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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날개 달린 보병

조회수 2019. 8. 21. 2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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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병사' 현실로

최고시속 400km로 아이언맨 처럼

7월 14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230주년 축하 대규모 열병식에서 놀라운 모습이 목격됐다. 프랑스 발명가이자 전 세계 제트스키 챔피언 인 프랭키 자파타가 자신이 발명한 플라이보드 에어를 타고 파리 샹젤리제 상공에서 축하비행을 펼친 것이다. 만약 공상과학영화에서와 같이 가까운 미래, 병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전투를 벌인다면 어떤 장단점이 있고 전투양상은 또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플라이보드 에어의 기술적 완성도와 군사적 활용가치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

출처: zapata.com
자파타가 자신의 플라이보드 에어로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다. 자파타는 최고속도 200km/h이상, 최대 비행시간 30분이상, 최대 이륙중량 200kg이상의 성능을 갖춘 플라이보드 에어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Bastille Day)은 역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이를 축하하는 프랑스군의 대규모 열병식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군사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행사 중 하나다. 프랑스군은 물론 유럽연합(European Union, 이하 EU) 주요 국가들의 병력이 참가해 변함없는 동맹관계와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향후 EU의 주요 국방정책이나 군사력 발전방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도 프랑스군은 병력 4300명, 전차 및 차량 196대, 군마 237마리, 군용기 69대, 헬기 39대등 주요전력을 참가시켰다. 여기에 프랑스가 추진 중인 ‘유럽개입 이니셔티브(European Intervention Initiative, 이하E2I)’ 구상에 참여하는 EU 9개국의 의장대, 주요 장비가 참가해 그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열병식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주요 유럽지도자들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병사의 모습을 시연한 프랭키 자파타(Franky Zapata)와 그의 플라이보드 에어(Flyboard Air)였다.

마블 캐랙터 팔콘
마블 캐랙터 아이언맨
출처: 마블스튜디오 홈페이지(https://www.marvel.com/)
마블 시리즈에 각각 등장하는 팔콘과 벌처의 윙 슈트는 아이언맨 보다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플라이보드 에어에 비하면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익스트림 스포츠 장비가 아니다?

이날 비행복과 헬멧을 쓰고 소총을 손에 쥔 자파타는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거침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다양한 시범을 선보였고 플라이보드 에어의 군사적 잠재성을 과시했다.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플라이보드 에어의 놀라운 비행모습에 기념행사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주요 유럽 지도자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행사를 현장에서 중계하던 TF1, Antenne 2, FR3 등 프랑스 주요 방송사는 물론 영국의 가디언, 미국 CNN 등의 주요 외신 역시 프랭키 자파타의 깜짝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병사의 모습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공상과학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부터 가장 최근의 어벤저스(The Avengers) 시리즈까지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병사들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4년 개봉한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저(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에서 등장하는 팔콘(Falcon)이 착용하는 윙 슈트(EXO-7 Falcon Air Force Prototype Suit)나 지난 2017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에서 등장하는 악당 벌처(Vulture)의 윙 슈트(Vulture’s Flight Exo-Suit)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군사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았다.

출처: zapata.com (https://zapata.com/ air-products/flyboardair#photos)
자파타가 자신의 플라이보드 에어로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다. 자파타는 최고속도 200㎞/h 이상, 최대 비행시간 30분 이상, 최대 이륙중량 200㎏ 이상의 성능을 갖춘 플라이보드 에어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파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89년에 개봉한 백 투 더 퓨쳐2(Back to the Future Part II)에 등장하는 호버보드(Hoverboard)를 보고 플라이보드 에어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표는 단순한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 장비를 만드는 것이 아닌 대테러 및 치안유지, 인명구조와 같은 보다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그는 플라이보드 에어를 갖고 프랑스군과 수색, 구조, 대테러, 보안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군수조달청으로부터 플라이보드 에어의 군사적 활용가치를 검증하는 조건으로 130만 유로(약 17억 원)의 연구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출처: zapata.com (https://zapata.com/air-products/flyboardair#photos)
플라이보드 에어는 제트 터빈엔진과 자이로 센서, 자동제어 장치가 결합된 본체가 신발과 일체형으로 되어있으며 손으로 쥘 수 있는 조정간으로 자세와 속도를 통제하게 된
다.
출처: zapata.com (https://zapata.com/air-products/flyboardair#photos)
손으로 쥘수 있는 조종간

플라이보드 에어의  기술 수준은?

프랭키 자파타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5개의 작은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플라이보드 에어 시범용 기체의 경우 최고 속도는 시속 140㎞, 최고 상승고도는 150m, 최대 비행시간은 6분에 최대 이륙중량은 10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제트 터빈엔진과 자이로 센서, 자동제어 장치가 복합된 로봇청소기 모양의 본체는 신발과 일체형으로 되어있으며 손으로 쥘 수 있는 조정간으로 자세와 속도를 통제하게 된다.


헬멧에 장착된 헤드업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이하 HUD)에는 엔진의 상태, 연료 수준, 고도 및 속도 정보가 시연된다. 지난 2016년 4월 30일에는 해면(海面) 50m 고도에서 약 2.3㎞를 비행하는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으며 이 기록은 기네스북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현재 자파타는 최고속도 시속 200㎞ 이상, 최고 상승고도는 3000m, 최대 비행시간은 30분에 최대 이륙중량은 200㎏의 성능을 갖춘 플라이보드 에어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플라이보드 에어로 새로운 기록 수립에 계속 도전하고 있으며, 7월 25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인 조종사 루이 블레리오(Louis Charles Joseph Blériot)의 첫 영국해협 횡단 110주년을 맞아 플라이보드 에어로 영국해협 횡단에 도전하기도 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날 그의 도전은 루이 블레리오가 비행기로 첫 영국해협 횡단에 성공한 이후 플라이보드 에어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행체로 영국해협 횡단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최초 프랑스 칼레 인근 상가트 해안에서 출발해 영국 도버 인근 세인트 마거릿 만까지 35㎞의 영국해협을 해면 15~20m 고도로, 20분 동안 최고 속도 140㎞/h로 비행할 계획이었다. 연료는 원래 비행 중 공중급유를 통해 보충할 계획이었지만 기술적 한계와 안전상의 이유로 인해 취소되었으며, 해협 중간지점에서 대기 중인 선박에 착륙해 연료를 보충하는 것도 관계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최초 2회에서 1회로 줄여야 했다. 그리고 이날 비행 과정에서 중간 급유를 시도하던 중 바다에 빠지고 말았고 그의 도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고 많은 발명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날개 달린 보병,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면 자파타의 플라이보드 에어는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윙 슈트와 같이 군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다수 군사전문가들과 항공우주전문가들은 조심스럽지만 군사적 활용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며 군사적으로 활용되더라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용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일지는 몰라도 짧은 비행시간과 행동반경, 실제로 가능한 무장의 중량제한 등으로 인해 실제 미래 전쟁에서 활약할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보병용 비행장비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이름도 슈퍼보드(Superboard), 호버보드(Hoverboard), 플라잉보드(Flyingboard) 등 다양하다.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개인용 비행장치로 구현되고 있다.

군사적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방위산업체 2곳이 미 육군과 협력, 전술정찰용 호버바이크(Hoverbike)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 형상은 1983년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Star Wars Episode VI: Return of the Jedi)에 등장한 스피더바이크 (Speederbike)나 2005년에 개봉한 아일랜드(The Island)에 등장한 것과 같은 호버바이크를 연상시킨다. 플라이보드 에어만 놓고 보더라도 프랑스군의 관심과 기대치는 매우 높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이보드 에어의 군사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으며 가까운 미래에 공중보급 플랫폼이나 공격 플랫폼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프랑스군의 연구기관들은 플라이보드 에어가 헬리콥터 운용이 어려운 도심이나 협곡 등의 인공 혹은 자연 장애물을 극복하고 대테러 군사작전에서 신속성을 필요로 하는 수색구조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보병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기사 및 사진 제공 :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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