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퇴사 고민'을 해결하고 싶었어요.txt

조회수 2021. 12. 27.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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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프리랜서로 살아온 나는 일 년에 한 달씩 해외로 여행을 가고, 평소에는 집에서 원하는 시간만 일을 하고 있다. 물론 프리랜서로서 불안정한 수입과 막대한 책임감을 감당해야 하지만, 나의 근무 방식에 굉장히 만족한다.

요즘은 나처럼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업무 방식을 ‘리모트 워크’라고 부르는데, 이전에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 한정된 일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많은 업무들이 디지털화되어가며 현장에서 일하는 직군 외에는 대부분이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 만나본 플렉스웍은 ‘리모트 워크’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분들의 일자리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다. 플렉스웍의 대표님을 소개한다.

Q. 어떻게 플렉스웍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CFO 출신 워킹맘으로 20년 넘게 기업에 있었어요. 아이를 키우고 일 할 시간도 부족한데, 출퇴근에 3~4시간을 쓰는 게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항상 생각을 해왔죠. 그래서 해외처럼 재무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작은 기업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저의 경력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저와 기업이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제가 육아를 할 때보다 20년이 지났는데도, 젊고 능력있는 여성들이 육아 때문에 전전 긍긍하다가 퇴사하게 되는 사회 환경이 바뀌지 않더라고요. 육아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2년 육아 휴직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업무 방식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해요. 하지만 저 혼자만의 힘으로 기업 문화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었죠.

시작은 외국계 회사에서 중국이나 싱가포르에 리모트 팀을 두는 방식을 해왔어요. 업무 자체는 프로세스를 만들면 크게 불편함이 없었고, 서로 관계를 쌓기 위해 분기에 한 번씩 출장을 가서 만나곤 했어요. 그렇게 가끔 만나니 사이가 더 좋았던 것 같고요.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기업들이 이런 업무 방식에 문이 열린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숫자적으로 봤을 때 기업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이 보이니, 시스템이 변화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 시기 마침 페이스북도 50% 원격근무를 선언하는 기사가 나왔어요. 그래서 일단 시도해 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Q. 리모트 워크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정말 많아지고 있나?

미국 리모트 워크 보고서에 따르면, 78%의 CEO가 원격근무 포지션을 장기적으로 도입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한국도 코로나 전부터 완전 자율근무제로 원하는 장소, 방식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꽤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대기업, 스타트업들도 원격근무 방식을 실험에 들어간 곳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죠.

미국은 원격근무 기업과 경력자들을 매칭해주는 플랫폼이 여러 곳이 있어요. 이미 10년이 넘은 곳도 있더라고요.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로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신뢰 문화 보다 관리 문화가 더 익숙한 우리나라는 아직 미국처럼 전격적으로는 받아들이는 기업이 적어요. 하지만 점점 늘어날 거라고 보고, 기업들이 잘 받아들이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저희 플랫폼이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Q. 리모트 워크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재 채용 이예요. 장소라는 필터 하나만 제거해도 채용할 수 있는 인력풀이 엄청나게 넓어지죠. 해외 비자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해결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력 채용도 가능해지죠.

두 번째 장점은 바로 업무 효율성이에요. 놀랍게도 리모트 워크를 실행하고 83%의 기업에서 업무 효율이 올라갔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어요. 그 이유로 중간에 미팅이나 잡담, 질문 등의 방해 요소가 사라져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자유를 주었을 때 책임을 질 줄 아는 인재들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들이 많아서 성과도 잘 나오죠. 뿐만 안니라 각자 사람마다 일에 집중되는 시간이 다르잖아요? 어떤 디자이너 분은 밤에 일이 잘 돼서 오후 3시부터 밤까지 일하는데 생산성이 2배는 올라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비용 절감, 사회적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장점들이 있어요. 꼭 필요하지 않은 비용을 줄여 기업 투자나 직원 복지 등 더 가치 있는 부분에 사용할 수 있어요. 비싼 도심에 엄청난 임대료를 줄일 수도 있죠. 또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아이를 보육 시설에 덜 맡길 수 있고, 아이가 아플 때 편하게 병원에 갈 수도 있고, 방학 때도 어디를 가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Q. 리모트 워크 기업들은 일반 회사와 어떻게 다른가?

리모트 워크를 실행 중인 회사 대표님 인터뷰가 생각이 나요. 원격으로 일하게 하면 제대로 안 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자기관리가 되고 스스로 성과를 낼 줄 아는 탁월한 인재를 뽑게 된다는 거였어요. 더 철저하게 검증하다 보니 지금은 좋은 친구들로만 모여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처럼 리모트 워크 기업들은 인재 채용 검증 과정이 독특해요. 텍스트로만 면접을 본다던가, 3개월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면밀하게 검토한다던가, 원격근무 경력을 보는 식으로 일반 회사와는 다른 면접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리모트 워크 기업은 확실히 성과주의 조직이에요. 일하는 시간보다 성과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율 문화가 허용되는 조직인 거죠.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규칙은 없애고, 성과에 따라 확실하게 대우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답니다. 또한 리모트 워크를 실행 중인 기업의 리더들은 대부분 미래를 내다보고,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앞서가는 오픈 마인드로 다양한 시도를 즐기는 분들이 많죠. 그 덕분에 조직 문화가 자연스럽게 유연하고 선진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리모트 워크에 맞는 인재가 있어요. 원격근무라고 해서 다 좋아하고, 다 맞는 것도 아니죠. 자기 관리나 성과 관리가 스스로 되는 분들이 아무래도 원격 근무와 잘 맞는 인재라고 볼 수 있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혼자 일하는 걸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회사로 나가야죠. 저희는 기업이 원격 근무 업무에 잘 맞는 사람들을 뽑을 수 있도록 도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Q. 리모트 워크 기업과 아닌 기업이 길게 봤을 때 큰 차이가 날까?

최근 금융사같이 안정적인 회사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며 전원 출근하라고 통지가 내려왔더니, 2명의 직원이 재택 병행이 되는 기업으로 이직하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고 해요. 둘 다 굉장히 일을 잘했던 친구였다고 해요. 제 친구가 관리 담당자 였는데, 너무 놀랐다며 연락이 왔죠. 실제로 해외 설문 조사에서도 40%가 다시 오피스로 오라고 하면 이직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어요. 특히나 MZ 세대는 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하죠. 이러한 변화를 무시하고 기업이 계속 예전처럼 운영하려고 한다면, 좋은 인재들을 채용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Q. 앞으로 살아남을 미래 시대에 적합한 인재들은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변화 시켜 갈 수 있는 사람 말이죠. 그들은 리모트 워크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도 알아야 해요. 리모트로 일하려면 본인도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도움을 드리고자 이번에 리모트 워크 채용박람회와 컨퍼런스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원격근무에 관심은 많아졌지만, 실제로 원격근무 시스템을 운영 중인 기업들이 주변에 없어 정보를 얻을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원격근무, 완전 자율 근무제를 운영 중인 국내외 기업을 모아 그들의 구체적인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죠.

Q. 리모트 워크로 잘 된 케이스를 소개 부탁한다.

첫 번째 분은 남편이 영국인이라 영국과 한국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본인은 이제 영영 직업을 갖지 못하겠구나 생각하다가, 우연히 저희 SNS 광고를 보고 찾아왔어요. 교육 컨텐츠 쪽에 경력을 가지고 계셨고, 교육 컨텐츠 스타트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하셨어요. 기업도 이렇게 실력 좋은 분이 놀고 계셨냐고 하시더라고요.

두 번째 분은 디자이너로 하루 4시간만 일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렇게 짧은 시간만 일하려면 프리랜서밖에 없는데 정규직이 가능하냐고 물으셨죠. 그분은 시간제 정규직으로 일반 회사에 입사하셨고, 급여부터 근무까지 모두 만족하셨어요. 프리랜서로 일감 찾아다니는 게 스트레스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세 번째 분은 10년 차 대기업 비서 출신이었는데, 스타트업 경영지원부로 커리어 피봇팅을 성공하셨어요. 스타트업은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2-3년 차를 찾았지만, 업무내용은 시니어가 소화 가능한 업무였죠. 그래서 비서 출신이 서류작업이나 정부기관 대응을 잘하니 하루 4시간으로 채용해 보라고 권유 드렸어요. 지금은 서로 굉장히 만족하고 계셔요.

Q. 앞으로 개인이나 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 바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고용형태나 업무방식의 다양화를 이루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10년 전만 해도 디지털 마케터는 없었잖아요. 그렇다 보니 15년 전 고용한 마케터는 디지털 마케팅에 약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사람 중심 고용에서 업무 중심 고용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성과가 중요한 조직문화는 업무중심의 고용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봐요. 성과만 낼 수 있다면 일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던, 프리랜서이든 정규직이든, 하루 4시간을 일하든 8시간을 일하든, 나이가 많던 적던 다른 것들은 다 중요하지 않게 되는 거죠.

Q. 플렉스웍을 통해 만들고 싶은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일하면서 성취감에서 오는 행복감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어떤 상황, 환경에서도 능력만 있다면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어떤 대표님이 리모트 워크로 바꾸고 직원 3명이 제주도로 이사 갔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자라게 하고 싶었는데, 직장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고.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고 했어요. 일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우리의 삶의 방식도 이렇게 다양해질 수가 있죠. 이렇게 다양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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