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단속! 카메라가 아니라 '이것'이 찍는다

조회수 2021. 6. 3. 08: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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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고정식 카메라가 속도를 측정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고정식 카메라는 단지 통과 차량의 번호판을 찍는 역할만 한다. 속도 측정은 아스팔트 바닥에 설치된 감지선이 담당한다. 자동차가 어느 특정 지점을 지날 때의 속도를 측정해야 하니까.

원리는 다음과 같다. 도로 바닥에 일정한 간격으로 두 개의 와이어 루프가 설치되어 있는데 차량이 이를 밟고 지나갈 때 통과시간을 측정한다.

감지선이 금속 물체가 통과하는 것을 감지하는 것은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발견한 유도전류induced current 법칙에 따른 것이다.

차량의 속도 V는 두 감지선 사이의 거리(ΔL)를 통과시간(Δt)으로 나누어 구한다. 전방에 설치된 카메라는 이렇게 계산된 속도가 규정 속도를 넘는 차량에 대해서만 사진을 찍는다.

예를 들어 두 감지선 사이의 거리(ΔL)가 25미터인데 여기를 차량이 1초 만에 통과했다면, 속도는 위의 식에서 시속 90킬로미터로 계산된다. 통과시간(Δt)이 0.9초로 짧아지면 속도는 시속 약 100킬로미터로 측정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순간 속도가 아니라 25미터를 지나가는 동안의 평균 속도다.

하지만 시간 간격인 1초는 충분히 짧은 시간이므로 현실적으로 순간 속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1초 사이에 일어나는 속도 변화는 매우 작아서 일상에서는 무시해도 좋으니까.

따라서 고정식 카메라는 순간 속도, 즉 시간에 따른 위치 변화율에 매우 근사한 값을 측정한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수학적으로 완벽한 순 간 속도를 원한다면 시간 간격을 더 줄여야 한다. 미분도 배웠겠다, 완벽한 도함수값을 구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수도 있겠다.

만일 감지선 간격을 25미터에서 2.5미터로 줄이면 차량이 통과하는 시간 간격은 1초에서 0.1초 정도로 줄어든다. 이론적으로는 시간 간격을 줄이면 줄일수록 순간변화율에 접근한다.

감지선 간격을 줄일수록 순간 속도에는 가까워지겠지만 문제는 측정 오차에 있다.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육상 100미터 달리기 세계 기록의 측정 오차는 ±1/100초다.

감지선 통과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의 오차 역시 세계 육상대회 수준이라고 해보자. 측정된 시간 간격이 1초일 때는 오차가 ±(0.01/1)=±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시간 간격이 0.1초가 되면 오차는 ±(0.01/0.1)=±10퍼센트가 된다.

만일 측정된 속도가 시속 100킬로미터라면 ±10킬로미터의 오차를 포함하게 된다. 시속 90킬로미터에서 110킬로미터 사이의 불확실한 값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다른 오차 요소까지 합산하면 측정 결과는 도저히 믿을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차량 길이도 측정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차량 앞부분과 뒷부분은 거리가 꽤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감지선 통과 시점을 정확하게 잡기 어렵다. 특히 차량 길이가 긴 경우에는 차량이 전체 감지선 구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비밀 아닌 비밀인데, 단속카메라의 이런저런 오차를 감안하여 규정 속도의 10퍼센트, 즉 고속도로에서 시속 10킬로미터 정도를 초과하더라도 벌금 고지서를 발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오차 범위 10퍼센트 내에도 오차가 있으므로 9퍼센트가 넘었으니 괜찮고 11퍼센트가 넘었으니 안 된다는 식으로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자신의 차량 속도계 자체도 오차를 가지고 있어서 운전자가 생각하고 있는 속도와 차이가 날 수 있다. 간혹 규정 속도보다 2~3킬로미터를 초과한 것을 운전하는 내내 신경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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