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은 왜 김삿갓이라 불렸을까?

조회수 2021. 6. 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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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갓'과 '삿갓'의 차이를 아시나요?

갓은 한국의 전통모자인데요.
그 활용법에 따라 모습이 참 다양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접하는 갓은
이 검은 색의 모습인데요.

이를 ‘흑립’이라 부릅니다.

주로 양반들이 쓰는 모자로,

일상에서도 예와 품위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됐죠.

하지만 '삿갓'은 좀 다릅니다.

흑립에 비해 훨씬 넓고 둥근 모습이죠.

이 삿갓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는데요.

보통 농부들이 햇빛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상을 당한 사람이나
승려, 도인들도 이 삿갓을 애용했는데요.

하늘과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다거나,
본인의 신분을 가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삿갓'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인물도 있는데요.
바로 ‘김삿갓’ 입니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으로,
사실 조선 후기의 선비입니다.

그는 대대로 벼슬을 한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죠.

원래대로라면 '삿갓'보다는 '갓'을 쓰는 게
일상이었을텐데요.

하지만 그가 6살 때, 그의 할아버지가 역적에 투항한 죄로
온 집안이 멸족될 위기에 처했는데요.

김병연의 가족은
세상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김병연은
가족에게 들이닥친 불화의 원인을 잘 모르고 자랐죠.

김병연의 가족은 피신생활을 거듭한 끝에,
강원도 영월에 자리를 잡고 지내게 됩니다.

성인이 된 김병연은 관직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강원도 영월에서 급제 시험이 열렸는데요.
이때 김병연은 특별한 시로 장원급제를 합니다.

문제는 그 시의 주제가,
바로 자신의 할아버지를 비판하는 시였다는 것.

가족들은 가족의 과거를 숨기고 살았기에
김병연은 자신이 비판한 사람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줄도 몰랐죠.

나중에야 집안의 내력을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김병연은 죄책감에 휩싸였습니다.

조상을 욕되게 한 죄인이라는 자책에 빠졌죠.

재능이 있음에도 역적의 집안이라
꽃피울 수 없는 불우한 처지.

김병연은 돌연 집을 뛰쳐나와 방랑을 시작합니다.

조선 이곳저곳을 떠돌며 방랑을 시작한 그는
어느 순간부터 거대한 삿갓을 쓰고 다녔는데요.

김삿갓이 삿갓을 쓴 이유는
그가 쓴 시 한 편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 삿갓은 정처 없는 빈 배

한 번 쓰고 보니 평생 함께 떠도네

(...)

속인들의 의관은 겉치레, 체면치레

비가 오나 바람 부나 내사 아무 걱정 없네

자신의 조상을 저버렸다는 죄책감과
세상을 떠도는 유랑자로서의 정체성.

얼굴을 가리고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삿갓은
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김삿갓은 방랑을 하며 이곳저곳에서 시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한시의 전형적인 주제와 틀에서 벗어나
지금봐도 파격적인 문학작품들을 많이 남겼죠.

특히나 그의 시 주제는 ‘민중의 삶’과 연관이 많은데요.

민중의 삶은 현실적이면서,
자유로운 형식으로 써내려갔습니다.

그가 세상을 방랑하며 보았던 민중의 실제 모습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만들어낸 것이죠.

현재까지도 그는 조선 후기의 천재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죠.

김삿갓의 방랑은 1863년 생을 마감하며 끝이 납니다.
그의 자식은 그의 묘를
그가 처음 시를 썼던 '영월'로 옮겨왔는데요.

영월은 김삿갓에게 있어 방랑의 시작이자, 종착지가 되었죠.

지금도 영월에 가면 김삿갓의 묘역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묘역 주변으론
김삿갓이 방랑을 떠나기 전 살던 주거 유적지와
그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난고 김삿갓 문학관이 위치해 있죠.

2003년 김삿갓의 일생과
그가 만든 시의 문학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실제로 이 공간에선 김삿갓의 일생과 정체성,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문학관은 크게 3가지 섹션으로 구분돼 있는데요.

첫번째 섹션에선 방랑시인으로서의 김삿갓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김삿갓이 살아온 생애와
김삿갓의 방랑여정이 담긴 시를 만나볼 수 있죠.

특히나 이 공간에선 김삿갓의 시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데요.

영상을 통해 새롭게 재현된 만큼,
더욱더 그의 방랑 여정을 몰입해 경험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섹션에선 민중시인으로서의
김삿갓을 담고 있는데요.

김삿갓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과
민중의 편에 서 시를 썼던 김삿갓의 시선들을 담고 있습니다.

서책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상,
창작 국악으로 재탄생한 그의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그의 시를 직접 써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김삿갓이 작품 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관점과 시선을 감각적으로 느껴볼 수 있어
신선한 기분을 전해주는 듯 해요.

마지막으로 세번째 섹션에서는
현재까지도 재창조되는 김삿갓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영월 지역의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김삿갓이 보았을 영월의 모습을
시공간을 넘나들며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영월진경’ 영상은 김삿갓의 작품을 비롯해,
현재까지도 연속되고 있는 영월의 예술세계를 담고 있는데요.

작품을 통해 방랑하는 시인 김삿갓과 영월의 예술혼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느낄 수 있었답니다. 

전시실을 보고 나오면 뮤지엄샵과
각종 체험존들을 돌아볼 수 있는데요.

전시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면,
뮤지엄 샵에서 굿즈를 구매하는 것도,
체험존에서 색다른 체험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죠?

양반의 신분을 버리고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
조선후기의 천재시인 김삿갓.

방방곳곳을 떠돌며 자신의 바라본 민중의 삶을
작품 속에 담아낸 예술가.

난고 김삿갓 문학관에서
그가 바라봤던 세계와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을
감각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요.

김삿갓의 방랑 시작지이자 종착지였던 영월에서
새로운 예술세계로 유랑을 떠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전시 놓치지 마세요!

오늘의 전시 어떠셨나요?
전시를 가실 분들, 그리고 아쉽게도 못가시는 분들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또 기대하고 있는 전시가 있다면,
아래 댓글에 남겨주세요 :)

그럼 다음 영상에서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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