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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수치심을 주는 부모의 특징

조회수 2021. 12. 2.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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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되는 동안 부모의 능력에 의혹을 품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부모의 눈에 보기 좋은 자녀, 기대에 부응하는 자녀로 비치기를 바라면서, 부모 역시 한결같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대단한 존재로 남아 자신의 가장 견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의 부모는 대부분 어린아이와 진배없다

어떤 부모는 단지 이 세상에 나보다 먼저 도착해 일찍 인생 수련을 시작한 형제자매와 다를 바가 없다. 부모는 그들만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버거울 때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이용해 자신을 완성한다.

많은 부모가 아픔을 짊어지느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조차 버거워한다. 하물며 아이에게는 억지로라도 ‘나는 부모다’라고 자신을 설득해야만 사랑과 곁을 내줄 수 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도 자신 역시 결핍을 안고 사는 처지라 아이를 욕망 충족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고스란히 쏟아부으며 아이가 덜어가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어린 시절 관계로 ‘타인’을 예측하다

심리학자 머리 보언은 정서적 결핍이 있는 부모는 아이가 독립적인 객체로 거듭나려 할 때 이를 즉시 직감하고 아이를 끝나지 않는 정서 갈등의 세상으로 다시 끌고 들어온다고 지적한다.

아이가 좀처럼 걸려들지 않으면 부모는 기를 쓰고 아이를 끌어들여 자신이 벌인 장기판의 말이 되게 한다. 그래서 어떤 자녀는 성년이 되거나 물리적으로 둥지에서 떠날 수 있는 단계까지 기다려야만 건강한 개체로 거듭날 수 있다. 그때가 돼서야 이 관계의 실체가 똑바로 보인다.

이렇게 가정에서 소홀하게 대해진 아이는 대부분 대인 관계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고 모든 관계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관계는 가져도 잃어도 불안한 것이기 때문에 관계에 대한 기대 자체가 불안전감의 원천이다.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상냥한 태도로 친근감을 표현하는 아이도 있지만 상대방의 화를 돋우는 방식으로 호감을 나타내는 아이도 있다.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은 이처럼 어린 시절 우리를 돌봐주던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온다.


어린 시절 수치심, 평생 간다

어린 시절을 보내며 오랫동안 수치심에 시달리고 거절당해온 사람은 동반자를 선택하고 나면 상대방을 사랑하려고 매우 노력하지만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허덕인다.

그러다 ‘아무래도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라는 의혹이 들면 상대방의 거절을 끌어낼 만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자기 자신도 거부하고 남도 거부하는 습성이 있어서 끊임없이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 ‘영원한 행복을 약속할 수 없어’와 같은 마음을 자꾸만 증명해내려고 한다.

관계에서의 안전감이 매우 부족해서 ‘나는 너를 거부하지만, 그런데도 너는 나를 거부하지 않아야 해. 그래야 진짜 나를 사랑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품는다. 마음 깊은 곳에서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지만 싫은 척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한다.

그렇게 사랑을 얻은 후에는 모순적이게도 이 모든 좋은 것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상대방이 계속되는 거부를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튕겨 나갈 때, 또 한번 ‘역시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 ‘나는 저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라는 생각을 확인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주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막상 사귀고 친밀해지면 인내심 테스트라도 하듯 상대방을 끊임없이 좌절시켜 결국은 극단적인 반감을 갖게 한다. 그렇게‘난 좋은 사람이 아니야’라고 재차 확인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랑이나 의존관계에서 좌절할 때, 인생에서 반복되어온 슬픈 드라마처럼 모욕당하고 무시당하는 게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려버린다. 그렇게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하고 위로함으로써 불안의 공격과 고통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또 오랫동안 부모의 마음에 들지 못했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환심을 사려다 실패했을 때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면서 시간낭비하는 사람은 없어’ ‘그들은 내가 필요하지 않아’ ‘나는 영원히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어’ ‘내가 이상하다는 걸 절대 들켜선 안 돼. 들키는 날엔 그들이 나를 밀어낼 거야’ 등의 수렁에 빠지고, 슬픔이 무심함을 압도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소중한 당신에게 ✉

혹여 지금 돌아갈 곳이 없다, 안전하지 않다, 소중한 대접이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부터 설명할 이 동작을 꼭 기억하세요.

왼손을 들어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잡고, 오른손을 들어 왼쪽 어깨를 잡아보세요. 자, 이제 두 손이 가슴 앞에서 교차한 자세가 되었습니다.

조용한 장소에서 지금처럼 자신에게 따뜻한 포옹을 건네보세요. 그리고 두 손으로 안았을 때의 따뜻한 기분을 느껴보세요. 살과 살이 맞닿아 있음을, 모든 세포가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음을 인지하세요.

당신만은 당신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당신을 버리지 않을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그러니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배신하지 마세요.

당신이 너무 약해져서 온 세상이 무너질 것 같다고 해도, 당신의 손이 꼭 붙들고 있는 이 어깨는 진짜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살아 있다는 것은 요행이 아니라 정해진 운명입니다.

우리는 부모의 핏줄을 빌려 이 세상에 왔고, 나약한 몸뚱이에 의지해 살고 있을 뿐입니다. 어차피 사랑이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면 달아나지 않기로 해요.

우리는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비슷한 나약함과 비슷하지 않은 경험을 다 받아들이면 더한 고통도 더한 즐거움도 같이할 수 있습니다. 나라는 관문을 넘으면 크나큰 축복이 반드시 저 어둠을 건너 찾아옵니다.


마음이 다친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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