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신 창업", 1천 5백만 원으로 차린 1인 사진관
* P r o f i l e *
김현민 사장님(32세)
사진밖에 모르는 여성 포토그래퍼
대학원 졸업 후 프리랜서로 스튜디오 오픈
인물 사진 위주의 감성 사진관 운영 중
평생 재밌게 할 수 있는 일 찾기
“제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어딘가에 소속돼서 주문을 받고 찍는 사진이 아니라요. 사진을 전공하면 인물, 다큐, 광고 모든 분야를 다 배우거든요. 근데 저는 좀 감성적이어서 감정이 개입되면 안 되는 보도사진에도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고, 치밀하게 계산해서 조명을 맞춰야 하는 제품 사진도 잘 안 맞았어요. 느낌대로 찍을 수 있는 인물 사진이 제 성향에 가장 잘 맞았죠."
그녀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친구들과 양재동에 작업실을 만들어 지인들 위주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갔다.
‘미닝9(MeaNing9)’이란 이름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오픈해 찍은 사진들을 차곡차곡 올렸는데, 얼마 후부터 그녀의 사진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촬영 문의가 들어왔고, 그렇게 그녀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자기만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컴플레인이 단 한번도 없었던 비결
“흔하지 않은 느낌이 좋았다고들 해요. 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감성적으로 예쁘게 찍은 여자 사진이 많았는데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어요. 특히 저는 빛을 좋아해요. 사진은 빛의 예술이잖아요. 빛을 이용해서 분위기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촬영을 하는 편이에요.”
장사를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정말 괜찮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훨씬 컸다. 작품과 사람을 생각하며 일을 해야 그 사람들이 곧 오래 찾는 손님이 된다는 교수님 말씀도 마음에 담아두었다.
본인만 알고 있는 자기만의 장점이 있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그걸 알아보고 사진에 담아내는게 중요하다. 보통 손님이 오면 10~20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촬영도 오래하는 편이다. 손님과 대화를 한 뒤 사진을 찍으면서 ‘이분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 하고 알게 되고, 그걸 사진에 담아내려고 노력하니 손님들이 더 좋아했다.
누구라도 가족처럼 신경써주는 그녀는 덕분에 손님 사이의 소개가 많다. 작업실부터 지금의 보광동 스튜디오까지 지난 4년간 손님들의 컴플레인이 거의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천 5백만원으로 멋진 스튜디오로 변신
스튜디오 미닝9은 보광동 시장이 위치한 시끌벅적한 길가의 대형 상가 건물 안에 자리한다. 파티션과 벽들이 세워져 있는 낡은 사무실이었지만 층고도 높았고 모두 허물면 공간도 꽤 넓었다. 무엇보다 2층인데다 통창이 넓게 나있어 마음에 들었다.
“웨딩이나 베이비 스튜디오처럼 소품이나 인테리어가 많이 필요한 업종이 아닌 이상 1인 작가 스튜디오는 바닥과 촬영을 하는 공간을 위한 호리존*정도만 설치하면 되니까 인테리어에 큰 돈이 필요하지 않아요.”
*호리존(Horizon): 사진 촬영을 할 때 빛 반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바닥과 벽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설치하는 공간
TIP: 큰돈 없이 만드는 특별한 인테리어
l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인테리어 아이디어
소품이나 배경이 많이 필요한 베이비, 웨딩 스튜디오가 아니라면 특별한 인테리어는 필요 없다. 미닝9의 경우 자리를 보러 다닐 때부터 자연광을 위한 큰 창과 높은 청장, 두 가지가 조건이었고, 이것이 곧 스튜디오 인테리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만 생각하면 끝이 없다. 자신의 사진 스타일에 꼭 필요한 촬영 조건에 부합하는 한두 가지 핵심 인테리어 조건을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l 집기 구입은 최소한으로 시작해 하나씩 사들이기
처음부터 좋은 사양의 집기로 모두 갖추려고 한다면 촬영 관련 장비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꼭 필요한 장비만 사서 시작한다면 집기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또 장비는 한 번에 구입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필요한 장비가 생길 때 하나씩 구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실제로 스튜디오를 오픈한 직후 필요한 집기는 매우 한정적이다.
적당한 가격과 괜찮은 영업이란
스튜디오를 열고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 의외로 증명사진이었다. 스냅사진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증명사진은 찍은 후에 보정하는 방식이나 가격 책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스냅 촬영은 지역 주민보다는 SNS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더 많기 대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주로 동네 사람들이 찍으러 오는 증명사진의 경우 지역의 물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꽤 오랫동안 사진을 해온 그녀지만 증명사진의 시행착오에서 보듯이 기술과 경영은 다른 문제였다. 적당한 가격과 괜찮은 영업이란 사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내 재능과 기술에 대해 일정한 가격을 정하고 그것대로 받는게 서로에게 더 좋아요. 깎아주는 것보단 그 가격에서 뭔가를 더 해주는 게 맞더라고요. 반대로 다른 곳들과 비교해 너무 가격을 낮춰 상도에 어긋나는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액자나 앨범으로 가격을 남기는 것도 양심상 못하겠더라구요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가격이 뭘까 고민하고 거기에 맞춰서 정했어요.”
TIP: 1인 가게, SNS 홍보 노하우
1. 매일 하나씩 꾸준히
SNS의 핵심은 일일이 다는 댓글이나 오그라드는 문장이 아닌, 꾸준한 콘텐츠 업로드이다.
2. SNS가 곧 포트폴리오
SNS는 메뉴판과도 같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경우 플랫폼의 형식 자체가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한다.
3. SNS를 이용해 특별이벤트, 서비스 적극 공지하기
김현민 사장은 SNS를 싲가한 초반에 웨딩 포트폴리오가 필요해 결혼식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반응이 좋았고, 네 커플을 선정해 결혼식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었다. 그녀에게는 필요한 포트폴리오가 생겼고, 동시에 스튜디오의 이름을 알리는 좋은 홍보의 기회가 되었다. SNS를 통한 이벤트는 초기 팔로워가 적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무척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