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맞은 느낌..퇴직한 50대 대기업 임원의 속마음

조회수 2022. 6. 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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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은 삶의 공간이자 삶의 의미

우리나라 중년 남성에게 ‘직장’은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매일 아침 눈뜨면 서둘러 출근하고, 늘 똑같은 곳에서 익숙한 동료들을 만나 같이 일하고, 밥 먹고, 소주잔도 기울이며 어울리는 일상생활의 영역이자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공적 영역을 의미한다.

그래서 중년 남성에게 직장과 일은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이었고,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하고 유능감, 자부심 같은 심리적 만족과 보상을 주는 삶의 공간이자 삶의 의미였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주중이나 주말 구분도 없이 거의 모든 생활은 회사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우리 부서가 내년에는 뭘 하고,
3년 후에는 어떻게가야 하고….
이런 것만 고민하고 살았죠.

내 인생의 3년 후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어요.

올라선 계단의 끝은 어디인가

중년 남성들은 퇴직은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고 주변에서 계속해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장 자신의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혹은 적어도 몇 년간은 더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퇴직이 비자발적이고, 갑작스러운,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조건의 조합은 트라우마, 즉 외부에서 일어나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심리적 외상에 비유할 만하고 이러한 충격은 퇴직 이후의 초기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퇴직이라는 사건은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익숙해져 있던 안정적인 생활 패턴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

또한 자신이 다니는 직장과 직위를 통해 다양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졌던 높은 자부심과 유능감을 파괴한다. 이들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과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의 급격한 심리적 변화를 경험한다.

한국사회의 중년 남성은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비자발적으로 퇴직하게 되는 상황이 잦다. 여기에 더해 성장기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받아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퇴직을 새로운 삶의 기회라기보다는 위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다.

그런 이들에게 회사에서 ‘잘렸다’ ‘버림받았다’는 느낌은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하고 그동안 회사의 후광, 직책과 지위가 주는 힘을 통해 행사해왔던 통제감을 잃게 한다.

이로 인해 퇴직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비견될 만큼 충격적’이라거나 ‘나의 전부를 잃은 것 같은 절망’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명함의 상실이 죽도록 힘든 것은 그게 ‘나’의 상실인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껏 많이 고생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시간이 눈앞에 남아 있다.

고생에 대한 보상을 그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고, 나란 존재가 무가치하게 여겨진다. 나를 찾는 사람도 없고, 찾아야 할 사람도 없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없다. 24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외롭고 공허하다.

퇴직은 나만 어렵고 힘든 사건이 아닌 누구나 분노하고 좌절하고 고민하고 번민한다. 퇴직은 소속의 욕구, 자존감을 높게 유지하려는 욕구, 통제 욕구, 의미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위협하는 사건이다.

사회적 관계를 손상시키고 심리적인 문제를 일어나게 만든다. 그 자체가 어렵고 힘든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뭔가 억지로 아닌 척 참아내고 꾸며내기보다는, 그리고 급하게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쳐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 자신이 걸어가야 할 인생길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고민과 이해가 필요하다.

나이와 싸워 이기려 하기보다 변화를 미리 가늠해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능숙하게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지금 중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뿐만이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이다.

자신의 상황을 멀리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퇴직에 대처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나이라는 고개는 넘을 때 마다 이전에는 없던 기회들이 새롭게 생겨난다. 그리고 고개마다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삶의 방식을 계속 돌아보고자 노력하는 것, 새롭고 낯선 삶의 풍경이 불안하지만 그것이 주는 기회를 기꺼이 탐색하려고 하는 것, 그것이 현재의 불안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말한다.

인생에서 행복에 이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다고 한다. 당신에게 맞는 길은 그중 어느 길인가? 지금부터 차분히 고민해보자.

※ 이 글은 인생의 전환기를 보내고 있는 중년 남자들의 심리적 불안을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책 <오십, 인생의 재발견> 일부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자기계발서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인생 조언을 주는 책.
오십대라면 특히.
_독자 리뷰 중 (j******r)

‘명함의 상실’이 ‘나의 상실’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버티는 삶에서 성장하는 삶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인생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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