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을 통해 이 억만장자 남성을 소개 받았는데, 알고보니..

조회수 2022. 6.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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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추천작' 넷플릭스 다큐 영화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편집자주: '내 멋대로 추천작'은 예술성, 장르, 스케일, 배우, 감독, 예술성, 국적 불문 아주 개인적 취향으로 고른 ‘꿀잼 영화’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취향과 맞지 않으시는 분들께는 미리 죄송합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 내용은 최대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2022>

감독 : 펠리시티 모리스

출연 : 사이먼 레비에프, Cecilie Fjellhøy, 페르닐라 셰홀름, 아일린 샬롯

분노와 당황을 오가는 스릴 넘치는 다큐멘터리★ ★ ★ ★ ☆"

크고 작은 사기의 원리는 다 똑같다

이 영화를 본지 한참 되었음에도, 지금도 생각하면 열불이 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영화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The Tinder Swindler) 2022>는 '틴더'라는 데이트 앱에 자신이 억만장자인 것처럼 거짓 프로필을 올리고 걸려든 여성들을 갈취하는, 소위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범죄 실화를 다룬 다큐 형식의 영화입니다. 지루해야 마땅한 내용에 도 불구, 매우 짜임새 있는 연출로 끝까지 흥미롭게 볼만한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원격이니, 비대면이니 해도 결국 인간은 누군가를 만나야 합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그 '방법'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하나의 객체(Object)로 취급하고 수많은 데이터 중 하나로 다루면서, 우리는 우리 취향을 인공지능에게 맡긴 지 오래되었습니다. 문제는 그곳에 어떠한 '도덕적 판단'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규정과 법률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그저 비즈니스를 돌릴 뿐입니다. 당신을 연료로 태우면서요.

클릭 하나로 인생 망가질 수 있습니다. ⓒ IMDb

하나의 레코드(Record) 덩어리에 불과한 인간의 신상은 플랫폼이라는 신화를 등에 업고 지나친 신뢰를 얻게 됩니다. 기술에 대한 맹신은 그 결과물에 지위를 부여합니다. 이미지, 영상, 텍스트, 이모티콘, 상태 바, 좋아요, 추천, 넘버링, 알람, 푸시, 사운드... 정교한 알고리즘은 우리를 미치게 합니다. 인간의 심리를 조종합니다. 이성적 판단을 할 겨를을 주지 않아요. 결국 나의 돈과 시간을 플랫폼 설계자의 주머니에 갖다 바치게 되죠. 난 안 속는다고요? 자만하시면 안 됩니다.

사기의 원리는 언제나 같습니다. 첫째, 너무도 달콤하고 그럴싸하고 완벽한 이익을 줄 것처럼 보입니다. 두 번째, 오직 자신만을 위한 무엇인 것처럼 보입니다. 세 번째, 그걸 놓치면 다음엔 기회가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거기 담긴 것이 경제적 이익일 수도, 사랑일 수도, 관심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의 피해자들 역시 이 구조속에서 인생이 망가질 정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명심하세요. 인류 탄생 이후 2만 년 동안 그런 건 없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입니다. 영화 속, 드라마 속 신데렐라 스토리는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세요.

믿음을 파괴하는 건 살인과 같다 그러나 법은?

피해자 중 한 명인 세실리아는 무려 한화로 3억이 넘는 돈을 그에게 갈취를 당하는데요. 어느 날 틴더 앱에서 매칭 시켜준 한 남자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억만장자에, 포브스 잡지를 장식한 유명인의 아들이고, 다이아몬드 업계의 큰손이라는 사이먼이란 남자가 올린 정보와 링크, SNS. 모든 것은 가짜였지만 우리가 경험적으로 진짜라 믿을 만한 모든 장치를 해 두었기 때문에 의심하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그를 만났을 때에도 동행하는 인물, 장소, 씀씀이가 영락없는 재벌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확신을 갖게 되죠.

이 사진이 진실이라는 증거는? ⓒ IMDb

고급 자동차, 수행원들, 화려한 호텔에서의 만남으로 벅찬 그녀. 2주간의 꿈같은 데이트로 완전히 그에게 빠져들었을 때쯤, 갑자기 해외로 출장을 떠나버리는 미래의 남편감 사이먼. 거기서 사업상 필요하다는 둥, 일이 꼬였다는 둥, 위험에 처했다는 둥 수많은 핑계를 대며 세실리아에게 빚까지 내서 돈을 보낼 것을 요구합니다. 자세한 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이런 것에 속아?'라는 의문이 들다가도 '허.. 그럴 수도.'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니... ⓒ IMDb

사이먼의 출장 목적은 무엇일까요? 네 다음 희생양을 물색하는 것입니다. 그의 다음 타깃 페르닐라 역시 자기가 가진 모든 돈에 빚까지 내서 그에게 돈을 보냅니다. 첫 만남에서 화려한 파티와 돈을 펑펑 써대는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죠. 좋은 친구로 여겼고 그를 믿었습니다. 세실리아와 비슷한 이유로 돈을 요구하며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나서는 기상천외한 상황극을 꾸며 연락을 끊습니다. 그렇게 사이먼과 그 패거리들은 해외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여성들을 속입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니... ⓒ IMDb

더더욱 용서가 안 되는 점은 첫 번째 여성에게서 갈취한 돈을 두 번째 여성에게 쓰고, 그 여성에게서 갈취한 돈은 그 다음번 여성에게 쓰는 인간말종이나 가능한 수법을 쓰며 그녀들의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세실리아와 페르닐라가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언론을 통해 그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서로 연락이 닿게 됩니다. 경찰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용기를 낸 그녀들은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인터뷰 영상을 배포하기에 이릅니다. 이를 본 세 번째 타깃이었던 아일린은 명품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오히려 그를 속여 그가 가지고 있던 명품들을  빼앗아 처분해 버립니다. 그러나 피해액의 극히 일부를 보전했을 뿐입니다.

가장 강단 있어 보이는 그녀도 희생양 ⓒ IMDb

결국 언론과 경찰의 추적 끝에 사이먼은 체포되고 그의 수법이 만천하에 드러납니다. 그러나 지구 상 어디를 막론하고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은 미약합니다. 여성들을 협박하거나 강제로 돈을 빼앗은 게 아니라, 스스로 자발적으로 송금을 했다는 이유로 아주 가벼운 처벌만 받고 이내 자유의 몸이 됩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거짓 프로필을 올리고 미인들과 놀아나며, 여성들의 돈을 갈취합니다. 사이먼이 갈취한 돈은 100억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생충 도감 ⓒ IMDb

생각 같아서는 모두 압류해 되돌려 줘야 하건만... 아무 조치도 없습니다. 반면 그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지금도 빚을 갚느라 허덕이며 산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피해자 중 한 명인 세실리아는 여전히 틴더를 통해 인연을 찾고 있다고 마지막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당혹스럽고 씁쓸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간절한 것일까요? 진실을 보는 눈은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앞으로도 세실리아는 또 나올 것이고 영원히 데이트 앱 사기는 근절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냥감은 어디든, 언제나 있다

그의 재물이 된 여성들이 특별하게 무지하거나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을 뿐이죠. 보면서 안타깝긴 해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어리석었음을 인정은 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것이 이런 증명할 수 없는 데이터의 교환으로 가능하다 믿는 것은 위에서 말한 플랫폼의 속성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탄생할 어떤 디지털 플랫폼도 그 중심에 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오직 수익을 낼 알고리즘만 존재할 뿐. 

화려한 언변과 준수한 외모와 몸매, 페로몬 향 뿜어대는 이런 사냥꾼들의 덫에 걸리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틴더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사기꾼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상대의 영혼을 갉아먹으며 기생충처럼 살고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한 여성이 한 남자에 대한 가스 라이팅과 살인에 이르는 끔찍한 범죄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것입니다.

좋아, 또 걸려 들었어! ⓒ IMDb

수만 년 인류의 역사에서 사기꾼의 숫자와 희생자의 숫자가 크게 달라질까요? 틴더는 또 다른 형태의 신종 사냥터일 뿐입니다. 사냥꾼들은 자신들의 주특기를 활용하여 적합한 서식지를 선택하는 것이죠.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는 수많은 데이트 사기, 금융 사기, 부동산 사기 등 모두 위에서 말한 3가지 원리 속에서 작동합니다. 간절하고, 조급하고, 허영심이 가득하고, 탐욕을 부리고, 자기가 똑똑한 줄 아는 사람들을 노립니다. 사기꾼들은 귀신같이 이런 사람의 냄새를 맡는다고 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입니다. 꼭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감독
펠리시티 모리스
출연
평점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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