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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한국영화 촬영장 전통의식에 문화충격 받은 월드스타

조회수 2020. 6. 1. 1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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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비하인드 & 트리비아 1부

*주의! 영화 <설국열차>의 결말과 스포일러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새롭게 리메이크돼 화제를 불러오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이번에는 그와 관련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트리비아를 정리해봤다. 

1.크리스 에반스의 <설국열차> 수염이 <어벤져스>에 끼친 영향

<어벤져스> 슈와마 장면

당시 크리스 에반스는 <어벤져스> 1편 촬영을 마무리하고 바로 합류한 상태였다. 캐릭터 커티스를 연기하기 위해 턱수염을 직접 기르고 왔는데, 이 수염은 <어벤져스> 1편 본편 촬영이 끝나자마자 직접 길렀다고 한다. 하지만 본편 촬영 후 관객들을 위한 쿠키 영상인 '슈와마 식당'장면을 찍기 위해 다시 촬영장에 왔어야 했는데, <설국열차>를 위해 수염을 기르고 있던 상태여서 수염을 밀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모든 멤버들이 슈와마를 먹고 있을 때 오른손으로 턱을 괜 자세를 취했는데 바로 이 수염을 가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봉준호 감독은 크리스 에반스에게 커티스의 섬세한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근육을 최대한 가려줄 것을 요구했으며, 크리스 에반스는 봉준호가 원한 커티스의 모습을 완성하기 위해 촬영 전 4시간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캐릭터의 감정에 완벽히 동화되려 했었다.

 

2.왜 하필 빙하기가 발생한 17년을 배경으로 했을까?

원작 만화는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온 뒤인 2,3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무려 17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두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봉준호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회의 시스템이 붕괴되고 새로운 시대가 닥치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거기서 세대를 구분할 텀이 필요했다. 빙하기로 인해 기차에 못 타고 죽은 구세대가 있고, 길리엄, 커티스처럼 땅에서 살다가 기차에 올라탄 중간 세대, 그리고 요나나 티미처럼 기차에서 태어난 기차 세대로 구분된다. 그런 아이들이 영화 마지막에 최초로 땅을 밟을 때 완전한 신세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구세대의 멸망과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같은 설정을 택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마지막 에드 헤리스가 대사를 통해 말하듯이 설국열차의 엔진은 사실 영원하지 않았고, 실체는 마룻바닥을 통해 알수 있듯이 추악했다. 결국 기차 자체가 구세대의 낡아빠진 도구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3.꼬리칸에는 왜 여성이 적었나? 숨겨진 동성애 관계가 있었다? 영화속에 숨겨진 성(性)적코드

봉준호는 이 영화에 동성애와 자손 번식 같은 민감한 성(性)적코드를 이 영화속에 숨겨뒀다. 사실 이 영화는 성적인 묘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으며, 꼬리칸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감독은 이에 대해 "꼬리칸의 젊은 여자들은 대부분 앞칸으로 끌려갔고 클럽 장면에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꼬리 칸에는 애들을 계속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만 여자들을 남겼다"라며 숨겨진 설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작에서는 매음굴도 있을 정도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었지만 여건상 묘사할 수 없었다.


또한 故 존 허트의 길리엄과 그의 곁을 지킨 루크 파스콸리노의 그레이가 사실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난 커플일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이외에도 단역을 비롯한 여러 등장 캐릭터 중에도 동성 연인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이 종종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4.'뻥'으로 지켜내려 했던 생선 장면

커티스 일행이 새해를 맞이하기 직전 만난 검은 두건을 쓴 진압부대가, 그들을 향해 생선을 들고 도끼로 생선의 배를 절단하며 위협하는 장면. 해외에서는 이 장면이 잔인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 미국쪽 배급 대표인 하비 와인스타인은 이 장면이 미국에서 상영될 경우 논란이 될 것이라며 편집을 요청했다. 와인스타인이 너무많은 장면을 편집하려 했기에 그의 작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봉준호 감독은 이 장면을 지키기 위해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 장면은 우리 아버지가 어부여서 그에 대한 헌사적 의미로 담은 것이다."라고 말하자 와인스타인은 "왜 빨리 말하지 않았냐며, 가족이 중요하다"라며 해당 장면을 편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 봉감독의 아버지는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와인스타인 역시 봉준호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해당 장면을 북미 버전 개봉 당시 편집해 버렸다. 

5.대학시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설정한 길리엄과 윌포드의 비밀스러운 관계

영화의 마지막, 커티스는 열차의 지배자 윌포드(에드 해리스)로 부터 지금까지의 혁명 계획이 길리엄과 윌포드의 밀약이자 계획이었음을 듣게 된다. 커티스의 이런 심경은 실제 봉준호가 경험했던 대학 시절 경험과 관련돼 있다. 


과거 학생운동이 심했던 대학시절, 신입생이었던 봉준호는 학생운동 시위대의 리더이자 평소 존경하던 총학생회 회장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회장형이 몰래 전화기로 다가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보고 몰래 엿듣게 되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학생 회장이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경찰 형사. 학생 회장은 웃으면서 "내일 데모하기로 했는데, 어디까지만 나갈게요."라고 미리 알렸고, 형사는 "너네 그러다가 또 넘어오려고?"라며 친근하게 묻는 것이었다. 적이었던 상대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이 너무나 묘하게 다가왔고, 결국 그때의 기억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다.

6.감독과 한국인 스태프들을 감동시킨 유명 월드스타들의 열연

당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한국인 스태프들은 스크린으로만 보던 할리우드,유명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을 현장에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고 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울컥한 순간까지 있었다고 하니,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잊지못할 날이었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제일 좋아했던 월드스타들의 연기 장면은 메이슨 역의 틸다 스윈튼이 인질로 붙잡힐때 크리스 에반스가 윽박지르는 장면이었다. 틸다의 얼굴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뀔때 크리스 에반스가 이에 반응하는 모습은 속된 말로 '뻑가게 되었다'라고 할 정도였다.


길리엄역의 존 허트가 창밖을 보며 "모두 죽었어"라고 말하는 장면과 옥타비아 스펜서가 죽는 장면은 현장의 스태프를 비롯해 촬영을 하던 홍경표 감독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던 명연기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압권이었다고 한다.


가장 재미있었던 배우는 윌포드 역의 에드 해리스였다. <더 록>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탓에 실제로도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너무나 상냥하고 귀여운 사람이어서 감독과 스태프 모두 그를 좋아했다. 체코 촬영현장에 도착한 첫날, 무척 긴장한 모습으로 긴 대사를 외우다 계속 틀리자 혼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셀프 열폭에 욕까지 하는 모습에 스태프들 모두 숨죽이며 웃었다고 한다. 

7.꼬리칸 사람들의 식량 단백질 블럭의 정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꼬리 칸 사람들이 먹던 단백질 블럭의 실체가 밝혀진 순간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양갱의 모습과 흡사해서, 진짜 양갱을 갖고 한것으로 보였지만, 실제 단백질 블럭은 미역과 설탕을 섞어서 만든 인조 젤리였다. 하지만 영화속 등장한 재료의 실체가 바퀴벌레이기에, 제작진은 단백질 블럭을 바퀴벌레 색깔에 맞춰 만들었다. 배우들 모두 연기때만 이 단백질 블럭을 먹었고, 오케이 컷이 나오면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뱉어내고 버렸다. 의외로 맨 앞칸에 위치한 메이슨을 연기한 틸다 스윈튼은 실제 단백질 블럭이 맛있다며 즐겨 먹었다.

8.촬영장이 체코여서…살이 빠진 송강호, 살이 찐 봉준호

촬영지가 체코였던 탓에 제작진 모두 체코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체코 음식이 맛이 있지만, 기름기가 많다는 게 문제였다. 이 때문에 현장에 있던 사람마다 만족,불만족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송강호는 며칠까지 체코 음식을 먹다가 음식이 맞지 않아서, 나중에는 강제 다이어트를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살이 빠졌다고 한다.(물론 극중 남궁민수의 외형을 유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반면 봉준호 감독은 입이 맞았는지 즐겁게 체코 음식을 즐겼고 이 때문에 체중이 증가해 촬영 후 몸무게가 109kg까지 나갔다고 한다. 

9.감독을 하고 싶었던 크리스 에반스 그래서…

크리스 에반스는 연기 외에도 영화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는 연기자.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좋아한다고 밝힐 정도로 그의 연출관을 좋아했던 크리스 에반스는 촬영 내내 봉준호의 연출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며 한 씬이 끝날 때 마다 연출과 관련한 깊이 있는 질문을 자주했다. 그런데 하필 질문하던 때가 빨리 연출을 이어나가야 할 순간이어서, 봉준호 감독이 질문에 답해주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1년 후 크리스 에반스는 자신의 연출작 <비포 위 고>를 내놓게 된다.


10.원래는 원빈이 출연할뻔 했었다?

촬영 전 봉준호와 전작 <마더>를 함께 한 원빈이 이 영화에 출연하다는 '설'이 있었다. 당시에도 <아저씨> 이후로 2년 이상 차기작이 없던터라 그의 출연 여부에 관심이 컸었다. 하지만 당시 소속사는 "아직 어떠한 제안을 받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봉준호 감독이 원한다면 <설국열차>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전했다. 아쉽게도 원빈은 이 영화의 엑스트라에도 출연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의 연기 근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11.제이미 벨의 에드가는 다름아닌 봉준호의 유명한(?)절친 이름

극 중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이 연기한 캐릭터 에드가는 봉준호 감독의 유명한 해외 절친의 이름을 따 완성한 캐릭터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영국의 천재 감독 에드가 라이트. 2017년 <베이비 드라이버> 홍보차 내한한 그는 봉준호 감독과 <괴물> 이후 10년 간 연락을 하며 지내는 사이라고 밝히며, "<설국열차>의 제이미 벨이 맡은 에드가는 내 이름을 딴것이다. 그런데 일찍 죽어서 아쉽다"라며 뒤늦게 영화의 비화를 전해줬다. 

12.원래 윌포드 역할은 에드 해리스가 아닌 더스틴 호프만

윌포드 역할에 최초 관심을 보인 대스타는 <졸업>,<레인맨>의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더스틴 호프만이 <설국열차>의 각본을 읽고 윌포드 역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하며, "비중이 크지 않은데 선굵은 느낌을 전해주는 악역을 꼭 해보고 싶다며 적극적인 출연 의사를 드러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촬영지가 미국이 아닌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기로 하자, 거리상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게도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후 크리스토퍼 월켄에 유럽에 거주 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윌포드 역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연이은 윌포드역 캐스팅 난항에 제작진 모두 고심하고 있자, 제작자로 참여한 박찬욱 감독이 "에드 해리스 어때?"라며 그의 출연을 제안하자, 곧바로 정식 제안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본을 본 에드 해리스 역시 더스틴 호프만과 같은 관심을 보이며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13.월드스타들에게 문화충격과 감동을 전해준 한국의 전통 고사 의식

<설국열차>는 한국 제작사가 주도해 제작한 한국 영화였기에 영화의 첫 촬영 날, 한국식 전통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고사 현장에 다양한 다과상이 올라왔고, 외국인 스태프와 어린이 출연자도 있어서 돼지머리는 태플릭 PC의 돼지 사진으로 대체해야만 했다. 영화의 고사 현장을 처음 접한 외국인 스태프와 해외 배우들은 이 전통적인 방식을 신비롭게 구경했고, 일부는 문화 충격까지 받았다.


주연급 출연진도 처음에는 놀란 모습을 보이다 이후 이 전통문화에 흥미를 갖고 참여했다. 송강호를 비롯한 한국 출연진이 절을하자 뒤에 서있던 크리스 에반스와 제이미 벨이 눈치를 보고 같이 절을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故 존 허트는 이러한 타국의 전통 문화와 의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봉준호 감독에게 일일이 설명을 부탁했고, 돼지머리를 향해 절을하고 축문을 태우는 모습에 "너무 아름답다"며 감명해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자세한 고사 후기 내용은 아래 영상에 담겨있다.



2부에서 계속…


자료출처

<매번 최선을 다해 기대를 배반하려고 한다> - 씨네 21 2013년 8월 6일 기사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인터뷰> - 익스트림 무비 2013년 8월 6일 기사

<'어벤져스2' 쿠키영상 1개뿐..스파이더맨 출연 없었다> - 뉴스엔 2015년 4월 22일 기사

<'설국열차' 원빈 탑승? "원하신다면 엑스트라라도..."> - 스포츠조선 2010년 12월 19일 기사

<‘베이비 드라이버’ 에드가 라이트 “봉준호 감독, ‘설국열차’때 내 이름 사용”> - 스포츠 동아 2017년 8월 25일 기사

<'설국열차' 윌포드, 더스틴 호프만에서 에드 해리스로 바뀐 사연> - SBS 2013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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