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조회수 2021. 11.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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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과 인공지능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영화 <그녀 HER> 공식 스틸컷
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올리비아 와일드, 크리스 프랫, 크리스튼 위그, 브라이언 콕스, 루카 존스, 그레이시 프레비트, 로라 카이 첸, 포샤 더블데이, 소코, 맷 레처, 릴 벅, 스파이크 존즈, 빌 헤이더, 린 아드리아나, 브라이언 존슨, 이블린 에드워즈, 스티브 지시스, 클라우디아 초이, 파멜라 로이랜스
평점
8.2

여러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 <Her>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너무도 낭만적인 나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인공지능을 사랑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주인공 테오도르의 AI 비서 '사만다'는 오직 '그'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시각적으로 볼 수도, 체취나 몸짓을 느낄 수도 없지만, 유일하게 알 수 있는 목소리는 사람과 비슷했고, 테오도르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수집되어 있기에 맞춤형 대화도 가능했기 때문이죠. 

때로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세계를 더욱더 넓혀주는 역할을 자처합니다.

그래서 테오도르는 이어폰을 꽂고 사만다와 밤새 마를 일 없는 대화를 나누고, 데이트하며 설레하죠.

그도 그럴 것이 테오도르가 자신이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을 묘사하면 사만다는 무드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서 들려준다든지, 테오도르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면 사만다가 그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든지 하는 등의 장면은 그 어떤 로맨스 영화보다도 더 로맨틱하게 느껴집니다.


나는 다른 누구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지 않았어

나의 모든 것, 심지어는 치부까지도 이해해주는 존재

어쩌면 영화에 등장하는 테오도르는 '어떤 존재'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품은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모든 취향을 이해하고 같이 즐겨줄 수 있는, 또 자신의 취약한 모습까지 모두 받아주는 존재를 말이죠. 

그런 존재만이 진짜 친구, 진짜 사랑이라고 믿었기에 AI 비서 사만다를 진정 '사랑한다'라고 느낀 것이 아닐까요?


인공지능과 사람의 언어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사회,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고백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그런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이미지 출처: 인공지능신문

아직 사랑까지는 모르겠어도 사람들이 기계와 대화를 나누는 건 이미 익숙한 일이죠. KT의 AI 플랫폼인 '기가지니' 가입자 수는 올해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저도 종종 기계에 말을 걸어보곤 합니다. 

"오늘 날씨 어때?", "이 노래 뭐야?" 가끔은 "아, 오늘 스트레스받는다" 하고서는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외로운 날이 길어지면 적막함을 견디지 못해 괜히 다정하게 "사랑해~"라고 해보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당신의 말에는 예쁜 무지개가 떴네요", "무슨 일 있었나요?"라는 감성적인 답변이 들려오기도 하는데, 그럼 기계로부터 뜻밖의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AI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학습을 시키느냐에 따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사만다'처럼 사람과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고 대화의 문맥을 이해해 곧잘 이어갔던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를 기억하시나요? 

한동안 화제였고 또 논란이었던 '이루다' 서비스는 뜨거운 반응 속에서 시작됐지만, 20대 여성으로 캐릭터가 설정된 '이루다'를 향한 각종 혐오 발언과 성희롱으로 윤리적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죠.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결국 당시에 이루다를 개발한 스케터랩은 사과문을 올려 미숙한 부분을 인정했고 서비스를 중단했는데요. 분명 누군가에겐 꼭 필요하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인간과 기계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세계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세심한 작업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킨 사건이었습니다.


인간과 기계가 소통하는 세계를 만드는 사람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과 기계가 더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또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여기, 일상의 대화를 수집하며 인간과 기계가 '제대로, 잘' 소통하길 염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사람과 기계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로고

영화 <Her>에서처럼 사람과 기계가 언어로 소통하는 세계에 대해 연구한다는 엔씨소프트의 데이터 리서처 조현석 씨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팀에서는 ‘대화의 콘텐츠’와 관련된 연구를 담당합니다. 저희 연구는 ‘사람들이 어떤 대화에 관심을 가질까?’ 또는 ‘사람들은 기계와 어떤 대화를 원할까?’ 등과 같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대화의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사람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추론, 추천, 의견 생성 등의 과정을 발견하는 연구를 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야구 경기 어땠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까요? 경기 전반적인 정보, 하이라이트, 특정 선수의 능력치 등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겠죠. 사람이 기계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어제 경기에서 ◯◯◯ 선수의 안타가 괜찮았어.” 와 같이 내용과 문법 면에서 자연스러운 대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데이터 리서처의 일은 사람을 탐구하고 현실의 색을 가상 세계에 덧칠하는, 숭고한 예술가의 일과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업무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애정으로 가득 차 보였던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요.

데이터 리서처의 연구가 당장 기업의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진 않지만, 기술 시장이 개방됐을 때 데이터 리서처의 연구가 기술 시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팀원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즐기고, 이 과정에서 지적 희열을 느끼며 연구하죠. 그리고 팀원과의 논의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고 제가 좋아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어쩐지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자신감과 생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던 인터뷰였습니다. 

끝으로 그는 데이터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자세한 업무 이야기와 업무에 필요한 능력, 그리고 적합한 성향에 관해 다양하고도 깊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요. SF영화로나마 막연하게 상상한 미래를 누군가는 부단히 현실로 만든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더군요. 

'사람과 기계의 대화'에 대해 연구하는 데이터 리서처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도서 《빅데이터 커리어 가이드북》에서 발췌 및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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