어요.

파우더룸의 화장대는 서랍장으로 대신했습니다. 메이크업 용품 이외에도 수건, 욕실용품, 헤어드라이어 등을 보관하고 있어요. 욕실을 채우는 사랑하는 브랜드들은 이솝과 러쉬입니다. 건강하고 향이 좋은 제품들로 씻고 바르면 한껏 기분이 좋아져요.

메인 욕실의 세면대는 아메리칸 스텐다드의 오래전 단종된 모델로, 구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공간감을 넓히기 위해 타일로 막혀 있던 천장을 없애고 페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코로나 덕에 다락방과 테라스 공간이 더 소중해졌어요. 날이 좋으면 테라스 창을 활짝 열어 홈캠핑을 하기도 하고 겨울에 난로를 틀어놓고 군것질하며 노닥거리기도 합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테라스에 소복하게 쌓인 눈 구경을 실컷 했어요.

저에게 집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저의 모토는 주관적인 삶을 사는 것인데 그것이 집에 녹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삶'을 이곳에서 영위하고 있으니까요.

5년간 한곳에서 살다 보니 나의 손길대로 변해온 공간에 정이 푹 들었어요. 앞으로 또 어떤 공간으로 변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아마 우리의 삶을 따라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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